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전은석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심부전 관리의 최신 지견에 대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성균관의대 전은석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Universitätsklinikum des Saarlandes의 Michael Böhm 교수가 강연한 후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 응답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2016 ESC 심부전 가이드라인 및 적용

Michael Böhm
Universitätsklinikum
des Saarlandes

"2016 ESC 가이드라인
증상 지속되고 심박수 70 이상인 환자에서 Ivabradine 권고"


2016 ESC 심부전 가이드라인 변화
2012년 발표된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C) 가이드라인은 급성 및 만성 심부전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인 접근법을 취해, 우선적으로 이뇨제를 투여해 부종을 완화시킨 뒤 일차 약제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투여하고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베타차단제,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ineral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 MRA)를 차례로 추가하도록 되어있다.

그럼에도 좌심실 박출률(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이 35% 이하면서 심박수가 분당 70회 이상인 환자에서는 ivabradine을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여러 약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삽입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 ICD)를 거의 마지막 단계에 사용하도록 했다(Eur Heart J. 2012;33:1787-847). 


올해 개정된 2016년판 가이드라인은 다소 단순화돼, 이뇨제는 용량만 달리해 항시 투여하도록 하고 ICD 삽입도 상시 고려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며, ACEi, 베타차단제, MRA, ivabradine 등 다른 약제 투여에 대한 부분도 약간 변경됐다(Eur Heart J. 2016;37:2129-200). 

이뇨제의 항시 투여는 오래 전 진행된 소규모 연구들의 다소 빈약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Int J Cardiol. 2002;82:149-58). 80년대에 진행됐던 이뇨제의 중요성에 대한 3개월의 단기, 소규모 임상연구에서도 이뇨제와 ACEi를 병용 투여한 군에서는 14명의 환자 중 4명이 폐부종으로 치료를 중단한 반면, 이뇨제만 투여한 군에서는 14명의 환자 모두 치료 중단 없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고됐다(Lancet. 1987;2:709-11). 영국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무증상의 심부전이 있는 고령 환자에서 이뇨제를 중단한 경우, 중단 초기부터 다양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BMJ. 1997;315:464-8).

2016년 개정된 ESC 가이드라인에서 달라진 점은 ACEi와 베타차단제를 순차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ACEi+베타차단제 병용 투여 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LVEF 35% 이하인 경우 MRA를 바로 추가하도록 한 것이다. ACEi와 베타차단제의 투여 순서를 달리해 비교한 CIBIS III 연구에 따르면, ACEi를 먼저 투여한 군과 베타차단제를 먼저 투여한 군 간에 일차 평가변수의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를 먼저 투여한 군에서 치료 초기에 만성 심부전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renin-angiotensin system (RAS)에 대한 작용 때문일 것으로 추정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Circulation. 2005;112:2426-35).     

ACEi와 베타차단제를 병용 투여해도 증상이 지속되고 LVEF 35% 이하로 유지되는 경우는 MRA 추가 투여가 권고된다. Spironolactone 또는 eplerenone 중 1개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spironolactone과 eplerenone과 같은 MRA의 심부전 사건 발생 감소에 대한 효용성은 1999년 발표된 RALES 연구(N Engl J Med. 1999;341:709-17)와 2011년 발표된 EMPHASIS-HF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N Engl J Med. 2011;364:11-21). 

2016 ESC 가이드라인에서 또 달라진 점은 ACEi+베타차단제+MRA 병용요법 시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ACEi 대신 안지오텐신 수용체 네프릴리신 억제제(angiotensin receptor neprilysin inhibitor, ARNI)를 교체 투여하고,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심박수가 분당 70회 이상인 경우에는 ivabradine을 추가하도록 권고한 것이다<그림 1>.

 

 

ARNI 제제인 LCZ696(sacubitril+valsartan)는 심장 비대, 혈관 수축, 나트륨 저류를 유발하는 angiotensin, bradykinin 등을 억제하고, 심장 보호, 혈관 이완, 나트륨 배출을 유발하는 natriuretic peptide를 촉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neprilysin을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작용한다(J Am Coll Cardiol. 2015;65:657-65). ARNI의 작용 기전을 입증하기 위해 LVEF 35% 이하인 박출률 감소 심부전(heart failure associated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PARADIGM-HF 연구 결과, ARNI 제제인 LCZ696(sacubitril+valsartan)는 ACEi 대비 심혈관 사망 위험을 20%,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21%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우월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004, N Engl J Med. 2014;371:993-1004). 

