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PE-3 연구 통해 중등도 위험군 대상 혜택 입증

심혈관질환 환자 및 고위험군에 적용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인 스타틴은 현재 이상지질혈증 관리전략에서 주요한 치료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은 스타틴을 중심으로 한 관리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1·2차예방은 스타틴 전략으로도 대부분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가이드라인 역시 스타틴을 활용한 예방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70~100mg/dL부터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약물요법을 시행하도록 했다. 고위험군은 100~129mg/dL, 중등도 위험군은 130~159mg/dL, 저위험군은 160~189mg/dL부터 생활습관개선 + 약물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질환 환자 또는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2차예방, 고위험군에게는 1차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투여하도록 했다. 하지만 중등도 위험군은 수주 또는 수개월의 생활습관개선을 시행한 후 LDL 콜레스테롤 130mg/dL 이상일 경우, 저위험군 역시 수주 또는 수개월의 생활습관개선 후 LDL 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일 경우 스타틴을 투여하도록 했다.

중등도 위험군의 근거 ‘HOPE-3’
이런 가운데 HOPE-3 연구(NEJM 2016;374:2021-2013)가 주목받는 이유는 심혈관질환 환자는 물론 고위험군에 도달하기 전의 환자에게도 로수바스타틴이 유의한 혜택을 보였기 때문이다.
HOPE-3 연구는 21개국 228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의 대규모 4상임상이다. 대상 환자들도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여성 또는 55세 이상 남성 1만 2705명이었다.

대상환자들은 수축기혈압 138mmHg, 이완기혈압 82mmHg, LDL 콜레스테롤 128mg/dL로 중등도 위험군에 해당됐다. 연구에서는 로수바스타틴 10mg이 위약 대비 LDL 콜레스테롤은 물론 ApoB-100, CRP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소생된 심정지, 재관류술, 심부전 등 심혈관 아웃컴 위험도는 25%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HR 0.75, 95% CI 0.64-0.88).

중등도 위험군을 대상으로 스타틴의 혜택을 평가한 연구가 없었던 건 아니다. 대표적으로 WOSCOPS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증 병력, 당뇨병이 없는 6000여 명의 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프라바스타틴 40mg과 위약을 비교했다. 그 결과 1차 종료점이었던 관상동맥사건(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또는 관상동맥질환 원인 사망)은 프라바스타틴군의 상대위험도가 31% 낮았다(P<0.001). 하지만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평균 총콜레스테롤이 272mg/dL로 높았고, 용량도 40mg으로 비교적 고용량을 썼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로수바스타틴 10mg을 반등시키다

 

또한 HOPE-3 연구는 로수바스타틴 10mg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08년 발표된 CORONA 연구에서는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10mg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 예후 개선효과가 없었고, 투석 중인 말기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AURORA 연구에서도 혜택이 없었다. GISSI-HF 연구에서도 심혈관질환 아웃컴에 추가적인 혜택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HOPE-3 연구에서는 칸데살탄 + HCTZ 병용요법이 심혈관 아웃컴 감소에 혜택이 없었던 반면 로수바스타틴 + 칸데살탄 + HCTZ 병용요법에서는 심혈관 혜택이  보고돼 로수바스타틴 10mg의 혜택을 재확인해줬다.

이 연구는 2×2 설계(factorial design)로 △로수바스타틴 10mg(6361명) vs 위약(6344명) △칸데살탄 16mg + HCTZ 12.5mg(6356명) vs 위약(6349명) △로수바스타틴 + 칸데살탄 + HCTZ(3180명) vs 위약(3168명)으로 분류해 진행했다.

로수바스타틴 + 칸데살탄 + HCTZ군과 위약군 간 1차 종료점 발생률 평가결과 치료군의 위험도가 29% 낮았다(HR 0.71, 95% CI 0.56-0.9, P=0.005). 2차 종료점도 4.6% vs 6.5%(P=0.001)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 주요저자인 맥마스터대학 Salim Yusuf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압 또는 지질을 포함한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서 용량조절, 안전성 관찰 없이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스타틴 전략의 예방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간단하고 안전하며 효과적이고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JUPITER 연구 다시보기
한편 HOPE-3 연구는 JUPITER 연구와 비견된다. JUPITER 연구는 로수바스타틴 20mg을 적용한 연구지만, 참여한 환자들의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HOPE-3 연구 참가자들과 비슷했고 혈압 역시 비교적 정상이었다.

다만 차이는 JUPITER 연구에서는 고민감도 C 반응성 단백(hsCRP) 수치가 평균 4.3으로 정상보다 높은 환자들이 참여했고, HOPE-3 연구에서는 LDL 콜레스테롤이 JUPITER 대비 20mg/dL 더 높았다. JUPITER 연구에서 로수바스타틴 20mg은 심혈관사건 위험을 위약 대비 44% 감소시켰다. 또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발생도 65% 감소했고,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률도 48% 감소시켰다. 궁극적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20% 줄였다.

한편 울산의대 한기훈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기저치에 상관없이 LDL 콜레스테롤을 30% 낮추면 심혈관 예방효과도 30% 나타난다는 법칙 아닌 법칙이 있는데 JUPITER 연구에 이어 HOPE-3 연구에서도 근사치로 나타났다는 점은 흥미롭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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