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김덕규
동아의대 교수
동아대병원
내분비내과

최근 개최된 국제 당뇨병 학술대회(ICDM)에서 'SGLT-2 억제제를 이용한 제2형 당뇨병의 치료 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동아의대 김덕규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부천세종병원 김종화 과장이 강연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SGLT-2 억제제의 안전성
 

김종화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제2형 당뇨병의 발생 기전과 신장의 역할
오랫동안 제2형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장애로 인한 인슐린 분비 부족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오늘날, 이른바 'ominous octet'이라고 불리는 8가지 기전이 제2형 당뇨병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서 8가지 기전은 뇌에서의 신경전달물질 기능장애,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 장애, 췌장 알파세포에서의 글루카곤 분비 증가,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 증가, 장에서의 인크레틴 효과(incretin effect) 감소, 지방조직에서의 지방분해 증가와 포도당 흡수 감소, 근육에서의 포도당 흡수 감소 그리고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 증가를 말한다(Williams Textbook of Endocrinology. 2003:1427-83, EPMA Journal. 2010;1:138-63).

한편, 신장은 혈당의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건강한 사람의 평균 glucose input은 약 250 g/day (식사 섭취량 약 180 g/day, 체내 포도당 생성량 약 70 g/day)고, 이 중 약 180 g/day가 사구체에서 여과되며 여과된 포도당은 모두 세뇨관에서 재흡수돼 순환계로 되돌려진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사로 섭취하는 포도당 양과 신장 및 간에서의 포도당 생성량이 늘어나 평균 glucose input이 증가하게 된다.

여과된 포도당 역시 증가하지만 세뇨관에서는 약 200 g/day까지만 재흡수되고 나머지 포도당은 재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Diabet Med. 2010;27:136-42, J Intern Med. 2007;261:32-43). 이때 재흡수되는 포도당 양이 증가하는 이유는 제2형 당뇨병이 있을 경우 근위 세뇨관에서 sodium-glucose cotransporter (SGLT)-2의 발현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SGLT-2 억제제는 근위 세뇨관에서 SGLT-2를 차단시킴으로써 혈당 수치를 조절해준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안하는 SGLT-2 억제제의 활용법
미국 당뇨병학회와 유럽 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Diabetes, ADA/EASD)의 2016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의 초기 치료제로 metformin을 권장한다. 

Metformin을 3개월간 사용한 후에도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metformin을 sulfonylurea, thiazolidinedione, dipeptidyl peptidase (DPP)-4 억제제, glucagon-like peptide (GLP)-1 수용체 작용제, 인슐린, SGLT-2 억제제 중 한 가지와 병용하고, 이중요법을 3개월간 시행한 후에도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기존의 이중요법에 다른 계열의 약제를 추가하는 삼중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는 중간 정도의 혈당조절 효과를 가지며 저혈당증의 발생 위험도가 낮고 체중을 감소시키며, 부작용으로 탈수증이나 비뇨생식기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Diabetes Care. 2015;38:140-9).


최근 들어 저혈당증의 위험이 낮고 체중을 감소시켜 주는 약물들이 선호되고 있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Clinical Endocrinologists, AACE)의 2016 가이드라인에서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7.5% 미만인 환자들의 경우 metformin,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α-glucosidase 억제제 중 한 가지로 치료를 시작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이 약물들의 strength of recommendation (SOR)은 metformin이 가장 높았고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가 그 뒤를 이었다.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7.5% 이상인 경우에는 초기 치료로 metformin 또는 다른 1차 치료제를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colesevelam, bromocriptine QR, α-glucosidase 억제제 중 한 가지와 병용하는 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병용약물에 대한 SOR은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순서로 높았다.

