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

 

최근까지 발표된 연구와 가이드라인들은 ‘지질관리=스타틴’이라는 등식을 성립시켜주고 있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에서 스타틴 외 다른 약제들을 주요 전략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스타틴 중심의 지질 관리전략 현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스타틴 계열 약물이 심혈관질환 발생을 줄여준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 측면에서 IMPROVE-IT 연구는 에제티미브의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연구이자 지질관리의 프레임을 확장시켜준 근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다가 하위분석에서는 당뇨병 발생위험은 높이지 않으면서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보고됐다. 국내 임상현장의 이상지질혈증 현황과 에제티미브의 실질적인 적용전략에 대해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에게 물었다.

- 궁극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국내 학회들에서 발표한 Dyslipide-mia·Diabetes Fact Sheet in Korea에서는 진단 기준은 다르지만 일관되게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타틴 처방률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증가폭이 더 크다는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73%, 기준에 따라 최고 92%까지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뇨병 환자의 지질관리는 궁극적으로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당뇨병 관리의 큰 틀은 혈당조절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지만, 환자들은 결국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다. 여기에서 LDL 콜레스테롤은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이자 치료가능한 타깃으로 꼽힌다.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타깃 LDL 콜레스테롤을 100mg/dL 이하, 심혈관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70mg/dL 이하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 수치에 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3에서는 당뇨병 환자 중 이상지질혈증 인지율은 34.6%, 치료율은 23.6%, 조절률은 17.4%로 나타나 당뇨병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타깃 도달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 당뇨병 환자의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우선은 스타틴이다. 적절한 스타틴을 처방하면 혈압보다도 높은 관리율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치료방향은 국내 상황에 맞게 가져가야 한다. ACC·AHA가 2013년 지질 가이드라인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 치료타깃을 없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발표된 지질 및 당뇨병 관련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타깃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임상현장을 고려했을 때 타깃은 유용하다는 맥락이다.

특히 비스타틴 치료전략도 임상현장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스타틴 사용에 주안점을 두며 비스타틴 계열 약물은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스타틴 계열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에제티미브가 IMPROVE-IT 연구에서 심혈관 혜택을 입증했다. 관련된 내용을 정리한다면?
먼저 IMPROVE-IT 연구는 심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전략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CC·AHA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스타틴 계열이 심혈관질환에 혜택을 보인 연구가 없다는 점을 들며 가이드라인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여기에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단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약물자체의 효과인지 약물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를 통한 간접적 효과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기전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원료가 되는 물질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 또 스타틴이 ApoB100에 작용하는 것과 달리 ApoB48에 작용해 아테롬 형성 억제에도 기여한다.
IMPROVE-IT 연구 하위분석에서 스타틴에 추가했을 때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높이지 않으면서 당뇨병 환자에서 혜택을 보였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기전적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용량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 증가 그리고 당뇨병 환자에서 스타틴을 통한 당화혈색소 증가가 기정사실화 돼가고 있는 상황에서 에제티미브는 스타틴 용량은 높이지 않으면서 부가적인 LDL 콜레스테롤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당뇨병 관리에도 도움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이를 목적으로 처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IMPROVE-IT 연구에서는 심바스타틴을 에제티미브와 병용했다. 당뇨병 환자에게 타깃을 맞췄을 때 어떤 스타틴을 고려해야 하는가?
심바스타틴 이후 나온 스타틴들은 강도가 높고 작용시간이 길다. 반감기가 길다는 점은 약물 복용시점에 유연성을 부여해 준다. 아토르바스타틴의 경우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혜택을 제시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에제티미브와의 병용요법으로 주요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CARDS 연구에서는 베이스라인 평균 LDL 콜레스테롤이 117mg/dL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 10mg이 심혈관사건 위험을 37%, ASCOT-LLA 연구에서는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치명적 관상동맥심질환 위험도를 36%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TNT 연구에서는 고용량 아토르바스타틴이 저용량에 비해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까지 감소시켰고 이를 통해 심혈관질환 혜택과 함께 당뇨병 발생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고돼 안전성도 담보하고 있다. 이런 근거들을 고려했을 때 당뇨병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이 가지는 비중은 적지 않다고 본다.

- 과도한 고강도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토르바스타틴 10mg에 에제티미브를 더했을 때 아토르바스타틴 80mg과 동등한 강도로 나타나고 있어 불필요한 고강도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아토르바스타틴 10 또는 20mg를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고려했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틴 용량을 2배로 늘린다고 LDL 콜레스테롤이 2배로 감소하지 않는다. 실제 아토르바스타틴을 10mg, 20mg, 40mg, 80mg으로 단계별 증량했을 때 LDL 콜레스테롤 강하폭은 6%씩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Rule of Six’로 통칭되는 부분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아토르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전략의 LDL 콜레스테롤 강하 강도는 감안할 만하다.

- 국내 이상지질혈증 관리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
국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의사들이 스타틴 치료 중 LDL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으면 증량한다고 답했고 다른 약물 투여, 다른 스타틴 선택 등 부가적인 전략을 시행한다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 처방전략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2013년 발표한 AMADEUS 연구는 적극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조절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타깃 수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베이스라인 LDL 콜레스테롤에 따라 아토르바스타틴을 용량별로 투여하고, 1차평가에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증량했을 때 90% 이상의 환자들이 타깃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도달했다.

스타틴은 물론 비스타틴인 에제티미브의 혜택이 입증된 만큼 폭넓은 전략을 실질적으로 처방패턴에 적용한다면 대다수의 환자들이 타깃 범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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