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혈당 관리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경희의대 정인경 교수가 맡았고 인제의대 노정현 교수와 아주의대 김혜진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에 대해 요약·정리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 시 Anagliptin의 역할
MAGE 조절의 중요성
당뇨병에서 당화혈색소가 동일하더라도 혈당 변동폭(mean amplitude of glycemic excursion, MAGE)이 클수록 당뇨병의 합병증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산화 스트레스 증가로 인해 혈관 내피세포 기능장애 등이 그 기전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급성 심근경색을 경험한 고령의 당뇨병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MACE)과 당화혈색소 및 MAGE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 당화혈색소 차이는 MACE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반면 MAGE는 높을수록 MACE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p=0.004, Cardiovasc Diabetol. 2013;12:33). 또 다른 실험연구에서는 고혈당 조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세포에 비해 간헐적으로 노출된 세포의 자멸사 비율이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Am J Endocrinol Metab. 2001;281:E924-30).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itagliptin과 anagliptin이 MAGE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을 때 두 약물 모두 식전 및 식후 혈당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는데, 특히 sitagliptin은 아침 식후 혈당, anagliptin은 점심 및 저녁 식후 혈당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Diabetes Obes Metab. 2015;17:511-5).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anagliptin이 식후 혈당뿐 아니라 야간 고혈당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결과를 보였다(Jpn Pharmacol Ther. 2012;40:859-69).
Metformin+DPP-4 억제제 병용요법의 효과
Metformin은 간에서 당 신생을 억제하고 말초 조직에서 당 감수성을 개선함으로써 혈당 조절 효과를 나타내는데 최근에는 glucagon-like peptide (GLP)-1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Metformin은 담즙의 재흡수를 저해하여 재흡수 되지 못한 담즙이 L 세포로 가서 GLP-1 분비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GLP-1 농도를 높이고 glucagon 분비를 억제하는 dipeptidyl peptidase (DPP)-4 억제제를 metformin과 병용 투여할 경우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각각의 약물을 단독 투여했을 때에 비해 병용 투여했을 때 활성형 GLP-1 농도가 유의하게 증가했고 혈당도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Anagliptin의 특성
Anagliptin은 식사와 관계없이 1회 100 mg, 1일 2회 복용하는 약물로 최고혈중농도 도달시간(time to maximum observed plasma concentration, Tmax)은 0.92시간이고 cytochromes P450 효소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화학 구조는 vildagliptin처럼 공유결합을 형성하고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DPP-4 억제제 중 선택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nagliptin 100 mg을 투여할 경우 80%의 DPP-4 억제율을 나타내며 이러한 효과는 12시간 동안 유지된다.
Anagliptin의 효과 및 안전성
Metformin을 투여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anagliptin 또는 sitagliptin을 투여했을 때 두 약물 간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유사했는데 당화혈색소가 8%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군 분석을 실시했을 때는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sitagliptin 투여군에 비해 anagliptin 투여군의 당화혈색소가 좀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Diabetes Obes Metab. 2015;17:511-5).
비만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혈중 DPP-4 농도가 높고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도 낮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 anagliptin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anagliptin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및 중성지방 수치는 감소시키고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 수치는 증가시키는 결과를 보였으며, 기존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투여하고 있었던 환자뿐만 아니라 anagliptin만 단독으로 투여한 환자도 기저치 대비 LDL-C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그림 1>.