전반적인 가이드라인 내용을 봤을 때 AACE 가이드라인에서 SOR이 가장 높은 약물은 metformin,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다. 이 세 계열은 모두 저혈당증의 위험이 낮고 환자의 체중을 감소시켜준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 KDA)의 2015 당뇨병 진료지침도 AACE 가이드라인과 비슷하다.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7.5% 미만인 경우 metformin, DPP-4 억제제, 인슐린 분비 촉진제(sulfonylureas, meglitinides), thiazolidinedione, α-glucosidase 억제제, SGLT-2 억제제, 인슐린 중 한 가지로 단독요법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단독요법제로 가장 강력히 권장하는 약물은 metformin이다.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7.5% 이상인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중요법이 가능하며 metformin, DPP-4 억제제, 인슐린 분비 촉진제, thiazolidinedione 등에 다른 계열의 약물을 병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이중요법을 3개월간 시행했음에도 목표 당화혈색소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기존의 병용요법에 다른 약물을 병용하는 삼중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이때 이중요법, 삼중요법 약물 모두에 SGLT-2 억제제가 포함돼있다.


캐나다당뇨병협회(Canadian Diabetes Association)는 SGLT-2 억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른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2016년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임상적 심혈관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 대해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들의 특징 비교
SGLT-2 억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당뇨(glycosuria) 유발과 나트륨배설증가(natriuresis) 작용이다. 당뇨 유발 작용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감소시키고, 칼로리 부족(negative caloric balance) 상태를 유도해 체중 감소의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소변을 통한 요산 배설을 증가시켜 혈중 요산 수치를 감소시켜준다. 나트륨배설증가 작용은 세뇨관사구체 되먹임(tubuloglomerular feedback) 변화, 혈압 및 혈장량(plasma volume) 감소 효과가 있다. 이 모든 작용들을 통해 SGLT-2 억제제들은 심장 및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Kidney International. 2016;89:522-8).

Ipragliflozin, dapagliflozin, canagliflozin, empagliflozin, luseogliflozin 등의 SGLT-2 억제제를 사용한 임상연구 자료를 토대로 메타분석한 결과 모두 위약과 비교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이때 당화혈색소 수치 감소 효과는 서로 비슷했는데 ipragliflozin의 효과(-0.97%)가 수치적으로 가장 컸다(presented by Dr. Apostolos Tsapas at 2014 EASD)<그림 1>.

 

또한 일본의 임상 3상 연구에서 ipragliflozin 단독요법, ipragliflozin/metformin 병용요법, ipragliflozin/sulfonylurea 병용요법, ipragliflozin/pioglitazone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위약 대비 각각 1.23, 1.29, 1.14, 0.88% 감소시켰다(Pharmacol Ther. 2013;139:51-9).

최근 다양한 SGLT-2 억제제들의 약동학적, 약력학적 자료를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정상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ipragliflozin은 다른 SGLT-2 억제제들과 비교해 반감기가 길고 작용발현이 빠른 편이다. 소변을 통해 포도당이 배설되는 속도(urine glucose excretion)가 24시간 동안 지속됐는데, 초기 6시간 동안은 다른 약제들도 비슷하게 작용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는 속도가 감소되는 다른 SGLT-2 억제제들과는 달리 ipragliflozin은 24시간 동안 효과가 유지된 것이다(J Pharmacol Sci. 2016;130:159-69). 이런 특징들로 인해 ipragliflozin은 우수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고령 환자에서 Ipragliflozin 유효성·안전성: STELLA-ELDER 연구 결과
Specified drug use resulTs survEy of lpragLifLozin treAtment in ELDERly type 2 diabetes patients (STELLA-ELDER) 연구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일본의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ipragliflozin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조사한 시판후조사(post-marketing surveillance) 연구다. 이 연구의 목적은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ipragliflozin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었으며 체액량 감소, 요로감염(urinary tract infection, UTI) 발생, 고위험군 환자에서의 부작용 발생,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 발생, 약물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약 1년간 추적 관찰했다.

