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요골동맥 통한 시술로 국소합병증 거의 없어

미국에서만 매년 60만명이 치료를 받으며, 국내에서는 2003년 기준으로 약 2만7000건이 시행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관상동맥중재술은 비록 심장 외과수술에 비해 간편한 방식이나, 합병증 위험 등으로 입원-치료-퇴원에 3~4일 정도가 소요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시술후 당일 퇴원이 가능한 관상동맥중재술이 소개되면서 기존 시술에 필적하는 효과에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당일 퇴원 관상동맥중재술의 효과와 안전성 및 편의성에 대해 자세히 들어본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지거나 막혀, 흉부통증과 심장기능 저하 나아가서는 사망을 초래하게 되는 질환이다. 치료방법은 약물요법과 외과적 수술, 그리고 관상동맥중재술로 나눌 수 있다.
 관상동맥중재술은 대퇴동맥(femoral artery)이나 요골동맥(radial artery)을 통해 직경 2~3㎜ 정도의 관을 삽입한 후 그 관을 통해 여러 가지 기구를 삽입, 관상동맥의 좁아진 부위를 확장하는 시술이다. 관상동맥우회로수술에 필적하는 효과를 가지면서도 입원기간이 짧고, 위험과 고통이 적으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최근 약물코팅스텐트의 도입에 따라 재발로 인한 재시술률이 5%로 크게 감소하면서 시술 건수가 매년 크게 증가하여, 2003년에는 약 2만7000건의 관상동맥중재술이 시행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허혈성심장질환 관련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2005년).
 관상동맥중재술은 비교적 고난이도의 시술로 위험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어, 약 2~4일간의 입원기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장비의 발달과 경험의 축적으로 인해 시술 성공률이 95% 이상에 달하고, 시술 후 위험도 또한 크게 감소했다. 현재 국내 관상동맥중재술 후 30일 이내 동일부위 재시술률은 0.6%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건강보험 심사평가원 허혈성 심장질환 관련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2005년).
 이에 따라 최근 비교적 저 위험군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도 시술을 시행하는 제도, 즉 입원 당일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고 당일 퇴원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이를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이라고 한다.
 최초의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은 1997년 네덜란드의 Kiemeneij 박사에 의해 보고됐다(J Am Coll Cardiol 1997;29:323-7). 그러나 당시의 보고에 따르면, 총 188명 환자중 100명의 환자(53%)가 당일 퇴원할 수 있었고 그 중 3명의 환자가 1달 이내 재입원이 필요했다. 동 그룹은 2001년 총 16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좀더 체계적인 `OUTCLAS` 연구를 시행, 66%의 환자에서 당일 퇴원이 가능하였고 특별한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없었다고 보고했다(Catheter Cardiovasc Interv 2001;53:204-8). 그러나 이 제도는 시술 후 합병증의 발생을 우려해 크게 확산되지 못하였고 유럽과 캐나다의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돼 왔다.
 삼성서울병원은 1996년 부터 진단적인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2001년 5월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중재술을 도입했다.
 2004년 대한순환기학회지(순환기2004:34: 647-654)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2001년 5월~2003년 10월까지 총 230명의 환자에게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한 결과 206명 (89.6%)에서 당일 퇴원이 가능했다. 당일 퇴원하지 못한 이유는 시술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가 12명, 분지부 병변 등의 고위험 시술을 시행한 경우 3명, 그리고 시술결과와 관련 없이 환자가 당일 퇴원을 원하지 않은 경우가 9명이었다. 퇴원 1일 및 7일 후 전화추적 결과, 2명에서만 경미한 국소부위 혈종이 있었고 다시 입원이 필요한 주요한 심장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화설문에서도 96%의 환자가 당일 입퇴원 시술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후 해당 시술은 동 병원에서 계속 확장돼 2005년 11월까지 총 937명의 환자에게 입원 당일 관상동맥중재술이 시행됐고 그 중 733명(78%)이 당일 퇴원하였으며 아직 30일 이내 응급 재입원은 없었다.
 당일 퇴원율이 감소한 이유는 초기보다 고위험군의 환자가 더 많이 포함되어 시술 후 1~2일간의 관찰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증가하였기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병원은 삼성서울병원 밖에 없다. 일부 병원에서 진단적인 관상동맥조영술을 당일 입퇴원 제도로 시행하고 있을 뿐이고, 극히 일부 환자에서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중재술을 시행하고 있다.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은 경요골동맥시술(transradial approach)을 기본으로 한다. 기존의 관상동맥시술은 대퇴동맥을 통하여 시행되기 때문에 시술 후 지혈을 위해 장기간(14시간) 누워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대퇴동맥 부위의 혈종이나 출혈 등의 합병증 빈도가 높아 환자의 불편이 있었고 그에 따라 입원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대퇴동맥을 지혈시키는 지혈기구(closure device)가 도입돼 지혈을 위해 누워 있어야 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대퇴동맥 합병증의 빈도는 감소하지 않아 당일 퇴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5년에 Slagboom 등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중재술을 대퇴동맥을 통해 시행하는 경우는 요골동맥을 통하는 경우보다 출혈위험이 높아서 당일 퇴원율이 낮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가능한 모든 환자에서 경요골동맥시술을 시행한 결과, 환자가 시술 후에 바로 일어나 앉을 수 있고, 시술 후 5~6시간이면 퇴원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극히 일부의 국소적인 통증 이외에 심각한 국소적 합병증도 거의 없었다.
 2004년 1월부터 이러한 시술을 수탁제도로 확장하였다. 수탁시술제도는 1차 또는 2차 의료기관의 의사가 삼성서울병원으로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을 수탁 의뢰하면, 환자는 외래나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입원하게 되고 입원 당일 관상동맥조영술 및 중재술이 시행되며 대부분의 환자가 당일 퇴원한다. 퇴원 시 의뢰 의사에게 전화로 결과를 통보하고 환자에 대해 상의를 하며 원칙적으로 환자는 의뢰병원으로 즉시 다시 전원된다.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중재술 수탁제도의 장점은, 의뢰하는 병의원의 의사는 1) 큰 병원으로 환자를 완전 전원하지 않고도 관상동맥조영술 및 중재술을 시행할 수 있어 환자를 계속적으로 진료할 수 있고 2)3차 의료기관 의료진과의 상의를 통해 의뢰한 환자에 대한 피드백(feed back)을 즉시 받을 수 있으며 관상동맥 질환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의뢰된 환자는 1)병원에서 숙식하는 불편이 없이도 관상동맥시술을 받을 수 있고 2)자기 주치의인 집 근처의 의원을 편하게 다니면서 3차 진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는 240명의 환자에서 이 제도를 통해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하였고, 그 중 160명에서 관상동맥중재술이 시행돼 환자 및 의뢰병원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관상동맥중재술의 발전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더 높은 성공률과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환자의 불편도 더욱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 제도이다. 현재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시술은 비교적 저위험군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향후 그 적용대상이 더 넓어질 것이고 환자의 불편을 더욱 감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권 현 철 /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