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페론 치료 전략 완전히 삭제...새로운 경구용 DAA 나란히 입성

 

최근 유럽간학회(EASL)가 만성 C형간염(HCV)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전격 발표했다(9월 9일자 유럽간학회저널).

2015년 개정판을 낸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뤄진 개정인데, 자료 취합, 내부 검토 등 사전제작기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전판 제작 후 바로 개정작업에 들어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빠른 움직임은 최근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제(DAAs)들이 개정판이 나오기 무섭게 잇따라 허가되면서 선택을 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등장으로 올해 개정판부터는 더는 인터페론 전략도 등장하지 않는다. 또 NS3/4A 프로타아제 억제제인 시메프레비르 역할도 최소화시켰다. 대신 그 자리를 새로운 치료제들이 채웠다.

이러한 행보는 EASL이 초기부터 강력한 항바이러스 제제를 통해 조기에 C형간염 질환을 퇴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새롭게 바뀐 EASL 2016 HCV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올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진단과 스크리닝(선별검사) 항목이 일부 추가됐다. 진단 항목의 경우 HCV 중심항원(Core antigen)을 HCV 재발 써로게이트 마커(surrigate maker)로 정의했고, 이는 만성 C형간염 진단을 위해 기존 HCV RNA 어쎄이(assays)를 사용할 수 없거나, 가능하지 않을 때 대체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다.

또 스크리닝 항목에서는 진단툴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2015년 판에는 단순히 빠른 진단 테스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간단히 언급한 반면에 이번 개정판에서는 항 HCV 항체 스크리닝을 위한 툴로 기존의 전통적인 효소면역분석법(enzyme immnoassay assay) 대신에 혈액 샘플을 이용하거나 구강내 피부 점맥액을 이용한 테스터 툴을 사용할 수 있다고 구체화했다.

치료 부분은 올해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다. 눈에 띄는 것은 인터페론 치료 옵션을 아예 없앴다는 점이다. 이전 가이드라인에서는 인터페론을 포함하는 옵션을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여전히 유용성이 있는 옵션으로 남겨뒀으나 이번 개정판에서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인터페론의 시대의 종말을 담은 의미있는 개정판이기도 하다.

△유전자 1형 총 5가지 치료 전략 제시

Option 1. 소포스부비르(NS5B nucleotide polymerase inhibitor)/레디파스비르(NS5A inhibitor)

인터페론 제제의 퇴출로 본격적인 치료는 모두 DAA로 시작된다. 먼저 유전자 1형의 경우 첫 번째 옵션은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요법 전략이다. 이는 서로 다른 계열의 강력한 항바이러스 제제를 하나의 복합제로 만든 약물로 국내에서도 하보니로 판매되는 약물이다. 간경변 동반 유무에 따라 치료기간이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리바비린을 사용하지 않는 단독요법이 권고된다.

▶간경변 없는 경우

EASL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유전자 1a형 HCV 환자이면서 치료경험(인터페론+리바비린, DAAs)이 없고 대상성 간경변까지 없으면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12주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베이스라인 HCV RNA 수치가 6백만/IU/ml 미만으로 환자의 간기능 상태가 좋다면 8주 치료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같은 상태지만 치료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요법에 리바비린을 추가해 12주간 치료하면 된다. 만약 리바비린 내약성이나 금기 등으로 같이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단독 전략을 12주 더 늘려 총 24주간 치료해야 한다.
유전자 1b형 HCV 환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경우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요법을 리바비린 없이 12주간 치료하면 된다. 단 치료경험이 없고 간기능 상태가 좋으면 8주 치료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간경변 있는 경우

