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김신우
경북의대 교수
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최근 HIV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경북의대 김신우 교수가 좌장 및 첫 번째 강연 발표를 맡았으며, 이후 UNC School of Medicine의 교수인 Dr. David A. Wohl이 두 번째 강연을 발표한 후 토의 시간을 가졌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를 요약·정리하였다.





 

패널 진범식
국립중앙의료원 과장
감염내과
패널 최재필
서울의료원 과장
감염내과











 


한국의 HIV 치료 현황 및 개선 방향

김신우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

한국의 HIV 감염자 현황
우리나라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신규 감염자는 2015년 한 해동안 1,152명으로 신고되었으며 환자의 남녀 성비는 15:1로 남성 환자의 비율이 높다. 미국의 5:1 성비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HIV 감염자의 성비 불균형이 심한 편이며 이는 정맥주사 약물 오용 및 성노동자를 통한 HIV 감염유입이 낮은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HIV 환자의 감염 경로는 모두 성접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의 HIV 신규감염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의 신규감염자는 2005년 대비 1.6배 증가했으며 이 중 20~40대가 76%를 차지하며 60세 이상은 7%였다(질병관리본부, 2015 HIV/AIDS 신고 현황).

WHO의 HIV 관리 목표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2014년 발표한 HIV 관리 목표는 2020년까지 진단율 90%, 치료율 90%, 전염 억제율 90%를 달성하고 신규 감염 수를 50만 건으로 줄이며 HIV 감염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또한, 2030년까지 진단율 95%, 치료율 95%, 전염 억제율 95%, 신규 감염 수 20만 달성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최근 보고에 의하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감염 경로의 통제가 충분히 이루지지 않아 신규 감염의 감소 속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처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Lancet HIV. 2016;3:e361-87).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ntiretroviral therapy, ART)를 받는 HIV 감염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의 HIV 진료지침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과거 CD4 세포수가 200개/mm3 미만을 치료 기준으로 권고하던 때도 있었으나 현재는 CD4 세포 수 및 바이러스 수와 관계없이 ART를 시작해 HIV 진행 및 전염을 예방하도록 한다(DHHS Guidelines for the Use of Antiretroviral Agents in HIV-1-Infected Adults and Adolescents). 치료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이 환자의 치료 의지인데, 상담 시 ART가 환자 본인을 살리고 환자 주변을 보호하며 HIV 감염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함을 강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Strategic Timing of AntiRetroviral Treatment Trial (START)은 35개 국가에서 진행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으로 CD4 세포 수에 따라 즉각적인 ART를 시작한 군(CD4>500개/mm3)과 치료를 지연한 군(CD4<350개/mm3)으로 나눠 1차 평가변수로 심각한 AIDS 사건 및 심각한 비 AIDS 사건의 발생을 평가하였다. 이 연구에서 즉각적인 ART 시행군은 지연 치료군 대비 57%의 사건 발생 감소율을 나타내(p<0.001), HIV 치료를 되도록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임상적 예후를 향상시킨다는 점을 입증하였다(N Engl J Med. 2015;373:795-807)<그림 1>.
 

 
 

ART의 장기적 안전성과 내약성
HIV 억제제가 개발되고 HIV 감염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면서 환자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HIV만 치료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병존 질환 및 합병증의 관리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즉, 장기간 ART를 받는 환자가 늘면서 ART의 장기적 안전성과 내약성이 약제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또한, ART 요법 간 효능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며, HIV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순응도 역시 약제 내약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TAF의 새 영역: 효능과 안전성 기반의 임상 결과 고찰
 

Dr.David A. Wohl
Professor of Medicine,
UNC School of Medicine
UNC Hospital,
Division of Infectious Diseases

새로운 Tenofovir 전구체 
한국 및 미국의 HIV 진료지침은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HIV 감염인에게 2제의 뉴클레오시드역전사효소억제제(nucleoside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 NRTI)-NRTI backbone에 제3의 약제-단백분해효소 억제제,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 통합효소 억제제 중 1제-를 추가하도록 권고한다.

NRTI backbone은 tenofovir/emtricitabine 또는 abacavir (ABC)/lamivudine (3TC)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DHHS. Guidelines for the Use of Antiretroviral Agents in HIV-1-Infected Adults and Adolescents. July 14, 2016). 


