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류완희
전북의대 교수
전북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근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최신 지견'에 관한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전북의대 류완희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전북의대 이원석 교수가 강연한 후 토론이 진행됐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2016 EULAR 강직성 척추염 진료지침 개정판과 비TNFi 생물학제제
 

이원석
전북의대 교수
전북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근 영국에서 개최된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 (EULAR) 학회에서는 2010년 이후 6년 만에 개정된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 진료지침이 발표됐다.
근래 여러 학회 및 단체에서 새로운 진료지침들이 다수 발표됐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적용 시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2016년 EULAR의 강직성 척추염 진료지침은 미국류마티즘학회/미국척추염협회/척추관절염 연구 및 치료 네트워크(American College of Rheumatology/Spondylitis Association of America/Spondyloarthritis Research and Treatment Network, ACR/SPA/SRTN)의 2015년 진료지침(Arthritis Rheumatol. 2016;68:282-98)과 척추관절염 평가 국제학회(Assessment of Spondyloarthritis international society, ASAS)에서 2010년 발표한 TNF-α 억제제(tumor necrosis factor-α inhibitor, TNFi) 사용에 관한 지침(Ann Rheum Dis. 2011;70:905-8)을 잘 정리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2010년 진료지침은 전반적인 진료원칙 4개와 세부 권고사항 11개로 구성됐는데, 2016년에는 진료원칙 5개와 권고사항 13개로 그 수가 늘어났다.
2016년의 진료원칙은 표 1에 정리했으며, 1~4번 항목은 기존과 같고 5번 항목이 추가됐다<표>.

EULAR 권고사항 업데이트
이번 진료지침의 권고사항에서 변경된 내용을 정리하자면, 비약물적 치료에서 금연 교육이 추가된 것과 생물학제제 사용 요건에 MRI를 통한 영상학적 근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 종전에는 TNFi 사용 실패 시 다른 TNFi를 사용하도록 했는데 여기에 interleukin-17 저해제(interleukin-17 inhibitor, IL-17i) 사용이 추가된 점, 그리고 생물학제제의 점진적 용량감소(tapering)에 대한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추가 및 보완된 내용을 반영해 강직성 척추염의 1차 치료 과정을 정리해 보면, 임상적 진단이 내려진 모든 환자에 대해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교육하고, 물리치료를 고려해본다. 환자가 증상이 있을 경우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를 가능한 최대 용량까지 처방하고 2~4주 뒤 반응을 평가한다. 적절한 반응이 나타나면 치료를 지속하지만,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이상사례가 나타나면 2차 치료단계로 진행한다. 2차 치료단계에서는 증상 대부분이 말초에서 나타날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와 sulfasalazine의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척추 관련 증상이 주가 될 경우 앞서 설명한 기준에 따라 TNFi 처방 여부를 판단하고 사용 후 치료 반응을 평가한다. 2차 치료단계에서도 실패한 경우 다른 TNFi 또는 IL-17i로 변경 투여하는 3차 치료단계를 진행한다<그림 1>.

 

비TNFi 생물학제제
IL-23/IL-17 경로는 면역 질환의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가장 연구가 활발한 질환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인데, IL-23/IL-17 경로는 강직성 척추염과 특히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L-23은 신체의 여러 부위에 존재하는 IL-17 생성 세포들을 자극하며, 생성된 IL-17은 활막염을 비롯한 여러 염증을 매개한다(J Rheum Dis. 2015;22:61-8)<그림 2>.

 

