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명 분석 결과, 스타틴 복용하면 파킨슨병 위험 1.6배 높아져

 

스타틴이 파킨슨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예방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을 높인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16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신경외과학회(ANA) 연례학술대회(16~18일)에서 미국 펜실베니아주립의대 Xuemei Huang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에서 질환 발병 위험이 약 1.6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자 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Archives of Neur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스타틴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파킨슨병 위험을 26%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기에(Arch Neurol. 2012;69:380-384), 향후 스타틴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스타틴·비스타틴 복용하면 파킨슨병 위험↑
복용 후 첫 1년 '주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0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이 등록된 MarketScan Commercial Claims and Encounters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 총 2만 1559명을 확인했다.

이들은 일차 또는 이차 진료에서 파킨슨병을 진단받았거나 파킨슨병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또는 파킨슨병 치료법 중 하나인 뇌신부자극술을 받았다.

나이, 성별과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등의 합병증을 보정해 위험도를 분석 결과, 스타틴 또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비스타틴 계열을 복용한 경우 파킨슨병 위험이 1.61배에서 1.67배 증가했다(OR 1.61~1.67; P<0.0001).

특히 고지혈증이 동반된 환자가 스타틴을 복용했을 때 파킨슨병 위험이 더 컸다. 퇴행성 신경질환인 알츠하이머 역시 스타틴을 복용한 경우에 위험이 증가했지만 파킨슨병과 비교해 그 정도는 미미했다(OR 1.01~1.12; P=0.055).

이러한 연관성은 심바스타틴(simvastatin)과 같은 친유성 스타틴, 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이 속하는 친수성 스타틴, 비스타틴 계열 간에 차이가 없었다.

Huang 교수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스타틴을 복용할 경우 오히려 파킨슨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스타틴이 콜레스테롤 합성뿐만 아니라 세포 기능에 필요한 코엔자임 Q10 합성을 막아서 파킨슨병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스타틴 치료 기간에 따른 파킨슨병 위험을 평가하고자 환자-대조군 연구를 시행했다. 파킨슨병 환자와 대조군을 총 2458쌍 매칭했고, 치료 기간에 따라서 계층화했다.

그 결과 스타틴 복용 후 첫 1년에 파킨슨병 위험이 1.93배 높았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였는데 1년과 2.5년 사이에는 1.83배, 2.5년 이후에는 1.37배 증가했다.

Huang 교수는 "스타틴을 처음 복용한 경우 파킨슨병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아진다"면서 "스타틴으로 처음 치료받는 사람들은 파킨슨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으므로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상반된 연구 결과, 이유는 '교란인자'·'출판편향'

이처럼 스타틴과 파킨슨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연구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Huang 교수는 올해 초 발표된 보고서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Pharmacoepidemiology and Drug Safety에 실린 보고서에서는 대부분 연구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Pharmacoepidemiol Drug Saf. 2016 Aug 16. Epub ahead of print).

보고서에 따르면, 교란인자를 보정하지 않은 연구들은 위험도 스타틴이 파킨슨병 예방 효과가 있었지만(RR 0.75) 콜레스테롤 또는 고지혈증을 보정하면 예방 효과가 없었다(각각 RR 0.91; RR 1.04).

Huang 교수는 "스타틴이 파킨슨병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스타틴 적응증에 대한 교란인자를 최소한으로 보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Huang 교수는 "실패보다는 성공했다는 논문을 선호하는 출판편향(publication bias) 역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스타틴이 파킨슨병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고한 몇 안 되는 연구 중 하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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