NRTI backbone의 1차 치료제 중 하나인 tenofovir는 표적 세포에서 HIV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위장관 흡수율이 매우 낮아 전구체(pro-drug)의 형태로 복용한다. 기존 tenofovir 전구체인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TDF)는 장을 통과해 순환계로 이행하며, 혈장에서 가수분해되어 활성형인 tenofovir로 변환된다. 변환된 tenofovir는 표적 세포인 림프구에 침투해 HIV를 억제하게 된다(J Acquir Immune Defic Syndr.  2013; 63:449-5).

하지만 혈장 내 존재하는 tenofovir는 신장 및 뼈세포와 상호작용하여 신독성과 골독성을 일으킨다(Clin Infect Dis. 2015;60:941-949, J Clin Endocrinol Metab. 2008;93:3499-3504). 혈장에서 존재하는 tenofovir의 농도가 높을수록 타 장기 관련 이상사례 발생이 증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tenofovir 전구체인 tenofovir alafenamide fumarate (TAF)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6년 7월 발표된 미국 보건복지부 HIV 진료지침 개정판에 추가되었다(J Int AIDS Soc. 2014 Jan 9;17:18773).


TAF는 그 구조가 안정되어 극소량만이 혈장에서 분리되고 말초혈액단핵세포(peripheral blood mononuclear cells)에 존재하는 cathepsin A에 의해 lymphocyte 내에서 활성형으로 변환된다. 표적 세포 내에서 특이적으로 활성을 띄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림프구에 축적되는 tenofovir의 양은 TAF 복용 시 TDF 복용 대비 4~5배 증가하며, 30분의 1의 용량으로도 같은 효능을 나타낸다. TAF 복용 시 혈장 내 tenofovir 농도는 TDF 대비 약 80~90% 감소하여 신장 및 골 관련 이상사례의 발생 위험을 최소화한다(J Acquir Immune Defic Syndr.  2013; 63:449-5).

초치료자 대상 임상시험 결과 
HIV 치료 경험이 없는 초치료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두 건의 임상시험을 소개하겠다. 이 두 시험은 연구가 진행된 장소만 다르고 연구 설계는 동일한 쌍둥이 시험으로 두 결과를 통합하여 결과를 도출했다. 

시험에 참여한 환자(n=1,733)를 elvitegravir/cobicistat/FTC/TAF (E/C/F/TAF, Genvoya®) 투여군(n=866)과 elvitegravir/cobicistat/FTC/TDF (E/C/F/TDF, Stribild®) 투여군(n=867)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48주와 96주째 HIV-1 RNA 수치가 50개/mL 미만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하 억제율)을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TAF 기반 치료군과 TDF 기반 치료군의 48주째 억제율은 각각 92%와 90%를 보였으며(차이 2%, 95% CI=-0.7~+4.7) 96주째 억제율은 86.6%와 85.2%로 나타났다(차이 1.5%, 95% CI=-1.8~+4.8). 

결론적으로 두 군의 효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바이러스 내성 발현 건수 역시 두 군 모두 1%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Lancet. 2015;385:2606-2615, J Acquir Immune Defic Syndr. 2016;72:58-64). 

TAF는 TDF의 높은 효과는 유지하면서, 신기능 및 골밀도 관련 안전성을 더욱 개선한 약제라고 할 수 있다.  Tenofovir의 기존 형태인 TDF와 비열등한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나타낸다. 

96주의 투약 기간 동안 이상사례로 인한 투약 중단은 TAF 기반 치료군이 1.2%로 TDF 기반 치료군(2.3%) 대비 약 50% 감소했다. 특히 TDF 기반 치료군 중 0.7%(6명)가 신장 관련 이상사례로 투약을 중단한 반면, TAF 기반 치료군에서는 신장 관련 이상사례로 인한 중단이 발생하지 않았다(p=0.03). TAF 투여군의 내약성은 96주 동안 양호하게 유지되었으며, 대부분의 이상사례로 인한 투약 중단은 첫 48주 동안 발생했다. 10% 이상의 발생률을 나타낸 이상사례 역시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Wohl D, et al. EACS 2015. Barcelona, Spain. #LBBPD1/1).

