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하우브리히 박사 "신장과 골독성 개선한 TAF가 대안"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푸마레이트(TAF)가 들어간 에이즈 치료제가 국내에 나오면서 감염전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실 국내는 늦었지만 이미 미국에서 1차로 권고되고 있는 약물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뜨거운 감자인 TAF 제제에 대한 궁금증을 리차드 하우브리히(Richard Haubrich) 박사를 통해 들어봤다. Richard 박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각종 에이즈 임상연구에 참여해왔으며 1년 6개월 전 길리어드 사이언스로 합류해 현재는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 리차드 박사는 길리어드 합류전 전까지 캘리포니아 대학교 의대 교수로 활동했으며, 동시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자문위원회 의원, DHHS 가이드라인 패널로도 활동했었다.

-지난 수십 년 간 임상의로 활동 하면서, HIV 질환 인식, 치료법 등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경험했을 것이다. 그 동안 HIV 치료는 어떻게 변해왔다고 설명할 수 있나?
과거에는  HIV 양성 진단을 받으면 곧바로 사망선고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변화됐다. 치료제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내약성, 복약편의성도 많이 향상됐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환자들은 많은 수의 알약들을 하루에 여러 번 복용해야 했고, 부작용도 상당히 많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은 1일 1회 1정만 복용하면 되고,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물론 내약성까지 우수한 치료제들이 등장해 HIV 치료가 간단해졌다.

-가이드라인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떤 방향인가?
현재 가이드라인은 과거에 비해 기대치를 훨씬 높게 잡고 있다. 바이러스 억제 효과는 당연히 우수해야 하고, 부작용이 적어야 한다. 추가적으로 1일 2정 이하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에 선호되었던 많은 약물은 권고사항에서 빠졌다. 내약성이나 효과 자체가 최근에 나온 약들만큼 좋지 못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권고되는 세번째 에이전트 약물은 통합효소억제제(INSTI) 계열이거나,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계열이다. 백본 약물은 돌루테그라비르와 함께 쓰는 한 가지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다 트루바다를 권고하고 있다.

또 TAF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단일정복합제, 젠보야는 미국에서 승인된 후 13일만에 미국 HIV 치료 가이드라인의 권고 약물에 등장하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가이드라인에 이렇게 빨리 새로운 신약이 반영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새로운 약들의 등장으로 교체투여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없는가?
기본적으로 치료제의 교체 복용은 양날의 검으로 본다. 우수한 내약성이나 복용 편의성이 개선된 새로운 치료제로 변경하더라도, 약물에 포함된 개별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때문에 새로운 성분이 포함된 약물로 교체한 후, 오히려 기존 약물 복용 시 겪지 않던 부작용을 겪는 환자도 있다. 따라서, 기존 치료 요법으로도 특별한 부작용 없이 바이러스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환자에게 약물 교체를 시도할 경우, 내약성 측면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이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가능하면 교체 근거가 있는 약물이 선호된다. 스트리빌드는 PI/r 계열이나 NNRTI 계열 등의 약물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교체 투여하는 임상에서(연구기간 : 96주) 복약 편의성, 효능, 내약성 측면에서 상당히 좋은 결과를 확인했다. 일부 환자는 새로운 단일정복합제인 젠보야로 교체 투여하기도 했다. 현재, 엘비테그라비르+트루바다 또는 TAF 성분이 포함된 새로운 백본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 5년까지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TAF의 등장으로 뼈와 신장 문제가 있는 기존 스트리빌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스트리빌드의 뼈와 신장 부작용 발생율은 어느 정도인가?
TDF 성분이 포함된 트루바다를 복용하는 전체 환자의 약 1~2%에서 신장애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이는 시간 지나면서 계속해서 진행이 되는 문제였다. 뼈와 관련된 문제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모든 환자에서 어느 정도 골밀도 감소가 나타나기 때문에, 단지 TDF 성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리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TAF 성분을 개발했다.