DPP-4 억제제는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에 관여하는 유전자나 간에서 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줌으로써 지질 수치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anagliptin은 다른 DPP-4 억제제에 비해 더 많은 종류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줌으로써 차별화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동물실험 결과 대조군 대비 anagliptin 투여군에서 대변을 통한 콜레스테롤 배출은 39%, 장에서의 콜레스테롤 흡수는 19% 증가했으며 DPP-4 활성도는 감소하고 총 콜레스테롤, non-HDL-C, HDL-C 수치가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nagliptin은 신장을 통해 주로 배설되지만 다른 DPP-4 억제제와 달리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이 30 mL/min 이상인 환자에서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을 가진다. 사구체여과율이 60 mL/min/1.73㎡ 미만인 중등증 신장애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agliptin 100 mg 또는 200 mg을 1일 2회, 12주간 투여한 임상연구를 통해 anagliptin의 우수한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 및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다. Anagliptin은 CrCl이 30 mL/min 미만인 환자에서는 1일 1회 투여하며 간장애 환자에서는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Pitavastatin과 혈당 안전성
Statin의 당뇨병 유발 위험성 및 기전
Justification for the Use of Statins in Primary Prevention: An Intervention Trial Evaluating Rosuvastatin (JUPITER) 결과 당뇨병 발생률 및 당화혈색소 수치가 위약군 대비 rosuvastatin 투여군에서 높게 나타나 statin에 의한 당뇨병 유발 위험성이 처음으로 문제시 됐다.
이후 다양한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 statin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신규 당뇨병 발생률이 약 12% 높은 것으로 밝혀졌으며(Lancet. 2015;385:351-61), 한국인을 대상으로 저용량 atorvastatin을 3년간 투여한 연구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atorvastatin 투여군의 신규 당뇨병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Int J Cardiol. 2015;184:502-6). 네 종류의 statin에 대한 당뇨병 발생 위험도 차이를 메타분석한 결과 pravastatin을 제외한 rosuvastatin, simvastatin, atorvastatin이 당뇨병 발생률을 14% 정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Curr Med Res Opin. 2008;24:1359-62).
Statin은 당수송체(glucose transporter, GLUT)2/GLUT4의 발현을 감소시켜 당의 흡수를 제한하고 LDL 수용체 발현을 증가시켜 베타세포의 기능, 분화, 생존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coenzyme Q10 수치를 낮춰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의 adenosine triphosphate (ATP) 합성 과정을 손상시키거나 L-type 칼슘채널을 억제함으로써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키며, isoprenoid 합성 및 저분자량 G 단백질 농도를 감소시켜 인슐린의 세포 밖 방출에 영향을 준다.
이에 2011년 유럽 의약국 및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에서는 모든 statin 제제에 신규 당뇨병 발생 위험도에 대한 경고 문구를 삽입하도록 권고했다.
Pitavastatin의 효과 및 안전성
유럽에서 진행된 3상 임상연구에서 pitavastatin과 atorvastatin의 지질 수치 개선 효과를 비교한 결과 pitavastatin 2, 4 mg이 각각 atorvastatin 10, 20 mg과 동등한 정도의 LDL-C 수치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총 콜레스테롤, non-HDL-C, 중성지방, HDL-C 수치 개선에 있어서도 pitavastatin 4 mg은 atorvastatin 20 mg과 비교해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
또 Pivavastatin Compared with Pravastatin in Lowering LDL-C in the US (PREVAIL-US) 연구에서 pitavastatin 4 mg 투여군은 pravastatin 40 mg 투여군에 비해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RLP-C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p<0.001), Collaborative Study on Hypercholesterolemia Drug Intervention and Their Benefits for Atherosclerosis Prevention (CHIBA)에서 pitavastatin 2 mg은 atorvastatin 10 mg과 비교했을 때 동등한 지질 수치 개선 효과를 보였고 특히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pitavastatin 2 mg이 atorvastatin 10 mg에 비해 LDL-C 수치 개선 효과가 더 우월했다.
Prospective Comparative Clinical Study Evaluating the Efficacy and Safety of Pitavastatin in Patients with Metabolic Syndrome (PROPIT) 결과 생활습관 개선군 대비 pitavastatin 2 mg+생활습관 개선군에서 대사증후군 수치 및 내장지방/피하지방 비율이 유의하게 개선됐고(각각 p=0.039, p=0.017), 기저치 대비 48주째 혈당은 pitavastatin 2 mg+생활습관 개선군에서만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ApoB-48 수치가 높은 환자에 대해 하위군 분석을 실시했을 때 생활습관 개선군 대비 pitavastatin 2 mg+생활습관 개선군에서 ApoB-48 수치 및 ApoB-100/A1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각각 p=0.045, p<0.001).
