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 KOCOSS 코호트 분석결과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중복증후군(ACOS)은 세계적으로 호흡기질환의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고 있다. ACOS는 천식, COPD 단독인 경우보다 환자들의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진단에 따라 구체적인 치료전략의 구분이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때문에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명확한 구체적인 전략 확립이 필요하지만 유병률을 필두로 더 많은 근거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다수의 COPD, 천식 역학 연구에서 ACOS 환자가 다수 있다는 점이 시사돼 왔기 때문. 이런 가운데 서울의대 이창훈 교수(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ACOS 현황파악을 위해서는 국내 상황에 맞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천식은 소아에서 호발하고, COPD는 흡연이 주원인인 질환으로 성격이 다르지만 두 질환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군이 있다며 ACOS 환자군이 임상에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ACOS 환자를 어떻게 진단할지, 그리고 실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있고 어떤 치료전략을 가져갈 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현재의 과제를 제시했다.

이 3가지 과제들 중 이 교수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ACOS의 진단기준이다. ACOS 진단기준은 세계적으로 세계천식기구(GINA)-세계폐쇄성폐질환기구(GOLD) 가이드라인, 스페인 진단기준, 유럽호흡기저녈 진단기준(ERJ criteria) 3가지가 제시된 바 있는데 이 교수는 올해 발표된 스페인 진단기준 개정판(modified Spanish criteria)과 유럽호흡기저녈 진단기준을 국내 환자에 적용했을 때의 ACOS 유병률 차이를 소개했다.

스페인 진단기준(Chest 2016;149:45-52)은 주진단기준과 부진단기준으로 내용을 구분해 주진단기준 1개 또는 부진단기준 2개 이상일 때 ACOS로 진단하도록 하고 있다. 주진단기준은 △이전 천식병력 △속효성 기관지확장제(살부타몰 400㎍ 비롯 이에 준하는 약물) 투여 후 반응률 15% 이상 및 1초강제호기량(FEV1) 400mL 이상 개선이고 부진단기준은 △혈중호산구 수치 5% △혈청 IgE 100IU 초과(아토피 병력) △2회 이상 평가에서 속효성 기관지확장제 투여 후 반응률 12% 및 200mL 초과로 설정하고 있다.

유럽호흡기저널 진단기준(ERS 2016;48:664-673) 역시 주진단기준과 부진단기준으로 분류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주진단기준은 △40세 이상에서의 지속적 기류폐쇄(FEV1/FVC <0.07) △10갑년 이상 흡연력 또는 이에 준하는 실내외 공기오염 노출력 △40세 이전에서 천식 병력 또는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반응 15% 및 FEV1 400mL 이상 개선된 경우였고, 부진단기준은 △아토피 또는 알레르기비염 병력 △2회 이상 평가에서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12% 및 FEV 200mL 이상 개선 △(말초) 혈중호산구 수치 300cells/㎕ 이상으로 정의했다. 단 주진단기준 3개 전부와 부진단기준 1개일 때 ACOS로 진단하도록해 스페인 진단기준보다는 엄격한 허들을 제시했다.

 

이 교수팀은 국내 주요 COPD 코호트 연구 중 하나인 KOCOSS(Korea COPD Subgroup Study)에 두 가지 진단기준을 적용해 ACOS 유병률을 평가한 결과 스페인 진단기준 적용 시에는 47.7%, 유럽호흡기저널 진단기준 적용 시에는 1.9%로 큰 격차를 보였다.

이 결과는 각 진단기준에 대한 국내 실정이 부합하지 않은 부분이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스페인 진단기준을 적용했을 때는 이전 천식병력이 있다고 답한 환자가 46.5%였는데 이 교수는 "천식 병력에 대한 질문에서 실제 천식진단이 아닌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럽호흡기저널 진단기준에서 40세 이전 천식병력 또는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투여반응 15% 및 FEV1 400mL 초과 개선에 해당한 환자가 4.4%였다"며 양 진단기준 적용 시 차이가 난 부분을 지적했다.

추가적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코호트에 적용했을 때도 스페인 진단기준 적용 시 ACOS 유병률은 32.9%, 유럽호흡기저널 진단기준 적용시에는 12.5%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결과들을 기반으로 이 교수는 "국내 ACOS 진단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제시된 기준 이외에 국내 상황에 초점을 맞춘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COSS 코호트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규모의 COPD 코호트로 2012년 1월부터 43개 병원 61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환자 1000명 등록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비중재적 관찰연구다. 대상 환자들은 40세 이상, FEV1/최고노력성호기량(FVC) 0.7 미만. 기침, 객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로 했다. 천식이나 COPD 증상이 보이는 이들, 불안정한 폐기능검사 결과를 보이는 이들, 3개월 내 심근경색증 또는 뇌혈관질환 병력, 임신, 류마티스환자, 암 환자, 과만성장증후군 환자 등은 배제했다.

▲GINA / GOLD 가이드라인
GINA-GOLD는 2015년 ACOS에 대한 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스페인 진단기준과 유럽호흡기저널 진단기준과 달리 천식과 COPD의 감별에 무게를 두고 단계적으로 평가 및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전체 관리전략은 5가지 단계로 △만성 기도질환 확인 △천식, COPD, ACOS의 증후군 차원 진단 △폐기능검사 △초치료 시행 △전문 의료기관 전원으로 구성했다. 발생시기부터 폐기능, 과거력, 경과, 흉부 X선 사진 등을 통합적으로 평가해 천식과 COPD 사이에서 방향성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토록 한 것이다.

단 이 교수는 "국내 임상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GINA-GOLD 가이드라인은 복잡한 부분이 있다"며 적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COPD 진료지침,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천식 진료지침에서도 ACOS 관련 내용을 GINA-GOLD 가이드라인과 같은 맥락에서 제시하고 있다<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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