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18.3%…엄마와 한방 쓰는 '모자동실'로 함께하는 시간 늘려야

국내 완전모유수유율이 전 세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완전모유수유율에 대한 조사는 이번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연구가 처음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10일 발표한 국내모유수유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본 완전모유수유 기간인 출산 후 6개월까지의 국내 완전모유수유율은 18.3% 그쳐, 2015년 유니세프 본부가 발표한 국제 평균 수준인 38% 의 절반 정도에 머물렀다.

출산 후 아기와 같이 있는 시간 하루 2시간 채 안돼

위원회가 2016년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 간 전국 만 2세미만 아동의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생후6개월까지 아기에게 다른 음식을 먹이지 않고 모유만 먹이는 완전모유수유율이 18.3%에 그쳤다.

국내 완전모유수유율은 출생 직후 95.2% 의 높은 비율로 시작해 생후 3개월까지에서 47.5%로 하락해 생후 6개월간 완전모유수유를 진행한 산모는10명 중 2명의 산모(18.3%)으로 조사됐다.

WHO는 모유수유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호흡기질환이나 소화기계 질환, 변비, 습진 및 알레르기에 걸리는 경우가 적고 성격이 원만해 안정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된 여러 국제 보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최소 6개월까지는 완전모유수유를 하고 24개월까지는 모유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모유수유 쉬워지려면 출산 후 1시간 이내 수유

모유수유는 산모의 의지뿐 아니라 산모와 가족, 분만의료기관 의료진의 정확한 모유수유에 대한 이해와 교육 그리고 모유수유에 적합한 환경이 뒷받침돼야 진행될 수 있다. 이에 WHO는 산모가 모유 수유를 원활하게 시작·유지할 수 있도록 출산 후 1시간 이내 엄마 젖을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 출산 후 1시간 이내 모유수유는 향후 계속 엄마 젖을 먹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주 완전모유수유 후 수유방법을 변경한 사람의 45% 가량 만이 출산 1시간 이내 엄마 젖을 먹인 반면, 출산 후 6개월간 완전모유수유를 유지한 산모의 59%가 출산 1시간 이내 엄마 젖을 먹임으로써 완전모유수유 증대를 위해 1시간 이내 모유수유경험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1시간내 모유수유 진행률은 44.2% 로 조사되어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출산 후 원활한 모유수유를 위해 출산 후 아기와 엄마의 친밀감을 높이고 산모와 아기 모두 모유수유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 후 분만의료기관에서 산모가 머무르는 동안 아기가 함께 있는 시간이 하루 평균 약 1.9시간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참여한 산부인과병원 관계자는 "산모가 밤에 아기와 분리돼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면 밤에 분유를 먹일 수 밖에 없다. 엄마 젖을 먹이지 않으면 산모의 모유량이 늘지 않으므로 모자동실을 조사해 밤중 수유를 하는 것이 완전모유수유를 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모 대부분이 잘못된 젖물림 또는 불규칙적인 모유수유로 인한 모유량 감소를 모유량 부족으로 오해하고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 출산 후 제대로 된 모유수유 교육과 처음부터 모유 수유에 익숙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주요 복지 선진국 모자 동실 설치에 적극

모자동실은 산모와 아기가 모두 건강한 경우, 분만 직후부터 같은 방에 있게 하는 방법으로 아기의 감염병 예방은 물론 모자의 정서적 유대를 돕고, 모유 수유를 실천하는데 유리하다.

또한 육아를 빨리 익히는 점, 간호 측에서도 육아지도가 이상적으로 되는 것 등을 장점으로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주요 복지 선진국은 모자동실 설치 및 운영에 적극적이다. 산모의 24시간 모자동실 경험률은 미국의 경우 73.8%, 영국 89%, 아일랜드 95.9%에 이른다.

2012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조사 발표한 '어머니 보고서' (State of the worlds Mothers report, 2012)에 따르면 전 세계 분만의료기관의 모자동실 설치 비율은 복지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들에서 특히 높다.

스웨덴은 모든 분만의료기관이 모자동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슬로베니아의 79%, 네덜란드의 63%의 분만의료기관이 모자동실을 운영한다.

우리나라는 제 4차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에 따라 지난 6월 24일 보건복지부가 산후조리원에 모자동실 운영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확정하고 모자동실 확충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유니세프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위원회 고범자 건국대병원 간호 팀장은 "우리나라의 분만 장소는 99.8% 병의원 또는 종합 병원이다"면서 "모유수유는 단순히 산모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어려우며 병의원에서 출산 후 1시간 이내에 모유수유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산모가 모유수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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