또 다른 연구 결과 atorvastatin 5 mg 투여군 대비 pitavastatin 1 mg 투여군에서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eostatic model assessment of insulin resistance, HOMA-IR)가 유의하게 감소해 pitavastatin의 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J Atheroscler Thromb. 2015;22:1158-71).
Pitavastatin과 당뇨병 발생의 상관관계
Japan Prevention Trial of Diabetes by Pitavastatin in Patients with Impaired Glucose Tolerance (J-PREDICT) 결과 생활습관 개선군 대비 pitavastatin+생활습관 개선군에서 당뇨병 발생률이 1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그림 2>, 15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했을 때 pitavastatin은 대조군 대비 신규 당뇨병 발생률을 증가시키지 않았고 용량 의존적인 결과도 보이지 않았으며 12주 이상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pitavastatin 투여군의 당화혈색소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근거로 2016년 영국 식약처에서는 statin 중 pitavastatin에 대한 당뇨병 위험 징후가 없음을 언급했다.
또한 atorvastatin 20 mg 투여군에 비해 pitavastatin 4 mg 투여군의 혈당 증가폭이 유의하게 적은 것으로 보고됐고(Diabetes Obes Metab. 2011;13:1047-55), atorvastatin 10 mg과 pitavastatin 2 mg을 교차 투여했을 때 atorvastatin 투여 기간에는 당화혈색소가 증가한 반면 pitavastatin 투여 기간에는 감소했으며(J Diabetes Investing. 2013;4:297-303), pitavastatin을 5년 정도 장기간 투여했을 때 기저치 대비 5년째 당화혈색소가 약 0.4% 감소했다(Jpn Pharmacol Ther. 2011;39:789-803).
당화혈색소가 높은 환자 중 기존에 statin 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게 pitavastatin을 투여한 군 및 기존에 atorvastatin 제제를 복용한 환자에게 pitavastatin으로 변경하여 투여한 군 모두 기저치 대비 당화혈색소가 감소했으나 기존에 atorvastatin을 복용한 환자군에게 atorvastatin을 지속적으로 투여했을 때는 당화혈색소가 감소하지 않았다(J Diabetes Investing. 2016;7:769-76).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pitavastatin을 투여한 결과 기저치 대비 1년째 공복 혈당이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statin 종류에 따른 신규 당뇨병 발생 상대위험도를 비교했을 때 pitavastatin, rosuvastatin, atorvastatin 투여군이 각각 1.079, 2.368, 1.913으로 확인됐다(J Am Coll Cardiol. 2016;67:52).
위에서 확인한 pitavastatin의 당뇨병의 안정성의 이유는 isoprenoid 및 GLUT4를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coenzyme Q10 수치를 높여 인슐린 분비를 늘리며 adiponectin을 증가시켜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Discussion
고승현: Anagliptin은 1일 2회 복용 약물이므로 1일 1회 복용 약물에 비해 저녁 식후 혈당을 좀 더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최성희: 국내 임상연구에서도 anagliptin의 지질 수치 개선 효과가 입증된다면 사용 폭을 좀 더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문민경: Pitavastatin은 ApoB-48 수치를 낮추고 HDL-C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인지요?
김혜진: 아직까지 장 흡수와 관련된 자료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인경: Statin 제제 간 당뇨병 발생률의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약물 작용 기전이나 수용성 정도를 포함한 약물의 특성 등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성희: 비만도가 높은 전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PROPIT 연구에서 pitavastatin이 대사증후군 수치 및 내방지방/피하지방 비율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명확한 기전은 입증되지 않았으나 동물실험에서도 pitavastatin이 내장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