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엄완식
한양류마엄완식내과의원
원장

최근 '척추염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한양류마엄완식내과의원 엄완식 원장이 맡았으며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의 강연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강직척추염과 척추관절염의 진단과 치료

이상훈
경희의대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강직척추염과 척추관절염
강직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은 만성 염증성관절염으로 천장관절염(sacroiliitis), 골부착부염(enthesitis) 등을 특징으로 하며, 더 진행하여 천장관절(sacroiliac joint)과 척추의 골융합이 나타날 수 있는 척추의 류마티스질환이다.

1984년 발표된 뉴욕진단기준에서는 X-ray 영상의 천장관절 변화(grade 1~4)를 동반한 3개월 이상의 만성 염증성 요통, 요추의 운동범위 장애, 흉추의 운동범위 장애 등이 나타날 경우 강직척추염으로 진단하도록 했으며, 그 기준이 비교적 명확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직척추염을 척추관절염(spondyloarthritis)의 한 표현형으로 보는 관점이 있었다. 척추관절염은 척추도 침범하는 관절염이라는 의미로 반드시 척추 염증을 동반할 필요는 없으며, 이를 말초성(peripheral)과 축성(axial)으로 분류한다.
2004년경부터 척추관절염 치료에 종양괴사인자-α 저해제(tumor necrosis factor-α inhibitor, TNFi)가 도입됐고 강직척추염에서의 효과 역시 우수했다.

최근 MRI 추적 연구에서 초기부터 TNFi로 치료하면 강직척추염의 진행을 저해할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됐고 여러 진료지침에서도 방사선학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축성 척추관절염 환자에게 TNFi 치료가 권고되기도 한다.
현재 뉴욕 진단기준 역시 강직척추염을 방사선학적 증거 여부에 따라 non-radiographic (NR) stage와 radiographic stage로 분류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강직척추염의 발현을 막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방사선학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척추관절염은 X-ray 영상에서 병변이 관찰되지는 않지만 요통이 있고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e, MRI)에서 천장관절염이 나타난 경우를 일컫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척추관절염의 진단에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 전문가에 따라 진단에 의견이 엇갈리기 쉽다.

축성 척추관절염에 대한 강직척추염의 분류기준
국제척추염학회(assessment of SpondyloArthritis)는 45세 미만인 환자에게 요통이 3개월 이상 지속했을 경우 적용할 수 있는 축성(axial) 척추관절염 진단기준을 발표했다(Ann Rheum Dis. 2009;68:777-83). MRI에서 천장관절염이 관찰되고<그림 1>에 명시된 척추관절염 특징 중 한 가지 이상이 관찰되거나, 천장관절염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HLA-B27 유전자 검사 시 양성이면서 2가지 이상의 척추관절염 특징이 있을 때 축성 척추관절염의 진단기준에 부합한다.

 

영상학적 진단에서 강직성 척추염의 진단기준까지는 부합하지 않는 비방사선적 축성 척추 관절염의 영상학적 진단은 MRI에서 급성(active) 염증이어야 하는데,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만성관절 변화(골미란, 석회화 등)를 축성 척추관절염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영상의학과 소견서에서 골 미란(bone erosion)으로 판독되는 것이 원인인데, ASAS 기준은 MRI 소견을 골 부종(bone edema) 여부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골미란이 CT 또는 X-ray 영상에서 더 정확하며, MRI에서는 비특이적으로 과진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골변형, 진행을 보기 위한 영상은 X-ray혹은 CT이며 MRI는 급성염증을 보기 위한 검사 방법이다. 척추관절염 치료 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에 대한 반응성이다. 일반적인 척추관절염의 경우 80~90%가 NSAID 치료로 통증이 상당히 경감된다. 양호한 NSAID 반응의 정의는 최대 용량 투여 뒤 24~48시간 후에 요통이 거의 없거나 현격한 완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럴 경우 기계적 통증이 아닌 염증성 통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2005년 한 연구에서 계산한 바에 의하면, 만성 요통이 있는 환자 중 5%가 척추관절염이고, HLA-B27 양성 환자군과 MRI 양성 환자군의 경우 위험도가 음성 환자에 비해 9배가 높다. NSAIDs 반응 양성인 환자도 음성 환자의 위험도에 비해 5.1배나 되기 때문에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Arthritis Rheum. 2005;52:1000-8).

강직척추염의 병인 연구
동물 모델을 이용해 강직척추염의 병인을 밝힌 연구가 2012년에 발표됐다(Nat Med. 2012;18:1018-9). 이 연구에서는 interleukin (IL)-23을 과발현시켜 골부착부염과 대동맥염이 나타난 쥐모델을 이용했다. 염증 부위에서 얻은 T-cell을 분석해보니, IL-23 수용체가 있고 CD3+, CD4-, CD8-, ROR-γt+인 innate T-cell로 밝혀졌다.

