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발 독점권 가진 자이랩에 시선...제약업계 신약개발 위축 우려

 

한미약품에 악재가 겹쳤다. 

국산신약 27호로 허가받은 표적 폐암치료제 올무티닙(국내 제품명 올리타)의 임상과정에서 환자 2명이 심각한 피부이상반응으로 사망하면서 임상이 중단됐으며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도 백지화됐다. 

앞서 29일 RAF 표적 항암신약 HM95573에 대해 로슈 자회사 제넨택과 1조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 소식을 전한 지 하루만에 상황은 돌변했다. 주식도 62만원에서 50만8000원으로 18% 떨어졌다. 

식약처는 30일 올리타 관련 안전성 서한 배포와 함께 임상과정에서 독성표피괴사용해(TEN)와 스티븐존슨증후군(SJS)에 의해 2명의 환자가 사망했다고 알렸다.

이에 신규환자에 대한 올리타 사용이 원칙적으로 제한됐고, 이미 임상과정에 참여중인 환자에게는 재동의를 거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오전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 소식도 들려왔다. 

한미약품은 30일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7월 한미약품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베링거는 현재 글로벌 2상(ELUXA 1)을 진행 중이었으며 내년 글로벌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에 따라 베링거는 올무티닙에 대한 개발을 전면 중단하게 됐다. 총 7억3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백지화된 것이다. 다만 이미 수취한 계약금과 마일스톤인 6500만 달러는 반환하지 않는다. 

베링거는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 재평가, 폐암 표적항암제의 최근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베링거의 이 같은 결정에 이올무티닙의 중증 이상반응보다 경쟁약물의 시장 선점에 따른 경제적 이유가 더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지난해 11월 FDA 승인을 받으면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허가를 받는다 해도 선점효과를 당해낼 수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선은 자이랩에게로 쏠리고 있다. 중국 제약사인 자이랩은 지난해 11월 한미약품과 올무티닙 관련 중국에서의 독점 권리를 갖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잇따른 악재가 자이랩의 개발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개발초기 단계 때 해외에 라이센싱 아웃된 제품 상당수가 상품화되지 못한다"며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이 일부 실패함에 따라 제약업계 신약 개발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