SHIFT 연구
심박수는 심근의 산소 소모, 염증, 심부전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이다. SHIFT 연구는 NYHA Class II~IV로 심박수가 분당 70회 이상, LVEF 35% 이하인 심부전 환자 6,505명을 대상으로 ivabradine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는데, 위약군을 기저 심박수에 따라 나누어 관찰한 결과, 분당 심박수가 72~75회로 정상인 환자에서는 심박수가 87회 이상인 환자에 비해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이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심박수는 심부전 1년 후의 예후에 대한 바이오마커로 심박수 1회 증가 시 심혈관 위험도가 약 3% 정도 증가하며, 5회 증가 시에는 약 1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ancet. 2010;376:886-94).

또한, ivabradine 투여량을 5 mg으로 시작해 7.5 mg까지 up-titration하여 위약과 심박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ivabradine은 위약 대비 심박수를 분당 11회 감소시켰고 일차 종합 평가변수인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상대위험도를 위약 대비 18%나 유의하게 감소시켰다(p<0.0001)<그림 2>.

 

 

그 외에도 ivabradine은 심혈관 사망을 19%, 모든 원인의 사망을 10%,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은 26%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Lancet. 2010;376:875-85). 목표 심박수를 파악하기 위해 ivabradine의 최고 용량과 베타차단제를 투여한 후 28일째의 심박수에 따라 환자를 각각 분당 60회 미만군, 60~65회군, 65~70회군, 70~75회군, 75회 이상군으로 나누어 종합적 일차 평가변수를 평가한 결과에서는, 분당 75회 이상인 환자군에 비해 분당 60회 미만인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약 절반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 이상적인 심박수는 분당 50~60회 정도임을 알 수 있었다(Lancet. 2010;376:886-94). 

SHIFT 연구 하위분석
SHIFT 연구 대상자 중 기저 심박수가 분당 75회 이상인 고위험군에 대한 하위분석 연구에서 ivabradine은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위험도를 위약 대비 39% 감소시켰으며(p=0.0006), 모든 원인의 사망, 모든 원인의 입원, 심혈관 원인의 입원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내 일차 평가변수 결과와 일치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Ivabradine 투여 28일째의 심박수와 28일째 심박수 감소 폭을 함께 도입한 하위분석에서 심박수가 분당 60~70회이면서 심박수 감소 폭이 5~15회인 환자군의 15%가 일차 평가변수를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lin Res Cardiol. 2013;102:11-22). 심부전 환자는 신부전, 고혈압, 폐질환, 당뇨병 등의 동반질환을 다수 앓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인 경우에도 ivabradine의 치료 효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Ivabradine의 심박수 감소 기전을 파악하기 위해 SHIFT 연구의 하위분석을 실시한 결과, ivabradine 투여군(n=208)에서 좌심실 용적계수(left ventricular end-systolic volume index, LVESVI)가 연구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8개월 후 평균 7 mL/㎡ 감소한 반면, 위약군(n=203)에서는 0.9 mL/㎡ 감소에 그쳤다(Eur Heart J. 2011;32:2507-15). 이를 통해 ivabradine은 심장 용적을 감소시켜 심박수를 조절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Ivabradine, 심부전 예후 예측인자인 심박수 조절에 탁월한 효과 보여"

Ivabradine의 단기 효과 및 베타차단제와의 병용
Ivabradine의 단기 효과는 수축기와 이완기의 심박수, 심근 수축력 및 칼슘 분비 저해 등과 관련이 있다(Circulation. 1992;85:1046-55). NYHA Class III, LVEF 평균 21%인 중증 심부전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좌심실 기능에 미치는 ivabradine의 단기 효과를 관찰한 결과, ivabradine 투여 4시간 후 심박수는 27% 감소했으며 동시에 박출량은 51% 증가해 cardiac index에는 변화가 없었다(Eur J Heart Fail. 2008;10:550-5). 

베타차단제 투여 시 단기 및 장기 혈류역학적 변화를 관찰한 연구를 살펴보면, 표준 치료법은 LVEF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한편 베타차단제는 투여 1일에는 LVEF를 크게 감소시켰으나 이후 LVEF를 서서히 회복시켜 투여 3개월 후에는 표준치료 대비 2배 이상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베타차단제 투여로 환자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J Am Coll Cardiol. 1995;25:1154-61).

