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운영세칙 개정안 사전예고...“손명세 원장님, 우리 얘기 좀 들으시죠”

개방형 직위 확대 정책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또 한 번 부침을 겪을 전망이다. 

최근 개방형 직위 확대의 일환으로 분류체계실 분류개발부장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한 데 이어 이들에 대한 정년 보장을 위해 운영세칙 개정에 나서자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최근 ‘개방형 직위 운영세칙 일부개정세칙’을 사전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번 운영세칙 개정안은 최근 심평원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개방형 직위에 채용된 직원에 대한 정년 보장이 주요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심평원은 개방형 직위에 채용된 직원에 대해 정년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개방형 직위로 임용된 직원에 대해서는 인사관계 규정에 따라 근무성정평정을 실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방형 직위 채용자에 대한 정년제 도입에 따라 인사규정에 명시된 정년을 보장키로 했다. 

이처럼 심평원이 개방형 직위 확대에 이어 정년 보장에까지 나서자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심평원 한 직원은 “최근 개방형 직위 확대 정책에 따라 부장직급을 전환한데 이어 이번에는 정년을 보장함으로써 정규직으로 전환하려 한다”며 “당시에도 지금도 내부직원들의 반발은 여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직원은 “열심히 일한 보답 중 하나로 승진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개방형 직위 채용직원을 정년제로 전환한다면 내부 직원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개방형 직위를 확대하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개방형 직위의 정년제 전환의 조건으로 제시된 근무성적평정 도입 역시 허울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직원은 “보통 근무성적평정은 동료평가, 상급자평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과연 개방형 직위를 통해 입사한 직원이 동료와 상급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았을 만큼의 전문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아마 윗사람에게 아부하면서 살아남는 개방형 직위 채용자도 있을 것”이라 우려했다. 

최근 들어 개방형 직위를 확대하는 일련의 과정을 두고 손명세 원장이 직원들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도 심평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요구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개방형 계약직제 개선 권고안에 따라 개방형 직위를 충분히 채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더 확대하려는 것은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내부직원은 “손명세 원장을 비롯해 이른바 높으신 분들이 내부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들으려하지 않은 채 일방통행 격으로 진행 중”이라며 “반발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정책은 직원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심평원 노동조합 측은 개방형 직위 확대 정책과 관련,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교섭 자리에 언급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심평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심평원은 전문적인 능력을 요하는 기관으로, 내부직원들이 업무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전문가”라며 “외부 채용이 심평원을 위해 타당한지 곱씹어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손명세 원장의 개방형 직위 확대 기조가 계속된다면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 그 결과를 토대로 교섭에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 보다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은 이번 운영세칙 개정안에 대해 “조직성과 창출에 필요한 우수인력 확보와 추진사업의 연속성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직위 채용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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