서울대병원 권형민 교수팀, 인슐린저항성과 열공성 뇌경색 분석

▲ 서울의대 이지은, 박진호, 권형민 교수(사진 왼쪽부터)

국내 연구팀이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슐린저항성이 '증상 없는 뇌경색'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대 이지은·박진호(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권형민(보라매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무증상 뇌경색의 원인이 인슐린 저항성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무증상 뇌경색은 대부분 뇌의 소혈관이 막혀 생기는 '열공성 뇌경색'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이하 열공성 뇌경색) 환자는 당장은 증상이 없어 건강해보이지만, 향후 뇌졸중, 치매 등이 갑작스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326명의 뇌 MRI와 혈액검사 결과 등을 활용해, 인슐린저항성과 열공성 뇌경색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 무증상 열공성 뇌경색 환자의 뇌 MRI 사진.작은 혈관이 막혀 -> 혈관주변의 세포가 괴사 -> 조직이 느슨해짐 -> 느슨해진 공간이 뇌척수액으로 채워짐.

그 결과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열공성 뇌경색이 나타날 확률이 69%, 열공성 뇌경색 병변(뇌경색으로 변성된 뇌 조직)의 개수가 2개 이상 다수로 발견될 확률이 76% 높았다. 

인슐린저항성은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주로 복부 비만이 있는 성인에게서 나타나며, 당뇨병과 같은 대사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이 연구는 이 인슐린저항성이 무증상 뇌경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낸 연구다. 

권형민 교수는 "현재까지 고혈압과 당뇨병이 열공성 뇌경색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에 의하면 인슐린저항성 자체가 뇌의 소혈관에 동맥경화를 일으켜, 열공성 뇌경색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호 교수는 "인슐린저항성은 복부비만, 과도한 음주, 흡연, 운동부족 등의 건강하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면, 열공성 뇌경색 환자들도 뇌경색과 이로 인한 인지기능의 저하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뇌졸중협회 공식학회지인 '뇌졸중 (Stroke)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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