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확보한 주요우울장애 치료전략

국내 정신건강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우울증 진단부터 치료까지 임상현장에서 관리해야 하는 범위가 확대됐다. 우울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우울장애 치료에서 선택적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재흡수억제제(SNRI) 등 세로토닌 계열 항우울제가 우선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별로 다양한 치료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임상현장에서는 다양한 기전의 항우울제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는 유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안전성 관련 근거를 확보한 치료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초기 우울증 환자에 대한 효과 및 안전성 근거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조명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세인트존스워트의 현 위치는
미국내과학회(ACP)가 발표한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비약물요법과 2세대 항우울제의 치료효과 및 안전성을 분석한 가이드라인에서는 다양한 비약물요법을 대상으로 꼽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현재 사용되는 비약물요법으로 인지행동치료, 대인치료, 심리역동학 치료, S-아데노신-L-메티오닌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 세인트존스워트에 대해서는 별도의 챕터로 분류해 관련 근거들을 분석했다.

ACP는 세인트존스워트에 관련된 근거들을 평가한 결과 낮은 근거수준의 연구에서는 주요우울장애 치료효과가 약물요법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간 수준의 근거들에서는 약물요법보다 내약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SCOP(European Scientific Cooperative on Phytotherapy),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서도 유효성을 언급하고 있고 2008년 코크레인리뷰가 발표한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세인트존스워트’ 연구, 유럽의약국(EMA) 정리자료에서도 같은 맥락을 보이고 있다.

다른 항우울제와 차별화된 기전

 

세인트존스워트는 물레나물과 계열의 생약제제로 16~17세기부터 사용된 약물이다. 20세기 접어들면서 진행된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와 내약성을 평가했고, 현 위치에 자리잡았다. 대부분의 항우울제는 세로토닌과 노르아드레날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이에 비해 세인트존스워트는 SSRI와 SNRI의 복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파민, GABA(gamma-aminobutyric acid), L-글루타메이트 등 다른 신경전달물질 재흡수도 억제한다. 그런 한편 면역계에도 작용해 인터루킨-6의 분비를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부신축(adrenal axis)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분비 억제효과를 보인다. 종합하면 항우울 효과와 함께 항불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인트존스워트 추출물의 주요성분은 하이퍼포린, 하이퍼리신, 루틴이다. 하이퍼포린은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GABA, 글루타메이트 재흡수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이고, 하이퍼리신 역시 세로토닌 및 도파민 수송 시스템 억제에 추가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하이퍼리신은 코르티솔 조절 효과를 보이는 성분이기도 하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이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20~90세의 3250명을 대상으로 세인트존스워트의 4주 치료효과를 평가한 연구에서 67%의 환자들은 치료기간 중 정상화되거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하지 않았던 유해반응은 2.4%, 유해반응으로 인한 약물중단율은 1.5%로 낮았다(J Geriatr Psychiatry Neurol 1994;7:S34-S38).

근거 통한 안전성 확인
세인트존스워트의 적절한 항우울 효과가 가이드라인 등에서 확인된 가운데 관련된 근거에서는 다른 항우울제 대비 안전성을 보이고 있다. 2010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경증~중등증 우울증에 대한 세인트존스워트의 근거들을 통합적으로 분석,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European Neuropsychopharmacology 2010;20:747-765). 위약 대비 비교한 다수의 연구에서 대부분 경증 우울증 환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고 좋은 내약성을 보였다. 삼환계항우울제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효과와 내약성을 보였고 SSRI와 비교한 연구에서도 경증~중등증 우울증에 대한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순응도 평가에서는 전반적인 항우울제 순응도가 30~60%로 나타나는 가운데 삼환계항우울제, SSRI는 순응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반면 세인트존스워트는 유의하게 높은 복약 순응도를 보였다.

이와 함께 급성 주요우울증에서 SSRI와 비교한 연구(International Clinical Psychopharmacology 2010;25:204:8211;213)에서도 세인트존스워트는 높은 내약성을 보였다. DSM-Ⅳ에 따라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된 1661명에 대한 연구분석으로 세인트존스워트 제제 600~1800mg/day투여군, 파록세틴 20 또는 40mg/day, 위약군의 6주간 치료효과를 평가했다. 결과 전반적인 세인트존스워트군(31.5%)의 유해사건 발생률은 파록세틴군(76.2%)보다 낮았고, 위약(33.9%)과 유사했다(위약 대비 risk ratio 세인트존스워트군 1.1, 파록세틴군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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