대상성 간경변이 있는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을 12주간 치료하면 되는데, 차이라면 8주간 단기 치료는 권고되지 않는다.
유전자 1a형 HCV 환자 중 치료경험이 없는 경우,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을 12주간 치료하면 되며, 치료경험이 있다면 리바비린과 함께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을 12주간 사용하거나, 리바비린을 쓰지 못하는 상황인 경우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을 24주간으로 늘리면 된다. 아울러 유전자 1b형 HCV 환자는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만 12주간 사용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만약 NS5A 내성 검사를 통해 베이스라인에서 레디파스비르 내성 유전자가 나타난 경우, 치료경험이 있지만 DAA 사용 경험이 없는 유전자 1a형 HCV 환자는 대상성 간병변 유무에 상관없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요법을 리바비린과 함께 12주간 치료하는 것을 권고했으며, 반대로 레디파스비르 내성 유전자가 없으면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12주 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Option 2. 소포스부비르(NS5B nucleotide polymerase inhibitor)/벨파타스비르(NS5A inhibitor)

두 번째로 나열한 옵션은 새롭게 진입한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전략이다. 이 약물은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높인 약물이다. 따라서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와 계열은 같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유전자 2형과 3형 HCV 환자들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강력한 약물인 만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리바리린 없이 12주 요법으로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도 유전자 1a형, 유전자 1b형, 치료경험 유무, 간경변 동반 유무에 상관없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12주 치료만으로 높은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간경변이 없는 환자들을 위한 HCV 치료 가이드라인

Option 3. 옴비타스비르(NS5A inhibitor) /파리타프레비르(NS3/4A)/리토나비르+다사부비르(NS5B)(이하 3D)

부스터로 사용한 리토나비르를 포함 총 3가지 성분(NS5A/NS3/4A/r)이 하나의 정제로 들어가 있고, 여기에 다사부비르(NS5B)가 또 하나의 정제로 구성된 강력한 항바이러스 제제가 유전자 1형 HCV 치료로 권고되는 세 번째 옵션이다. 기본적인 요법은 다른 조건에 상관없이 유전자 1a형 HCV 환자에는 리바비린을 같이 써야 하고, 1b형 HCV 환자에는 리바비린을 쓰지 않는다.

▶간경변 없는 경우

유전자 1a형 HCV 환자는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3D 요법을 리바비린과 12주간 치료하면 된다. 같은 조건으로 1b형HCV 환자인 경우에는 리바비린을 제외한 3D 요법을 12주간 치료하는데, 이 경우 이전 치료경험이 없으면 8주 치료도 가능하다.

▶간경변 있는 경우
유전자 1a형 HCV 환자로 간경변이 있다면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리바비린과 함께 3D 요법을 24주간 치료해야하며, 유전자 1b형 HCV 환자는 리바비린없이 3D 요법 12주 치료만으로 가능하다.

Option 4. 그라조프레비르(NS3/4A protease inhibitor)/엘바스비르(NS5A inhibitor)

네 번째 옵션은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요법으로, 이 또한 하나의 정제로 구성된 약물이다. 가장 최신의 약물로 강력한 바이러스억제율을 자랑한다.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치료법도 같다.
 
유전자 1a형 HCV 환자에 쓸 경우 HCV RNA 수치가 80만IU/ml 이하면 리바비린 없이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요법 12주 치료가 권장되고, 80만IU/ml 초과면 라바비린과 함께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16주 치료가 필요하다. 유전자 1b형 HCV 환자는 리바비린없이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요법을 12주간 치료한다. 이러한 치료 기준은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서도 동일하다.

Option 5. 소포스부비르(NS5B nucleotide polymerase inhibitor)+다클라타스비르(NS5A inhibitor)

다섯 번째로 제시된 옵션은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요법으로 국내에서도 닥소요법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치료 옵션이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와 함께 모든 유전자형에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복합제이다. 이 또한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치료법이 동일하다.

