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리라글루타이드도 가능성 시사

당뇨병 예방효과를 입증한 경구 혈당강하제는 메트포르민뿐만이 아니다.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과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아카보스 역시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당뇨병 진행을 예방 또는 지연시킨 것으로 보고됐다. IRIS, ActNow, STOP-NIDDM 연구 등을 통해서다.

 

IRIS
뇌혈관질환 병력의 인슐린 저항성 환자에서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의 심혈관사건 예방효과를 입증한 IRIS 연구는 부차적으로 검증된 당뇨병 예방효과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최근 발표된 IRIS 연구의 추가분석 결과에 따르면, 피오글리타존은 위약군과 비교해 당뇨병 발생빈도를 유의하게 줄였다.

IRIS 연구는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병력에 아직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인슐린 저항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티아졸리딘디온계 피오글리타존의 심혈관사건 감소혜택을 검증했다.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 치료 시 심근경색증·뇌졸중의 복합빈도가 위약 대비 24%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IRIS 연구팀은 더 나아가 피오글리타존의 당뇨병 예방효과에 대한 분석을 실시, 그 결과를 Diabetes Care 2016;39:1684-1692에 게재했다. 4.8년의 추적·관찰에서 피오글리타존과 위약군의 당뇨병 발생빈도는 3.8% 대 7.7%로 피오글리타존군의 상대위험도가 52%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48, P<0.0001). 피오글리타존의 당뇨병 예방효과는 기저시점에서 내당능장애(IGT) 환자와 높은 당화혈색소(A1C>5.7%)를 보이는 경우에 더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단일 임상연구에서 당뇨병과 주요심혈관사건의 진행을 모두 예방한 약제는 피오글리타존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ActNow
피오글리타존은 앞선 임상연구를 통해 당뇨병 예방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내당능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ctNow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의 당뇨병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낮았던 것. 연구팀은 내당능장애 환자를 모집, 피오글리타존이 위약 대비 당뇨병 발생빈도를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해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는 당뇨병 발생빈도가 2.1% 대 7.6%로 생활요법군 대비 피오글리타존군의 상대위험도가 72% 유의하게 낮았다(hazard ratio 0.28, P<0.001). 정상 내당능(normal glucose tolerance)으로 회복된 경우도 48% 대 28%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특히 피오글리타존 치료는 혈당 이외에도 혈압,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 HDL 콜레스테롤까지 유의하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당뇨병제의 심혈관 보호효과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당능장애 환자는 당뇨병과 함께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체중증가와 부종 위험은 피오글리타존군이 높았다.

STOP-NIDDM
α-글루코시다제 억제제 계열의 아카보스 역시 임상연구를 통해 당뇨병 예방효과를 검증받았다. STOP-NIDDM 연구가 그 주인공으로, 내당능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아카보스가 제2형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예방 또는 지연시킬 수 있는지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치료관찰 결과, 아카보스와 위약군의 당뇨병 발생빈도는 32% 대 42%로 시험군의 상대위험도가 25% 유의하게 낮았다(relative risk 0.75, P=0.0015). 특히 아카보스 치료군에서는 내당능장애에서 정상 내당능으로 전환되는 환자의 비율이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P<0.0001). 연구팀은 “내당능장애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기 위해 생활요법의 대체 또는 병용전략으로 아카보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NEJM 2015;373:11-22에 게재된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연구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 3.0mg(제품명 삭센다) 요법은 비만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 적용 시 뚜렷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고했다. 비만 치료제의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혈당개선과 당뇨병 예방효과까지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리라글루타이드의 용량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1.8mg(제품명 빅토자)이 아닌 성인 비만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3.0mg이다. 환자들은 리라글루타이드 3.0mg 1일 1회 피하주사군(2487명) 또는 위약군(1244명)으로 무작위 배정돼 56주간 당뇨병 전단계 진행률 및 체중감소 효과 등에 대한 관찰이 이뤄졌다. 모든 환자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으며, 1차 종료점은 최소 5%의 체중변화와 초기 체중의 10% 이상을 줄이는 것이었다.

56주결과에 따르면, 체중감소는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월등했다. 위약군에서 평균 2.8±6.5kg의 체중이 감소한 데 반해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은 평균 8.4±7.3kg이나 줄었다(P<0.001). 체중 5% 이상 감소 환자의 비율 역시 리라글루타이드군 63.2% 대 위약군 27.1%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P<0.001). 10% 이상 체중이 줄어든 환자는 33.1% 대 10.6%로 리라글루타이드군이 3배 이상 앞섰다(P<0.001). 15% 이상 감소한 경우도 14.4% 대 3.5% 차이로 같은 경향을 보였다(P<0.001).

BMI는 -3.0±2.6kg/㎡ 대 -1.0±2.3kg/㎡로 역시 차이를 보였다. 리라글루타이드 그룹은 허리둘레의 감소에 있어서도 위약군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고했다. 리라글루타이드군의 허리둘레가 8.2±7.3cm 감소할 동안 위약군은 3.9±6.6cm 줄어드는 데 그친 것.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진행↓
SCALE Obesity and Prediabetes 연구에서 리라글루타이드 3.0mg은 체중조절 외에 대사질환 인자들과 관련한 부가적 혜택을 나타냈다. 우선 혈당조절 효과가 뚜렷했다. 리라글루타이드 치료환자들은 당화혈색소(A1C) -0.30±0.28% 대 -0.06±0.30%( P<0.001), 공복혈당 -7.1±10.8mg/dL 대 0.1±10.4mg/dL,(P<0.001) 모두에서 위약 대비 우수한 조절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혈당조절 혜택은 당뇨병 전단계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당뇨병 진행을 억제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56주시점에서 당뇨병 전단계 환자의 비율은 기저시점 검진결과 정상혈압이었던 그룹(7.2% 대 20.7%, P<0.001)과 당뇨병 전단계로 진단됐던 그룹(30.8% 대 67.3%, P<0.001) 모두에서 리라글루타이드군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종료 시점까지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의 누적비율 역시 리라글루타이드군 4명 대 위약군 14명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P<0.001).

혈압·지질도 조절
리라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는 위약군과 비교해 수축기혈압을 2.8mmHg, 이완기혈압은 0.9mmHg까지 더 낮췄다. 또 심혈관질환 및 이상지질혈증 발생과 결부되는 LDL 콜레스테롤은 위약군에 비해 2.4% 감소(P=0.002), HDL 콜레스테롤은 1.9% 증가(P=0.001), 중성지방은 9.3%(P<0.001) 떨어뜨리는 효과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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