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ASA, 성명 통해 혈관성 치매 예방·치료전략 제시

알츠하이머병 이어 혈관성 치매 주목
“고령인구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조절을 통해 혈관성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AHA)와 산하 뇌졸중협회(ASA)는 지난 2011년 혈관성 치매 관련 성명을 통해 혈관질환과 치매의 연관성에 이어 심혈관 위험인자 조절을 통한 치매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양 학회는 ASA 공식저널인 Stroke 2011;42:2672-2713에 ‘혈관성 인지장애 및 치매와 혈관인자 기여도’ 제목의 성명을 발표, “뇌동맥경화증을 적절히 치료·관리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혈관성 인지장애의  정의
치매로 불리는 인지장애는 혈관질환과 알츠하이머병 또는 둘의 동반이환이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는 진단과 치료에 있어 알츠하이머병이 더 주목을 받아왔다. 혈관인자들이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인지장애 및 치매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데 학계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성명은 우선 혈관성 인지장애를 “치매에서 경증의 인지결함에 이르기까지 뇌혈관질환과 관련된 모든 인지장애의 영역”으로 정의했다. “체내 인지영역 중 적어도 1곳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에서 발현되는 임상적 뇌졸중이나 무증상 뇌혈관손상 및 인지장애의 증후군”으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다. 성명은 혈관성 치매(VaD, vascular dementia)를 혈관성 인지장애(VCI, vascular cognitive impairment) 중 가장 중증의 형태로 분류했다.

뇌동맥경화가 인지장애 원인
AHA·ASA는 이와 관련해 “심혈관질환을 야기하는 동맥경화증이 연령과 관련된 혈관성 인지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고혈당·흡연 및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로 인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차단될 경우 혈관성 인지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심혈관질환이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작용해 노령인구의 인지장애를 유발하며, 이러한 혼합장애가 노인치매의 가장 흔한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심혈관 위험인자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지표
양 학회는 “상당수의 경우,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marker)들이 뇌졸중의 위험인자와 일치한다”며 “심방세동,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외에도 경동맥내막중막두께(CIMT), 동맥경직 등이 혈관노화의 지표인 동시에 혈관성 인지장애의 위험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혈관 위험인자를 여럿 보유했거나 동맥경화증 환자들의 경우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학회는 더 나아가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의 전통적인 위험인자의 진단과 조절을 통해 혈관성 인지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생활 및 약물요법을 통해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치료하는 것으로도 일부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단언했다. 성명은 이와 관련해 “아직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치료 및 예방이 연령에 따른 인지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방·치료전략
혈관성 인지장애 성명의 핵심은 “혈관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관련 위험인자의 조절을 통해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HA와 ASA는 성명에서 치매예방을 위한 관리 대상으로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당, 흡연, 음주, 체중, 식이 등을 언급했다.

고혈압 치료는 최고등급으로 치매예방에 권고됐다. 뇌졸중의 가장 주된 위험인자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의 인자들은 아직 치매예방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고려해 볼 수도 있는 전략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면 약물요법 가운데 항산화제와 비타민B 제제는 치매예방의 혜택과 관련해 유익하지는 않은 것으로 언급됐다. 더불어 혈관성 치매 환자에서 인지기능 개선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약제로는 도네페질, 갈란타민, 메만틴 등이 언급됐다.

고혈압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고혈압 치료가 권고된다(Class I, Level A).
- 뇌졸중 환자에서 혈압강하는 뇌졸중후 치매(post-stroke dementia)의 위험감소에 효과적이다(I, B).
- 중년 이상 연령대에서 혈압강하 전략이 치매예방에 유용하다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IIa,  B).
- 80세 초과 연령대에서 치매예방을 위한 혈압강하 전략의 유용성은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B).

고혈압 치료는 혈관성 인지장애 예방에 유용한 전략으로 권고됐다. 고혈압이 뇌졸중의 명확한 위험인자인 만큼, 해당 인자의 조절을 통해 뇌동맥경화증 - 뇌졸중 - 혈관성 인지장애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권고의 핵심이다.

성명은 고혈압 치료를 혈관성 인지장애 예방전략에 있어 최고등급으로 권고했다. 성명은 구체적으로 “중년 이상 연령대에서 고혈압 치료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80세 초과의 초고령에서는 아직 혈압강하 전략의 유용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고혈당·고콜레스테롤혈증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고혈당 치료가 타당할 수도 있다(IIb, C).
- 당뇨병·고혈당 치료의 치매예방 효과는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C).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가 타당할 수도 있다(IIb, B).
- 치매예방을 위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의 유용성은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C).

고혈당과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전략은 치매 예방효과에 대한 유용성이 아직 명확히 확립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두 위험인자가 동맥경화증과 이로 인한 혈류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명확하다는 점은 인정됐다. 성명은 “고혈당의 경우, 대부분이 관찰연구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정신증상과 인지장애의 중요한 위험인자”라고 언급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관련해서는 “스타틴 요법을 통한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는 있으나 고령인구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지는 못한다”며 “관찰연구에서도 스타틴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가 미약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두 위험인자와 동맥경화증 및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감안해 치매예방에 고려해볼 수도 있는 전략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타 예방전략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금연효과에 대한 근거는 타당하다(IIa, A).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음주조절, 체중조절, 운동 등은 타당할 수도 있다(IIb, B).
- 지중해식 식이조절은 일부 연구에서 인지장애의 완화와 연관성이 있었던 만큼, 치매예방 전략으로 타당할 수도 있다(IIb, B).
- 현재의 근거를 고려할 때,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항산화제와 비타민B 제제는 유익하지 않다(III, A).
- 비타민 보조제는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나, 인지기능 개선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치매예방의 유용성 또한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B).
- 운동은 인지장애 예방에 고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타 생활요법이나 비타민요법의 유용성은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다(IIb, B).
- 혈관성 인지장애 위험군에서 염증성 인자 치료가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IIb, C).
- 혈관성 인지장애 예방을 위한 항응집(antiaggregant) 효과는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B).
성명은 이 외에도 생활요법과 관련해 금연의 치매 예방효과를 인정하고, 음주조절·체중조절·식이조절·운동 등은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고려해볼 수도 있는 전략으로 권고했다. 반면, 항산화제와 비타민B 제제는 혈관성 인지장애 예방 혜택이 없는 것으로 언급됐다.

인지장애 치료약제
- 혈관성 치매 환자에서 도네페질(donepezil)의 인지기능 개선효과는 유용하다(IIa, A).
-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동반 환자에서 갈란타민(galantamine) 투여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IIa, A).
- 혈관성 치매 환자에서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과 메만틴(memantine)의 혜택은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IIb, A).

성명은 “혈관성 치매를 타깃으로 하는 도네페질, 갈란타민, 메만틴 요법 등이 적정한 인지개선 효과를 일관되게 보여왔지만, 기능적 또는 전반적인 혜택은 일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며 고려해볼 수 있는 혈관성 치매 치료전략으로 이들 약제를 언급했다.

도네페질은 혈관성 치매 환자의 인기기능 개선에, 갈란타민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동반 환자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약제로 언급됐다. 한편 최근 발표된 ASCOMALVA (Journal of the Neurological Sciences 2012;322:96-101) 연구에서는 도네페질과 같은 콜린에스테라아제 차단제(Cholinesterase inhibitors) 표준요법에 콜린알포세레이트(choline alphoscerate)를 병용할 경우 도네페질 단독에 비해 허혈성 뇌혈관 손상이 동반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콜린성 요법 혜택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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