임상 대상자의 척추와 엉덩이뼈의 골무기질 밀도를 검사한 결과 모든 연령층에 걸쳐 TAF 기반 치료군의 골무기질 밀도가 TDF 대비 유의하게 높게 보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TDF 기반 치료군은 평균적으로 약 3% 이상의 골무기질 밀도 감소를 보였지만 TAF 기반 치료군은 1% 안팎의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그림 2>.

 

 

두 군의 신기능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단백뇨 수치 측정 결과, TDF 기반 치료군은 투여 기간이 증가함에 수치가 증가하지만 TAF 기반 치료군은 그 변화량이 유의하게 작았다(Wohl D, et al. EACS 2015. Barcelona, Spain. #LBBPD1/1).

기존 치료자 대상 임상시험

TDF/FTC+제3 약제 추가요법으로 HIV-1 RNA 수치가 6개월 이상 50개/mL 미만으로 유지된 환자 중 eGFR이 50 mL/min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 배정, 공개 3상 임상시험을 96주간 진행했다(Lancet Infect Dis. 2016; 16:43-52).

선정된 대상자를 치료유지군(n=477)과 E/C/F/TAF로 치료변경군(n=959)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1차 평가 종료점은 48주째의 억제율(HIV-1 RNA <50개/mL을 유지한 환자의 비율)을 비교해 TAF로의 치료 변경이 TDF 기반 치료 지속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48주째 바이러스 수 측정 결과 치료변경군은 97%의 억제율을 나타내 치료유지군의 억제율(93%보다 4.1% 높았으며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95% CI=1.6~6.7%). 96주째의 억제율 비교에서도 역시 치료변경군(93%)이 치료유지군(89%)보다 3.7% 높은 결과를 나타냈다(95% CI=0.4~7.0). 이러한 우수성은 환자들이 기존에 받던 치료 종류와 관계없이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치료 변경군의 골밀도가 이전보다 상승하여 96주째 척추뼈와 엉덩이뼈의 골밀도가 각각 2.0%와 2.1% 증가해 골밀도가 회복되는 것이 관찰됐다. 또한, 단백뇨, 알부민뇨 및 세뇨관성 단백뇨 역시 치료 변경군에서 확연한 개선을 보였다<그림 3>.
 

 

실제 임상에서의 의의
TDF/FTC+EFV 요법으로 오랜 기간 HIV 활성을 억제해 온 환자가 혈장 creatinine 수치의 지속적인 증가를 보일 때, 이전까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TDF/FTC를 격일로 복용하고 EFV는 매일 복용하도록 하거나 NRTI backbone을 ABC/3TC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방법의 경우 복용법이 복잡해져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고, 두 번째 방법은 약제 변경으로 인한 새로운 이상사례가 나타날 위험이 있다. 하지만 TAF의 도입으로 새로운 대안이 추가되어 진료의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Discussion

최재필: ART에서 합병증의 관리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며 TAF 기반 치료가 TDF 기반 치료의 단점을 극복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TAF가 기존 TDF 대비 신기능 표지자와 골밀도 측정에서 유의한 우수성을 나타냈는데, 앞으로의 장기 임상시험에서 임상적으로 골다공성 골절, 신부전 등의 발생을 줄이는 성과를 증명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연구 결과로도 TDF 기반 치료가 대부분 TAF로 대체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뇌병변과 관련하여 CSF 통과와 관련된 TAF의 연구결과가 있는지입니다.

Dr. Wohl: 아주 중요한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이 약제는 HIV에 감염된 세포와 혈액에 분포하지만, 뇌세포에는 침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뇌질환과 관련해서는 많은 자료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뇌혈관장벽을 통과하는 ART 약제와 통과하지 않는 약제를 비교한 연구 결과들의 임상적 성과가 일관적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뇌에 침투하느냐 아니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 HIV로 인한 치매를 걱정할 수도 있지만, 어떤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혈중 바이러스 수치가 낮으면 골수 내 바이러스 수치도 낮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며 ART 약제의 뇌 침투 여부는 이론적으로 의미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범식: 지금까지는 골다공증이나 신기능장애 위험이 있는 감염인에서는 TDF/FTC 기반 제제를 피하고 급성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은 경우 ABC/3TC를 피하는 비교적 선택이 제한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TAF의 도입으로 NRTI backbone 선택에 있어 환자마다 최적화 할 수 있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덧붙여서 다른 STR에 비해 정제의 크기도 작아졌기 때문에 환자의 순응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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