IL-23/IL-17 경로를 표적으로 개발된 생물학제제 중 강직성 척추염에 적응증을 갖는 약제로 IL-17을 저해하는 secukinumab이 있다. 앞서 소개했듯이 2016 EULAR 진료지침에서는 IL-17i의 사용을 3차 치료단계에 추가했는데, 비TNFi 생물학제제가 처음으로 권고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근거가 되는 연구들을 간략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secukinumab의 효능을 알아본 2건의 3상 임상시험결과가 2015년 1월 발표됐다. 첫 번째 임상시험(n=371, MEASURE 1)에서는 치료군에게 환자 체중 1 kg당 10 mg을 0, 2, 4주에 정맥주사 후 4주마다 150 또는 75 mg의 유지용량을 피하주사로 투여했다. 두 번째 임상시험(n=219, MEASURE 2)은 초기 투여를 따로 하지 않고 150 또는 75 mg의 피하주사를 1, 2, 3, 4주 그리고 4주마다 투여했다는 점이 다르다. 20주째 두 가지 방법의 치료군 모두 위약군 대비 우수한 ASAS20 및 ASAS40 반응률을 나타내었고 치료군에 대한 52주 연장 연구에서도 그 효과가 유지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에 대한 2년(104주) 추적관찰 연구가 이번 EULAR 포스터 세션에서 소개됐다. 이 연구는 초기 정맥투여를 시행한 MEASURE 1 치료군을 대상으로 영상학적 변화를 확인했는데, 대상자의 80%에서 영상학적 진행이 관찰되지 않았고(modified Stoke Ankylosing Spondylitis Spine Score, mSASSS 변화<0), 치료 전 인대골극(syndesmophytes)이 관찰된 환자 중 70%에서 치료 후 추가 병변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효과는 두 용량군 간 비슷하게 나타났으나, 2년이라는 추시 기간이 약제의 임상적 효용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다소 짧은 감이 있다. MEASURE 1 및 2의 치료군에 대한 증상 및 징후의 개선은 각각 다른 연구로 발표됐는데, 두 발표 모두 52주째의 개선된 정도가 104주까지도 유지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TNFi와 IL-17i의 효과를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서 비교한 연구결과가 EUALR 구두발표 세션에서 소개됐다. Adalimumab 40 mg과 secukinumab 150 mg을 비교했는데, 두 약제 간 ASAS20 및 ASAS40 반응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EULAR 2016에서는 또 다른 비TNFi 제제인 tofacitinib에 대한 16주 임상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아직 장기연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현재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ustekinumab이 있는데 이 외에도 IL-12/23을 저해하는 ustekinumab 역시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Discussion

패널 <왼쪽부터 가나다순>
김윤아 대자인병원 과장 류마티스내과
최윤정 전북의대 교수·전북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홍명주 예수병원 과장 류마티스내과



류완희: 이번 2016 EULAR 진료지침은 생물학제제를 이용한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에서 TNFi 이외의 제제가 권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IL-12/23을 저해하는 ustekinumab은 현재 건선 및 건선관절염 치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강직성 척추염에서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 결과가 있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원석: Ustekinumab의 임상연구가 가장 활발히 진행된 질환은 건성과 건선관절염 부분입니다. 강직성 척추염과 관련해서도 3상 연구가 진행돼 임상적 증상과 환자 삶의 질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고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서는 IL-17i 보다도 연구가 더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류완희: 다른 질환에서는 2차 치료제로 사용하던 약제가 1차 치료제로 변경된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비TNFi와 TNFi에 대한 1:1 비교연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후 이와 관련해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두 약제군이 증상 개선에서 별 차이가 없고 영상학적 진행의 억제 정도도 비슷하다면, 생물학제제 간에 1차와 2차를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원석: 말씀하신대로 비TNFi와 TNFi에 대한 직접 비교연구는 없고, 간접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TNFi의 경우는 현재 장기 치료에 대한 근거들이 쌓이고 있는데, 늦게 출시된 비TNFi의 경우 그런 부분에서 조금 부족합니다. IL-17i가 대상자의 80%에서 영상학적 진행을 억제했다는 결과도 보고됐지만, 임상시험에 참여한 371명 환자 중 171명 정도만 측정에 포함됐고 mSASSS를 이용한 영상학적 진행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의 추시 기간이 필요하므로 진료지침에 반영하기는 조금 어려웠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김윤아: 혹시 권고사항에서 DMARD의 병용치료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까? TNFi을 사용할 때 NSAID를 어떻게 병용할 것인지가 진료 현장에서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원석: 병용 치료에 대한 내용을 따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TNFi 치료를 개시할 때 NSAID를 중단하라는 내용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상사례가 나타나 중단이 필요하지 않다면, NSAID를 사용하면서 생물학제제를 추가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2015년 ACR에서는 TNFi에 반응이 없을 경우 sulfasalazine을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현재 한국에서는 병행치료 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김윤아: 제 치료경험에 의하면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보다 생물학제제의 초치료에 대한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일부 환자는 첫 치료를 마치고 바로 극적인 증상 개선을 경험하는 한편, 여러 회 투여 후에도 별다른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NSAID를 사용하다 TNFi 투여 후 효과가 좋을 경우 NSAID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환자가 기존 약제의 중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원석: 말씀 주신 내용은 의견이 분분한데, 전문의에 따라서는 TNFi 사용 시 NSAID 용량을 감량하거나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제제 사용 시에도 NSAID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는 NSAID가 질환의 영상학적 진행을 막는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어렵더라도 NSAID를 최소 용량으로라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TNFi 사용으로 증상이 매우 개선된 환자에서 NSAID를 유지해야 할 것인지는 류교수님께서 좋은 의견을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완희: 실제 임상에서는 NSAID의 장기 안전성 문제가 때문에 이를 지속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환자가 증상이 개선될 경우 기존 NSAID에 대한 순응도가 현격히 저하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생물학제제 치료를 시작해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영상학적 진행이 보이면 NSAID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TNFi 사용 후 전형적인 영상학적 진행이 나타나는 경우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초기 치료 반응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비TNFi 생물학제제로 변경 투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DMARD의 개수가 적어 치료에 어려움이 많은데, 병용치료 등과 관련해서 보험 기준이 조정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윤아: 제가 치료하는 건선관절염 환자 중 건선 조절을 위해 피부과에서 ustekinumab 치료를 받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건선관절염에 대한 산정 특례 적용이 불가했었는데 그 환자의 경우 말초 증상 역시 상당히 개선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원석: 말씀하신 것처럼 건선관절염에서 ustekinumab이 말초 증상을 상당히 개선시킨다는 경험적 증례들이 많습니다. 현재 강직성 척추염에서도 ustekinumab 사용에 대한 근거가 다수 쌓이고 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3상 임상시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됩니다.

