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찾기에서 시작한 비콘...모바일 결제부터 경영 효율화까지 넘본다

▲ 부산대병원 비콘 서비스 모습

구조가 복잡한 대학병원에서 길을 찾는 단순한 서비스에서 시작한 비콘(Beacon)이 이제 진료예약, 진료비 결제 등까지 발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비콘은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을 이용해 사람이나 사물 등의 위치를 파악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다. 사람이나 사물을 연결해주는 사물인터넷(IoT)의 핵심 분야로 O2O 시장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서비스다. NFC의 신호 감지 거리는 10cm 미만이지만 비콘은 최대 50m에서도 신호를 감지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병원뿐 아니라 일상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용 앱을 다운로드한 고객이 가계에 들어오면 이를 인식해 포인트가 부여되거나, 쿠폰 등이 발행되는 서비스도 비콘이다. 또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서 비콘을 설치하면 위치를 찾아갈 수 있고 박물관이나 전시회 등에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외에도 치매노인이나 아이가 있을 때 실시간 존재 확인이 가능하고, 사무실 입퇴실 관리도 가능하다. 

병원 내 길찾기 유용

초기 분당서울대병원에 비콘을 선을 보였을 때는 복잡한 병원 내에서 위치를 찾아가는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14년 3월 SK텔레콤과 비콘을 활용한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했다. 병원에 200여개 비콘을 설치해 병원 정보와 내부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가 잘 제공되다 최근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콘의 배터리 소모 문제가 생겨 병원 몇 곳에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것. 

병원 측 관계자는 "비콘 설치 이후 몇 년이 지나서 그런지 확실하지 않지만 비콘 장치의 배터리 소모 문제가 생겨 현재 개선 중"이라며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10월 말까지는 IOS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라매병원에서 분당서울대병원과 같은 시기에 비콘이 설치돼 현재 운영 중이다. 

진료대기 순서 안내 등 업그레이드

분당서울대병원이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면 부산대병원은 KT와 함께했다. 올해 1월부터 KT와 공동개발한 병원 환자 및 보호자의 편의를 위한  진료 및 길안내 서비스인 'HeNA : Healthcare indoor Navigation App, 이하 HeNA(헤나)' 서비스를 시작했다. 

병원 내부 500여 곳에 기기를 설치해 현재 병원 내 위치, 경로 및 진료대기 순서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길안내 서비스는 1초 간격으로 사용자의 위치를 측정하며 측정 정확도는 2m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비스는 HeNA 사용자가 병원에 오면 이를 자동으로 인지해 환자에게 대기번호표를 발급해 진료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진료 이력 확인, 주차관리 등도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9월 말 대한의료정보학회 세미나에 참석한 부산대병원 최병관 교수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를 밝힐 수 없지만 몇 가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병원에 가입한 회원이라고 하더라도 비콘에 또 가입을 해야 한다. 두개를 통합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잘 안 되고 있다"며 "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고,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의 사용은조금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에게 홍보가 아직 덜 된 상황이고, 모든 직원이 능숙하게 진료에 활용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아쉬워했다. 

진료비를 모바일 결제까지   

경북대병원이 비콘을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양대병원이 비콘을 설치하고 고객의 눈길 잡기에 나섰다. 병원 내부에 400개 비콘을 설치하고 진료예약부터 진료비 결제, 주차장 비용 등까지 가능한 헬스케어 솔루션 '엠케어'를 도입했다. 타 병원의 비콘과 비교해 엠케어의 특징은 진료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 최근 한양대병원이 비콘 서비스인 '엠케어'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구축한 데이타뱅크시스템즈 한 관계자는 "기존의 비콘은 모바일 결제가 안 됐지만 한양대병원 엠케어는 스마트 결제를 통한 진료비 납부가 가능한 점이 주목할만하다"며 "엠케어가 환자에게 대기시간 감소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병원 업무 자동화를 통한 비용절감의 편익을 얻을 수 있을뿐더러 환자에게는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이 서비스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는 전자처방전 연동 서비스와 실손처방 서비스, 의료진용 앱 등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안 숙제? 
비콘을 병원에 들여놓은 병원들은 모두 수집된 진료과별 분석, 식당과 커피숍 등 이용현황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병원 경영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비콘이 병원에 유용한 서비스지만 환자의 위치정보, 이동정보, 구입물품 등을 파악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와 부딪힐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데이타뱅크시스템즈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완은 큰 우려점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비콘이 중계기 역할만하고 모든 정보는 환자의 스마트폰과 병원에 보관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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