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의사회, 금감원에 치료목적 객관적 기준 제출…의협 소극적 태도 지적도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되며 실손보험 규제 문제로 불거진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에 대해 금융당국이 표준약관에 포함될 기준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에 치료목적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요구하면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재정비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은 25일 2016년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치료목적 하지정맥류 수술과 미용목적 하지정맥류 수술을 구분하기 위한 객관적인 의학적 기준에 대해 질의했고, 의사회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세계정맥학회의 기준을 제출했다. 

김 회장은 “금감원에서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재정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금감원이 납득하기 어려운 현재 약관을 바꾸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우리가 열심히 임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있는 환자는 혈류 초음파 검사 시 해당 정맥의 역류가 0.5초 이상이면 수술을 권하는 등 치료목적의 하지정맥류 수술의 기준은 명확하다”며 “기준이 명확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0월 안에 개정될지 명확하진 않지만, 올해 안에는 재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매일 금감원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실손보험 보장 대상에서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이 제외됐을 당시 대한의사협회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질타하기도 했다. 

앞서 의사회는 이달 초 열린 대한의사협회 회무 재감사를 위한 특별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특별감사였던 이용진 감사(경기도의사회 기획부회장)는 의협 회무 중 실손보험과 관련한 종합적 대책이 훌륭했다는 감사보고를 한 바 있다. 

김 회장은 “하지정맥류 실손보험 제외와 관련 금융감독원이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음에도 의협은 모른채 지나갔다. 모니터링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것”이라며 “내가 아는 바로는 아직도 의협은 금감원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하지 않고 있다. 뭘 잘했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협회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약관 개정 등과 같은 대관 업무는 물밑작업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더라”라며 “물밑으로 뭘 했는지 들은 바도 없고 본 것도 없다. 왜 대관작업을 물 밑으로 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물 밑에서 잠수라도 한 것이냐”라며 원색적인 비난도 했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의협은 실손보험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고 했지만, 첫 회의 이후 다음 회의 날짜를 공지하지 않고 있고, 실행위원도 결정하지 않았다”며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개정된 실손보험 표준약관이 적절치 않을 경우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표준약관 개정을 준수하지 않는 의사들은 최소한의 법률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의사회 차원의 보호는 없다”면서도 “다만 공시된 표준약관이 우리의 의견과 맞지 않을 경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적으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사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기피과 전문의 가산제 개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부는 내과 및 외과 등 기피과에 대해 원활한 전공의 수급을 위해 가산금 제도를 운영 중이며, 외과에 투입되는 금액은 약 2000억원 규모. 

김 회장은 “대한병원협회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200병상 병원에 흉부외과 전문의를 반드시 두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안을 의사회 차원에서 법제이사와 함께 준비 중이며, 국회와 접촉 중”이라며 “정부가 흉부외과 전문의를 배출하고 싶다면 이에 동의하거나 흉부외과 수가를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사를 경기하고 존중하지 않는 국가 가운데 발전한 곳은 없다”면서 “정부는 의사에 대한 명예를 존중해줘야 한다. 의사를 경시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경시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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