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내는 임상센터 정부지원 모아줘야"




로슈의 경구용 항암제 `젤로다`의 위암 제3상 다국가 공동임상시험의 책임연구자로 선정된 강윤구 교수. 그는 국내 최초의 다국가 임상시험의 책임연구자로 선정된 소감을 "최초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책임연구자가 우리나라에서 선정됐다는 의미는 임상시험에 있어서 필요한 아이디어나 데이터, 윤리적 문제까지 글로벌스탠다드에 부합한다는 것을 인정 받은 것"이며, "계속되는 신물질의 개발과 신약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 증가는 임상시험의 산업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 밝혔다.
 특히 임상시험 관련규정(KGCP)이 강화되어 국제기준(ICH guideline)과 통합됐고, 식약청의 검토절차와 수준이 미국 FDA를 지향하고 있는 등 임상시험 연구자들의 임상시험 연구에 대한 이해의 폭이 크게 향상됐다고 전했다.
 제약회사 입장에서 임상시험은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신약 출시를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궁극적 혜택은 결국 환자에게 돌아갈 것임을 강조한 그는 "특히 암 환자들에게 있어서 임상시험은 시판 전인 신약을 미리 투여한다는 점에서 치료에 대한 희망을 견고하게 할 수 있고, 의료비 부담을 더는데다, 한국인에 맞는 투여용량 등이 고려되는 등 암 치료 성적을 올리는데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병원입장에서도 임상시험 유치는 경영난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결국 제약회사, 환자, 의사, 병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것이 임상시험 산업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서울대학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이 현재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의 질을 끌어올리데 있어서는 국가 시스템상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강 교수는 세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첫번째는 실적이 없는 지역임상센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실효가 없다는 것. 활발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임상센터도 연구자가 부족해 허덕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없는 지역임상센터에 대한 지원보다는 현재 임상시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센터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두번째는 신속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임상시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부분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
 식약청 등 유관기관에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그는 전문가의 대폭 보강도 이뤄져야겠지만, 공동IRB제도 도입을 통해 시간 절약은 물론 임상시험의 질을 더욱 올리는 방안도 현재 논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의 Joint IRB제도를 언급하면서, 국내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간의 의견 대립은 있지만 대부분 사소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만간 공동IRB제도가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번째는 임상시험에 참가할 환자를 모집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 많은 혜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복지부, 식약청 등이 나서서 임상시험 참여의 장점을 적극 홍보해줬으면 한다"는 그는 환자들도 자신의 임상 참여가 결국 후세들에게 큰 혜택을 남기고 간다는 것을 상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임상시험에 필요한 인프라가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상황임에도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바로 많은 임상시험 참가자들 때문이라 덧붙인 강 교수는 "결국 충분한 환자수에서 다양한 표본이 나오고 이것은 바로 데이터의 신뢰도와 관련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젤로다의 임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한 강 교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하면서 "최근 신약들은 효과는 물론 환자의 편이성에 초점을 맞춰 주사제보다는 경구용제제로 만드는 것이 추세"라고 전하면서 국내 제약사도 적극적 M&A를 통해 R&D에 과감히 투자해 세계적인 신약을 많이 만들어냈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암 환자의 치료성적을 올리는 것이 의사로서 꿈이라 전한 그는 앞으로 임상시험 디자인의 퀄리티를 올리고, 문제 없이 잘 수행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김병수 기자 b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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