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김용민 교수팀

척추질환 중 가장 오래된 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감염증에 대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치료방법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충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용민 교수팀(김용민 주임교수, 최승명 임상교수)은 세계 최고의 척추외과 학회지인 ‘SPINE’ 에 척추감염 질환의 수술 치료에 대한 혁신적 치료법을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요추(허리등뼈)부 감염증에서 금속기기 고정 및 장기 배액법을 이용한 후방 단독 도달치료’(Posterior Only Approach for Pyogenic Lumbar Spondylitis with Short Instrumentation and Prolonged Suction Drainage)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척추질환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감염증에 대해 기존의 정형외과의 오랜 관념에 따른 종래의 치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법을 통해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이번에 제시했다.

또한 김 교수는 지난 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정형외과학회(SICOT)에 참석, 북미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모인 척추외과의사 및 학자들 앞에서 이 논문을 구연 발표하였는데, 이들로부터 높은 관심과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과거 척추감염증 치료는 전방 도달법으로 복부나 흉부를 절개해 척추의 앞쪽에 발생한 염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활용했으나, 척추의 변형이 심하게 남기도 하고 특히 관절 고정이 어려워 오랜 시간 동안 누워 있어야 하므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었다. 최근들어 복부나 흉부를 통해 염증을 치료하는 수술을 진행한 뒤 다시 등 쪽을 절개해 후방나사로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법이 활용됐다.

이 방법으로 척추의 변형이나 오랜 기간 누워 있어야 하는 부작용은 일부 해결됐으나, 환자가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일본 기후대학 등 몇몇 학자는 이 두 수술 사이에 8주 이상 침상안정을 해야 하는 방법을 발표한 바 있다. 즉 약 3개월의 입원, 활동 제한과 2회의 전신마취를 요하는 방법인 셈이다.

하지만 김용민 교수 연구팀은 과거 척추수술 후 감염이 합병된 환자의 경험을 토대로 등 쪽 절개 한 번으로 척추감염증 치료와, 금속 고정기기를 통한 척추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배액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면 감염 치료와 척추의 안정성 두 부분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MRSA(methici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 등 난치성 세균이 감염된 경우라도 후방을 절개하여 감염조직의 절제 및 세척 후 금속기기를 고정한 뒤 장기적 배액 유지와 함께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감염의 치유도 얻고 척추의 기계적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면에서 매우 괄목할 만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종래의 치료법을 활용하면 환자는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쳐야 하고 최소 2개월 이상을 침상에서 누워 있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 교수가 제시한 방법으로는 단 1회의 수술만으로 감염이 완치되고, 수술 후 1주일 이내에 모든 환자가 보행을 시작, 평균 4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어 환자의 고통과 부담을 최소화한 효과적인 치료라 할 것이다.

김용민 교수는 대한척추외과학회가 간행한 ‘척추외과학’ 교과서의 척추 감염 파트를 집필한 바도 있는 척추감염 치료의 권위자이며, 현재 각 대학 및 전문병원의 척추전문가로 구성된 대전·충청 척추-신경연구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교수는 5년 전에도 ‘Spine’지를 통해 척추골절의 치료 시 여러 분절을 고정함으로써 영구적인 운동 장애가 남는 기존의 방법 대신, 골절이 나은 후 기기를 제거하여 척추 분절 운동의 회복을 도모하는 비융합 술식을 이용한 척추골절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발표한 바 있으며, 이후 많은 논문에 인용되고 있다. 특히 골절과 감염이 가장 중요한 척추문제인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서는 김 교수의 두 연구 업적이 환자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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