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에 더한 에볼로쿠맙, LDL-C 최대 20mg/dL까지 강하
GLAGOV 연구서 경화반 1% 퇴행···심혈관질환 예방 한발 더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LDL-C) 조절효과의 PCSK9 억제제가 궁극적인 치료목표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스타틴에 PCSK9 억제제를 더해 치료한 결과, LDL-C 수치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

이러한 지질조절 효과는 곧 표적혈관의 죽상경화반 진행을 억제·퇴행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예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 이상지질혈증 - 죽상동맥경화증 - 심혈관질환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지질이상에서 시작해 죽상동맥경화증을 거쳐 심혈관질환에 최종 다다른다. 때문에 죽상동맥경화증을 퇴행시킨다는 것은 심혈관질환 예방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근거다.

향후 또 다른 임상연구를 통해 궁극적인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대한 임상혜택을 검증해야 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9부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 죽상경화반 1% 퇴행

15일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16)에서는 GLAGOV 연구결과가 공식 발표됐다.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PCSK9 억제제 에볼로쿠맙을 더한 결과 죽상경화반이 1% 퇴행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에볼로쿠맙의 지질조절 정도와 이에 따른 죽상경화반 퇴행의 성적이다. 연구에서는 에볼로쿠맙 병용치료를 통해 최대 20mg/dL대까지 LDL-C를 낮출 수 있었고, 이렇게 콜레스테롤이 낮게 조절된 환자그룹에서 죽상경화반 퇴행의 혜택이 더 컸다.

전문가들은 지질치료에 있어 'The Lower, The Better' 접근법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보고, 스타틴에 이어 PCSK9 억제제가 지질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PCSK9 억제제

GLAGOV 연구는 'PCSK9 억제제'와 'The Lower, The Better'라는 두 개의 키워드에 방점을 두고 조명해볼 수 있다.

우선 이번 연구를 통해 PCSK9 억제제 에볼로쿠맙의 임상역할을 읽어볼 수 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이고 효과적인 지질치료제는 스타틴이다.

그럼에도 스타틴 최대내약용량으로 지질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거나 불내약성을 보이는 환자들을 커버하기 위한 비스타틴계 지질치료제들이 꾸준히 개발돼 왔다. 에볼로쿠맙은 이러한 노력을 대변하는 PCSK9 억제제 계열에 속한다.

▲ GLAGOV 연구에서 에볼로쿠맙 요법의 지질조절 효과
청색: 스타틴 단독군, 황색: 에볼로쿠맙 병용군
출처: AHA 2016 press release

△ GLAGOV

연구는 관상동맥조영술에서 표적혈관의 20~50% 협착이 확인된 관상동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일반적으로 이들에게는 LDL-C 70mg/dL 미만의 목표치가 권고된다.

대상환자들은 거의 대부분(98%)이 기저시점에서 중등도 또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평균 LDL-C 수치는 90mg/dL 이상이었다.

이들을 월1회 에볼로쿠맙(420mg) + 스타틴 또는 위약 + 스타틴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78주간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1차 종료점은 혈관내초음파(intravascular ultrasonography, IVUS) 영상을 통한 죽종용적비율(percent atheroma volume, PAV)을 평가했다.

에볼로쿠맙 병용과 스타틴 단독군의 LDL-C 수치는 평균 37mg/dL(최대 29mg/dL) 대 93mg/dL(최대 90mg/dL)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에볼로쿠맙군은 기저시점 대비 LDL-C가 60% 감소한 반면, 스타틴 단독군은 3.9% 증가했다.

▲ GLAGOV 연구에서 에볼로쿠맙군의 죽상경화반 퇴행효과
출처: AHA 2016 press release

1차 종료점이었던 PAV는 스타틴 단독군이 0.05% 증가한 데 반해 에볼로쿠맙 병용군은 0.95% 감소했다(P<0.0001). 에볼로쿠맙군에서 1%대의 죽상경화반 퇴행이 확인된 것.

PAV의 퇴행이 확인된 환자의 비율도 스타틴 단독군 47% 대 에볼로쿠맙 병용군 64%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01).

△ The Lower, The Better

GLAGOV 결과는 1차적으로 에볼로쿠맙의 효과를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LDL-C 조절 정도에 따른 효과의 차이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LDL-C 조절 정도에 따른 죽상경화반 변화도 함께 들여다 봤다. LDL-C를 최대한 낮게 조절했더니 지질치료 혜택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기저시점의 LDL-C 수치가 70mg/dL이었던 하위그룹 분석결과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이들 하위그룹을 분석한 이유는 기저시점에서 70mg/dL 미만으로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들에서 기존보다 더 강한 치료를 적용했을 경우 임상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보기 위함이었다.

▲ GLAGOV 연구에서 기저시점 LDL-C 70mg/dL 미만 그룹의 지질조절 효과
청색: 스타틴 단독군, 황색: 에볼로쿠맙 병용군
출처: AHA 2016 press release

이들 하위그룹에서 78주 시점 에볼로쿠맙군의 평균 LDL-C 수치는 24mg/dL이었으며, 최대 15mg/dL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평균적으로 기저시점 대비 58%의 LDL-C 수치감소가 확인됐다. 반면 스타틴군은 평균 70.6mg/dL(최대 65.5mg/dL)로 기저시점보다 16.4% 증가했다.

동그룹에서 PAV의 변화를 보면 에볼로쿠맙군 -1.97% 대 스타틴 단독군 -0.35%로 역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P<0.0001), 최대 2%대의 죽상경화반 퇴행효과가 나타난다.

PAV 퇴행을 경험한 환자의 비율도 에볼로맙군은 81%로 정점을 찍은 반면, 스타틴 단독군은 48%대에 머문다.

최근까지 LDL-C를 최대한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더 좋다는 이론이 설득력을 얻어 왔지만, 정작 어디까지 낮춰면 좋겠느냐에 대해서는 ASTEROID, IMPROVE-IT 연구 등에서 LDL-C 50~60mg/dL 수준까지의 강하를 검증한 사례가 전부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보다 낮은 LDL-C 수치에서 죽상경화반 퇴행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 GLAGOV 연구에서 기저시점 LDL-C 70mg/dL 미만 그룹의 죽상경화반 퇴행효과
(PAV 변화와 PAV 퇴행 경험한 환자비율)
출처: AHA 2016 press release

△ 더 낮추면, 부작용은?

공격적인 지질강하 시 우려되는 부분은 부작용 위험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타틴 단독과 에볼로쿠맙 병용군 간에 부작용 위험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주요 심혈관사건 첫 발생빈도는 스타틴군 15.3% 대 에볼로쿠맙군 12.2%로 오히려 집중치료군이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신규 당뇨병 발생(3.7% 대 3.6%), 근육통(5.8% 대 7.0%), 신경·인지기능사건(1.2% 대 1.4%)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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