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치약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가운데 임산부들의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불안감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임산부를 대상으로 화학물질 노출 위험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 10명 중 9명(99.2%)은 임신기간 중 유해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임신 전에 비해 28.9% 증가한 수치다.

화학물질 노출 위험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화학물질 및 제품이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것 같다’는 응답이 87.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화학물질 및 제품이 본인의 건강을 해칠 것 같다’(41.7%), ‘미디어를 통해 화학물질의 위험성이 자주 소개돼서’(33.9%) 등이었다.

특히 노출 위험을 걱정하는 화학물질 중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에 대한 공포감이 74.8%로 가장 높았고, 가습기 살균제 성분 CMIT/MTI(68.9%), 휘발성 유기화합물(47.9%), 수은(37.0%), 납(26.1%)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불안감과 공포감은 임산부의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응답자의 96.1%는 태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스트레스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는 “유해물질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은 일상 속 스트레스를 유발, 되레 임부와 태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화학물질 노출을 100% 차단하기 어려운 만큼 제품의 용법과 용량을 지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