홍명주: 생물학제제의 점진적 용량 감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실제 임상에서 약제 사용 시 치료반응이 좋은 환자들은 2~3개월 치료하다가도 방문을 안하거나 치료 중단에 대해 물어봅니다. 약제를 어느 정도 사용한 다음 약제 약제 중단을 고려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원석: 생물학제제에 대한 치료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시기는 12주(3개월)지만 약제를 얼마나 지속해야 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 약제를 유지하고 환자와 상의해서 중단을 고려해봅니다. 중단 시 용량 감소는 역시 정해진 방법은 없지만, 저의 경우 원래 치료주기의 2배까지 늘리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제가 혼란스러운 부분은 생물학제제의 용량 감소 시 NSAID의 사용 여부입니다. 다른 교수님들은 어떻게 사용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류완희: 처음 생물학제제를 시작할 때 환자 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약제사용 기간 등에 대해 치료 전부터 자세하게 설명해야 환자도 치료를 잘 따라올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치료 시작 전 10~20분간 약제와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진료일지에 설명 여부를 기록합니다.
말씀하셨듯이 용량 감소 시기나 NSAID 병용과 관련해서 원칙은 정립되지 않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6개월에서 1년 이상 사용하고 최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하면 용량 감소를 고려합니다. 저는 기본 치료 주기(adalimumab의 경우 14일)를 1일씩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어느 시기가 오면 환자가 증상을 호소할 수 있고, 이런 경우 다시 치료 주기를 줄입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치료 주기를 12주까지 늘려도 증상의 재발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2달 이상 투여하지 않아도 증상 재발이 없으면 약제를 중단해봅니다. 다만 환자에게는 중단할 경우 재발할 수 있고 3개월 이상 중단하면, 재투여로 되어 불편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환자에 따라 질환의 진행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접근방법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증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재발이 지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윤정: 강직성 척추염에서 TNFi 투여 시 병변의 영상학적 진행을 막는다는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찰연구에서 심혈관질환사건의 발생을 경감시킨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IL-17i도 혹시 이상사례와 관련한 장점이 보고됐습니까?

이원석: 아직 IL-17i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춘다는 결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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