유전자 1a형 HCV 환자로서 이전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는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12주 치료가 권고된다. 또 치료경험이 있는 환자는 리바비린 추가 유무에 따라 12주와 24주로 나뉜다. 유전자 1b형 HCV 환자의 경우에는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요법 12주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유럽간학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서 발빠르게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는 것은 유럽이 C형간염 질환 퇴치를 중요시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효과가 떨어지는 인터페론과 기존 약제들을 모두 제외하고 새로운 신약 중심의 가이드를 마련해 다양한 옵션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올해 가이드라인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2형 치료 옵션 3가지에서 2가지로 줄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EASL이 제시한 유전자 2형 HCV 환자에 대한 치료 지침은 간단하다. 이전 개정판만 해도 인터페론 병용 등 3가지가 존재했으나 이번 개정판에서는 2가지로 줄었다. 권고한 옵션은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요법과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요법이다. 이전 판에 있었던 소포스부비르+리바비린 요법도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삭제됐다. 치료법은 두 옵션 모두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또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모두 리바비린을 추가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며, 치료기간도 12주이다.

△유전자 3형 치료 유전자 2형과 거의 동일
치료경험 없으면 리바비린없이 12주 치료 권장

유전자 3형 HCV 환자들의 치료 옵션은 유전자 2형 HCV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는 옵션과 동일하다. 따라서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요법과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요법이 권장된다. 치료법 또한 거의 동일하다.

Option 1.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우선 간경변이 없으면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치료경험이 있으면 리바비린 없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요법 12주 치료를 진행하며, 치료경험이 있으면, 리바비린 추가 여부에 따라 12주 또는 24주로 나뉜다. 리바비린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한 두가지 옵션인 것이다. 간경변이 있는 경우는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리바비린과 함께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요법 12주 치료를 진행하거나, 리바비린을 쓰지 않을 경우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요법 24주 치료를 하면 된다.

Option 2.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간경변이 없고 이전 치료경험이 없으면, 리바비린없이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요법을 12주간 치료하며, 치료경험이 있으면, 리바비린과 함께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요법을 12주간 치료하거나, 리바비린을 쓰지 않고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요법을 24주간 치료한다. 간경변이 있는 경우에는 이전 치료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가 리바비린과 함께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요법을 24주간 치료해야 한다.

△유전자 4형 치료 6가지 치료 옵션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리바비린없이 12주 치료

올해 개정판에서 권고하는 유전자 4형 HCV 환자 치료 옵션은 모두 6가지다.이전 가이드라인에서도 6가지 옵션이 있었지만 인터페론을 포함하고 있었던 반면 올해 개정판은 모두 DAA 제제로 구성됐다는 점이 다르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3D,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소포스부비르+시메프레비르 등 6가지다. 옵션이 많아 복잡할 것 같지만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치료법이 모두 같다.

또한 기본적으로 치료경험이 없으면, 리바비린을 쓰지 않고 12주간 치료하며, 치료경험이 있으면, 리바비린과 함께 12주 치료하거나, 리바비린을 못쓸 경우 24주간 치료하면 된다.

다만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옵션의 경우는 이전 치료 경험유무에 상관없이 라바비린과 함께 12주간 치료해야하며,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옵션은 유전자 1a형 HCV 환자에서 제시한 것과 동일하게 치료경험이 있는 경우 HCV RNA 수치가 80만IU/ml 이하면 리바비린 없이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요법 12주 치료를, 80만IU/ml 초과면 라바비린과 함께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16주 치료를 해야 한다.

간경변이 있는 환자들을 위한 HCV 치료 가이드라인

△유전자 5형과 6형 3가지 옵션 권고

유전자 5과 6형 HCV 환자 치료옵션은 같다.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소포스부비르+다클라타스비르 등 모두 3가지 옵션으로 이 또한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치료법은 동일하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요법을 제외한 나머지 두 옵션은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리바비린 없이 12주 치료를 하면되며, 치료경험이 있는 경우 리바리린과 함께 12주 치료하거나, 리바비린을 쓰지 않으면 24주간 치료한다.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요법은 치료경험 유무를 구분하지 않고 리바비린 없이 단독으로 12주간 치료한다.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치료요법인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은 거의 모든 유전형에서 리바비린을 사용하지 않고 12주 치료만으로 완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며 그라조프레비르/엘바스비르 옵션 또한 초치료에서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양한 옵션이 나오면서 HCV 치료도 맞춤형 치료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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