강직척추염이 류마티스관절염과 달리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에 반응을 안 하는지를 아주 궁금해했는데, 류마티스관절염은 적응 면역(adaptive immunity)의 비중이 크고, 강직척추염은 초기 면역(innate immunity)이 주된 역할을 해서 그렇다는 가설의 근거가 밝혀진 것이다.

이 세포는 IL-22와 IL-17을 분비하는데 IL-17은 TNF를 거쳐 염증을 일으키고, IL-22는 골증식(osteoproliferation)을 담당한다. 따라서 좀 더 상위 단계인 IL-23을 저해하면 골증식과 염증 반응을 모두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세워졌다. 하지만 이 가설이 쥐모델을 기반으로 세워진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적용이 될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강직척추염 치료
강직척추염에서 NSAID의 사용에 대해서는 통증 시에만 복용해야 한다거나, 복용해도 별 효과가 없다는 의견, 척추가 모두 강직되면 통증도 없으므로 복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있었지만 류마티스내과에서는 병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치료적 접근을 시도했다. 먼저 염증표지자인 적혈구침강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ESR)와 CRP를 정상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치료하고 2년 뒤 병의 진행(modified Stoke Ankylosing Spondylitis Spine Score)을 비교해보았더니 NSAID를 지속해서 복용한 군은 2년 후 22%만 진행했고 통증 시에만 복용한 군은 45% 진행했다.

이를 근거로 NSAID의 꾸준한 복용이 치료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고 하위분석 연구에서는 환자 중에서도 CRP 수치가 상승한 군에서 지속적인 NSAIDs 복용의 효과가 두드러졌다(Arthritis Rheum. 2005;52:1776-65).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diclofenac 복용이 강직척추염의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어 논란이 있다.

MRI를 사용해 강직척추염의 진행을 평가한 캐나다의 연구에서는 TNF가 골형성을 억제하므로 오히려 강직척추염의 진행을 억제하는 물질이라는 가설을 세웠지만, 실제 연구 결과에서는 TNF를 억제하는 TNFi 사용군의 강직척추염 진행이 확연히 나타나지는 않았다. 추후 연구에서 이 연구의 연구자들은 골 부종만 있는 급성기에서는 TNFi가 염증을 줄여주고 골형성의 부작용이 없지만 이미 병증이 충분히 진행한 만성기에는 골 형성을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Arthritis Res Ther. 2009;11:101, Ann Rheum Dis. 2013;72:23-8).

2013년 infliximab을 이용해 73명의 강직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에서는 기저 상태에 골인대증식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의 MRI를 촬영했다. 그리고 환자를 염증 유무와 지방변성(fatty degeneration) 여부에 따라 분류하여 그 예후를 비교했다<그림 2>.

 

그 결과를 기반으로 내린 결론은 염증과 지방변성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에 TNFi를 사용하는 것은 강직척추염 진행 억제에 이점이 있지만, 병증이 진행된 뒤 사용하면 인대증식체 형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TNFi의 초기 치료가 자연 경과 보다 진행을 늦추는 지에 대해서는 현재 의견이 분분하다(Ann Rheum Dis. 2014;73:1819-25).

증례 소개
37세 여성 환자로 건선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Adalimumab으로 치료를 받다가 치료 편이성이 좋은 golimumab 50 mg로 변경해 4주마다 피하투여 중이었다. 관절 증상과 관련해서는 효과가 매우 좋았지만, 건선으로 인한 손톱변형이 나타나서 ustekinumab 45 mg으로 교체했다. Ustekinumab 투여 4주까지는 큰 반응이 없다가 4주째의 2차 투여 후 4주 경과 시점, 즉 golimumab을 중단한 지 2주째 되는 시점에 우측 손가락 관절이 모두 부었다. 스테로이드를 주사하여 호전됐으나 2차 투여 8주째에는 두 번째 손가락이 계속 부어있었고 통증이 동반되어 cyclosporin을 추가했다. 12주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하고 infliximab으로 변경 후 2주 만에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결론
척추관절염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척추관절염 특징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NSAID와 TNFi는 염증을 감소시켜 증상 개선에서 효과가 우수하지만 방사선학적 진행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며, 향후 염증을 감소시키는 TNFi와 IL-23 혹은 IL-17을 동시에 억제하는 약제가 증상 개선과 골 형성을 모두 억제하는 약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Discussion

패널<가나다순>
김기찬 김기찬내과 원장
김성훈 광명새움병원 내과 원장
나경선 나경선내과 원장
유양선 신촌연세병원 원장
윤명재 강남힘찬병원 원장
윤지열 강서힘찬병원 원장
이승원 한양류마티스내과 원장
이윤우 위더스내과 원장
정자헌 정자헌내과 원장