-TAF가 기존 약의 부작용을 어느 정도 감소시키는지 궁금하다.
먼저 뼈에 대한 부작용은 덱사 스캔(DEXA Scan)을 통해 확인한다. 실제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가 TDF를 복용했을 때 약 2~3%에서 뼈 손실이 나타났으나, TAF를 복용한 경우에는 뼈 손실이 약 1% 정도로 확인됐다.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 생물학적, 임상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장 독성 관련 부작용 역시 각 군에서 0건과 6건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조금 더 민감도 높은 연구를 위해 단백뇨를 통해서도 신장에 대한 약물의 영향을 살펴봤다. TDF를 복용했을 때는 특정한 단백뇨가 분비되었으나, TAF를 복용했을 때는 분비 되지 않았다. 이는 모든 환자에서 TAF와 TDF 복용 시, 단백뇨 분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 약제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교체투여시에도 문제가 없나?
TDF로 안정적인 조절되고 있는 환자에서도 약간씩은 뼈 손실이 나타나고 있었던 반면, TAF를 복용한 환자에서는 오히려 약 1~2%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기능 효과 측면에서도 TAF로 스위칭을 했을 때, TAF군에서는 단백뇨 분비가 덜 되거나 개선되었고, TDF군은 단백뇨 분비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루바다가 미국에서는 HIV 감염 예방 약제로서도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TAF 성분이 포함된 제제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HIV 예방 약제로서의 TAF제제에 대한 검토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그러나 HIV가 복제를 하는 림프구에 TAF가 TDF보다 더 효과적으로 테노포비르를 전달한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TDF가 보이는 예방 효과를 TAF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직 임상 데이터는 확보되지 않았다.

단, 올해 2월에 열린 관련 학회에서는 TDF의 동물실험과 유사한 원숭이 대상 TAF 투약 실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플라시보를 투여한 원숭이의 경우, 원숭이 버전의 HIV 바이러스인 SIV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반면, TAF 투약 원숭이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TAF의 HIV 예방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를 디자인 중이다.

-TDF 기반의 스트리빌드를 복용하면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은 환자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TAF 기반의 젠보야로 스위칭하는 게 옳다고 보는가?
스트리빌드는 부작용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금씩 골밀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신장애 위험성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스트리빌드의 장점을 대부분 가지고 있으면서, 뼈와 신장 관련 부작용 가능성도 낮춘 젠보야로 약물 스위칭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격에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미국은 두 약물의 가격이 동일하게 책정되어 있다.

-미국에 새로운 TAF 제제가 필요한 환자가 대략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나?
미국은 HIV 감염자 추정 인구를 약 100~12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확인된 감염자는 약 80만 명 정도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치료를 받는 HIV 감염자 수는 조금 더 적을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편의성이 높고, 우수한 치료 효과와 내약성을 보이는 HIV 치료제들이 다수 출시되어 있지만, 사실 치료를 받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TAF 제제는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에게 어떤 약을 처방할지는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 파이프라인에 대해 알려달라.
미국에서는 TAF 기반의 두 번째 치료제가 승인이 되었다. 트루바다의 TDF 성분을 TAF 성분으로 바꾸고, 거기다 릴피비린(Rilpivirine)을 합친 단일정복합제다(R/F/TAF). 트루바다에 릴피비린이 합쳐진 컴플레라의 후속 약물로 볼 수 있다.

또 엠트리시타빈(FTC)과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TAF) 성분으로 구성된 고정용량 복합제 데스코비도 얼마 전 미 FDA의 승인을 받았다. 데스코비는 TAT 성분이 포함된 백본 약물로 각 환자의 특성에 따라 3rd Agent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어, 상당히 유연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TAF의 HIV 감염 예방 효과는 물론, 소아 환자,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계속해서 구상하고 있다. 또, 신장 기능이 낮거나 아예 투석 단계까지 간 환자 대상 연구도 진행 할 예정이다. 현재 부스터(코비시스타트)를 뺀 또 하나의 통합효소 억제제에 대한 연구도 구상 및 진행 중이다. GS-9883로 불리는 이 제제와 F/TAF와 조합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다른 약물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길리어드의 최종 목표는 HIV 환자를 위한 최상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HIV의 완치 치료 옵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GS-9620(TLR-7 agonist)에 대한 연구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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