베타차단제는 심박수, 박출량(stroke volume), 심박출량(cardiac output), 혈압을 모두 감소시키나, ivabradine은 심박수는 감소시키면서 박출량은 증가시키고 심박출량과 혈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에서 ivabradine과 베타차단제를 병용 투여할 경우 ivabradine이 베타차단제의 up-titration을 향상시킨다. 

베타차단제 단독투여와 베타차단제+ivabradine 병용 투여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베타차단제 단독 투여 시보다 ivabradine+베타차단제 병용 투여 시 심박수 감소 효과가 더욱 향상됐으며, LVEF 증가 효과 및 NYHA class 개선 또한 병용 투여군에서 더욱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Adv Ther. 2015;32:108-19). 

결론
2016 ESC 가이드라인은 만성 심부전에 대한 새로운 치료 알고리즘을 제시한다. CIBIS III 임상연구 결과에 근거해 RAS 억제제와 베타차단제의 동시 투여가 권고되며, sacubitril+varsartan 병용 투여가 ACEi를 대체할 수 있는 Class I 약제로 승격되었다. Ivabradine 투여로 심박수 조절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위험도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목표 심박수를 분당 50~60회로 정하는 것이 권고된다.



Q&A

Q: 실제 임상에서는 심박수를 분당 70회로 유지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목표 심박수를 60회 미만으로 반드시 낮춰야 하는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심박수가 분당 75회 이상인 환자군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도 유의한 감소가 관찰됐습니다. SHIFT 연구도 심박수를 분당 60회 또는 65회로 유지하면서 ivabradine의 up-titration을 하고 이후 베타차단제를 up-titration 하도록 설계했는데, 심박수를 조절했기 때문에 베타차단제 up-titration이 보다 용이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Ivabradine을 최대 내약용량까지 up-titration한 후 베타차단제를 up-titration을 하는 것은 거의 모든 환자에서 잘 적용됐습니다. 

Q: 환자마다 심박수 감소의 정도가 다릅니다. 심장초음파검사(echocardiography) 또는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감소폭에 대한 예측인자가 있습니까?

A: 감소폭에 대한 예측인자는 명확하지 않으나, ivabradine 투여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변수는 기저 심박수입니다. Ivabradine은 심부전 환자의 열린 채널에 결합해 작용하는데, 심박수가 분당 90회인 환자에서는 20 bpm, 분당 85회인 환자에서는 15 bpm, 분당 60회인 환자에서는 2 bpm 감소가 각각 관찰됐습니다. 기저 심박수가 낮은 경우에는 감소폭도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을 판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Q: 박출률 보존 심부전 치료에 ivabradine을 적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A: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시험은 LVEF 35% 이하인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 대해서만 진행됐고, 박출률 보전 심부전에 대해서는 미국심장협회가 진행한 Proof-Of-Concept 연구 1건만 존재하는 상태입니다. 

Q: Ivabradine의 투여기간은 어떻게 보십니까? 평생 투여해야 합니까? 또한, 베타차단제를 up-titration하면 ivabradine 투여량을 감량해도 되는지요?

A: 심부전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박출률 개선에 따라 치료 강도를 조정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없습니다. 베타차단제 관련 연구에서 박출률이 개선된 환자는 예후가 좋았으나, 또 다른 연구에서 박출률이 개선돼 베타차단제 투여량을 줄인 환자의 30%는 증상 악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현재까지는 ivabradine+베타차단제의 병용요법에서 어느 하나의 용량을 감량해도 된다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불어 CIBIS II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같이, 베타차단제가 심박수 감소 외에 다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Q: Ivabradine을 급성 심부전이나 급성 폐부종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까?

A: 현재까지 급성 심부전에 대한 적응증은 허가돼 있지 않습니다. 급성 폐부종의 경우 심박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만성 심부전에서만 힘과 빈도(force-frequency) 상관관계가 성립합니다. 급성 대상부전/울혈성 심부전에서 심근 수축력 증가(inotropic)와 심박수 증가(chronotropic)의 균형을 잘 맞춰주는 것에 대한 긍정적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심박수가 빠른 급성 대상부전 심부전에서 심박수 감소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해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케이스에 대한 치료를 진행할 수 있으나 현재 정립된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가이드라인에 엄격하게 준한 근거 기반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허가 외 사용(off-label)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