엄완식: 강직척추염에 대한 최신 연구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패널 여러분들은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나경선: 저는 강직척추염 환자를 X-ray로 추적 관찰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주기로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까? 그리고 병변 부분은 항상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시는지요?
이상훈: 진료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환자마다 병변이 나타나는 부위가 다르게 나타나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추간관절(facet joint) 부분을 자주 놓치게 되며, 강직척추염이 늦게 진단되거나 척추가 모두 굳어서 종합병원으로 오는 환자 중에 측면 영상에서는 정상인데 전후방향(AP) 사진에서는 병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측면 사진만 확인하라고 되어있는데, 환자가 크게 문제가 없다면 추시 간격은 2년 단위로 하고 모든 각도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윤우: 제 환자 중에 건선관절염에 TNFi를 사용해 초반에 호전을 보였는데, 2년 정도 지나 갑자기 건선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상훈: TNFi가 건선 및 건선관절염 치료에 적응증이 있지만, 간혹 역설적 건선이라 하여 TNFi 사용 직후 건선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치료를 지속하거나 다른 TNFi 제제로 변경하면 호전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TNFi를 안정적으로 사용하다가 건선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좀 다른 기전이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TNFi 치료를 지속한다고 해서 호전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승원: Ustekinumab이 아직 강직척추염 적응증을 획득하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상훈: 임상연구를 늦게 해서 그렇습니다. 건선에 집중하다가 강직척추염 임상연구가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지열: 제 환자 중에 TNFi를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투여 간격을 조금씩 연장하면서 용량감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간격을 어느 정도까지 늘려도 괜찮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상훈: 그것에 대한 원칙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능한 최대 기간까지 늘립니다. Infliximab의 경우는 중단했다 재투여할 경우 약제 중단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치료 반응이 안정적이고 잘 유지된다면, 6개월에 1회 정도로 투여 주기를 늘립니다.
엄완식: 약제 투여 주기는 늘리더라도 평가 주기는 제 기간에 시행하는 것이지요?
이상훈: 6개월 안에만 시행하면 됩니다.
윤명재: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과 강직척추염이 관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척추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무증상의 염증성장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발병원인이 초기 면역이라고 하셨는데 장 내 염증이 유발 원인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훈: 장에 있는 세균과 장의 내막에 있는 수지상 세포(dendrite cell) 간의 전쟁 과정에서 생기는 세포가 관절로 이행한다는 가설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말초 관절염은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척추관절염은 조금 틀립니다. 염증이 척추로 진행하는 것에는 아주 복잡한, 기계적인 병인이 작용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장자헌: 건선 환자 중 HLA-B27 양성이고 요통과 손발가락염(dactylitis)이 있으면, 건선관절염과 강직척추염 중에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십니까?
이상훈: 일단은 말초 척추관절염이라도 HLA-B27 양성이면 척추로 진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성훈: CT와 MRI 중 어떤 것을 먼저 찍습니까?
이상훈: 초기인데 CT에서 음성으로 나오면 MRI를 찍습니다. MRI에서 골 부종이 보이는 환자군과 CRP가 높은 환자군이 강직척추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30% 정도로 가장 높습니다.
김성훈: 젊은 남성 환자 중 축성 척추관절염이었는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 MRI상 골 부종이 보여 강직척추염으로 진단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훈: 초기 축성 척추관절염에는 해당하는 환자로 시간이 지나서 강직척추염으로 진행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기찬: MRI 촬영 시 천장관절과 요추를 모두 찍습니까?
이상훈: 아닙니다. MRI는 천장관절에 급성 병변이 나타났는지만 확인합니다. 환자가 허리 통증이 있을 때는 X-ray STIR 이미지를 통해 기계적 요통인지를 확인합니다.
유양선: 가이드라인에서 CT 촬영보다 X-ray를 사용하라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이상훈: 저는 CT가 강직척추염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MRI로는 골 파괴가 관찰되지 않고 심지어 골 융합이 일어난 경우도 MRI로 확인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MRI는 X-ray와 CT에서 병변 관찰이 안 될 때 초기 척추관절염을 의심하고 촬영합니다. 하지만 서구에서는 방사선 노출 문제로 CT 촬영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서구에서 NR로 진단해도 CT를 찍어보면 이미 진행된 강직척추염인 경우가 많습니다.
엄완식: 대학병원에서는 천장관절 CT 촬영이 가능하지만, 개원의 측에서는 그것이 잘 되는지 궁금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상훈: 제가 봤을 때 CT는 판독에 편차가 거의 없으므로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복부 CT만 찍어도 강직척추염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재촬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정자헌: CT를 1년에 한 번씩 촬영하는 것은 괜찮은지요?
이상훈: CT는 방사선 노출 문제 때문에 4~5년 후 정말 궁금하다면 찍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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