대상 환자는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며 ipragliflozin을 사용한 65세 이상의 환자였다. 2,634개의 의료기관에서 총 8,687례가 등록됐으며 이 중 8,505례에 대한 안전성 분석이 이뤄졌다. 등록 환자의 31.8%가 75세 이상으로 상당히 연령대가 높은 집단이었고 가장 많이 사용된 ipragliflozin 용량은 50 mg으로 환자의 86.3%가 사용했다. 또한 전체 환자의 84.2%가 병용요법으로 치료 받았는데 그중 가장 많이 사용된 병용약물은 DPP-4 억제제(60.4%)였으며 sulfonylurea (36.1%), biguanide (28.1%)가 그 뒤를 이었다. Ipragliflozin을 이뇨제와 병용한 환자는 전체의 13.3%였다.

연구 결과, 고령 환자들에서 나타난 이상사례 발생률은 16.91%였다. 이는 ipragliflozin이 허가 받을 당시의 임상연구에서 나타난 이상사례 발생률이 32.89%였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그림 2>.

 

 

이상사례의 각 항목별로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체액량 감소(3.13%), 다뇨증(2.00%), 생식기 감염증(1.95%), UTI (1.39%), 신장장애(1.39%), 저혈당증(0.68%), 심혈관질환(0.28%), 악성 종양(0.13%) 등이 허가 받을 때의 발생률보다 낮았고 피부 합병증(3.16%), 뇌혈관질환(0.42%), 골절(0.02%), 케톤체 증가(0.02%)는 약간 높았다.

각 이상사례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는 저혈당증의 경우 18.5 kg/m2 미만의 낮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인슐린 병용이었고, 생식기 감염증은 여성, 25 kg/m2 이상의 높은 BMI였으며, UTI는 여성, 5년 이상의 제2형 당뇨병 유병기간, 중등도의 간기능 장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이상사례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낮았고 대부분의 이상사례들은 빠르게 회복되거나 개선됐다. 

유효성 결과에서는 추적관찰 12개월째에 당화혈색소 수치 -0.68%, 공복혈당 수치 -28.1 mg/dL, BMI -1.14 kg/m2, 수축기 혈압 -3.7 mmHg의 감소 효과를 보였다(각각 p<0.001)<그림 3>.

 

 

이 연구 결과로 인해 일본당뇨병학회(Japan Diabetes Society, JDS)의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다. 2014년의 가이드라인에 'SGLT-2 억제제와 인슐린의 병용요법은 임상연구를 통해 그 안전성이 평가되지 않았으므로 병용할 때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SGLT-2 억제제와 이뇨제의 병용요법을 권장하지 않는다, 오직 2가지 종류의 당뇨병 치료제만 SGLT-2 억제제와 병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었으나 2016년 개정판에는 이 문구들이 삭제됐다. 또한 기존의 '65세 이상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 치료를 시작할 때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항목이 개정판에서 '75세 이상의 환자에게 조심해 투여해야 한다'로 수정됐다.

결론
SGLT-2 억제제는 저혈당증의 위험도가 낮고 환자들의 체중을 감소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당뇨병 치료제 중 선호되고 있다. 특히 ipragliflozin은 65세 이상 고령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BMI, 수축기 혈압 수치를 감소시키며 유효성을 입증했고 매우 낮은 이상사례 발생률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다. 또한 ipragliflozin 투여 시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상사례 증상이 회복 또는 개선 가능한 것임을 보였다. 따라서 ipragliflozin은 향후 고령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Q&A

Q: 소개하신 일본 연구에서 75세 이상의 환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개정된 JDS 가이드라인에서 75세 이상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사용할 때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말씀하신 대로 STELLA-ELDER 연구에서 고령 환자들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됐음에도 여전히 75세 이상의 환자들에 대해서는 주의하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연령이 65세에서 75세로 변경돼 제한이 완화됐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75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고령의 당뇨병 환자들은 동반질환이 있거나 다제투여(polypharmacy)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탈수가 일어나거나 신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고령의 환자는 탈수나 신기능 장애에 대한 위험도를 잘 확인해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