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 기획이사 박창규 교수, "ISH 개최는 고혈압 분야에서 한국 위상 높아졌다는 의미"

▲ 대학고혈압학회 기획이사
   박창규 교수(고려의대 순환기내과)

'고혈압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고혈압학회(ISH)가 닷새도 채 남지 않았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고 전 세계 의사, 연구자 등 의료 관계자 5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학회는 성공적인 학술대회 개최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학술대회 조직위원회 등록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학고혈압학회 기획이사 박창규 교수(고려의대 순환기내과)는 "서울 올림픽이 세계 평화의 장이 된 것처럼, 이번에는 서울이 세계 고혈압 학문을 아우르는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표명했다.

유럽과 미국이 고혈압 학문을 이끌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선도하는 분위기에서, 박 교수는 "세계고혈압학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고혈압 분야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졌다는 의미다"며 "국내 연구 내용과 실제 발표 개수 등을 볼 때 한국이 고혈압 분야의 선진대열에 합류했다고 볼 수 있고, 연속해서 세계고혈압학회를 유치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심혈관질환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 관리"
세계보건기구와 세계고혈압학회가 '서울선언' 발표 예정…

이번 학술대회는 "Working Together for Better Blood Pressure Control and Cardiovascular Disease"를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을 함께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교수는 "심혈관질환 관리의 '추'가 치료에서 예방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졌으며,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고혈압 관리다"며 "때문에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고혈압과 심혈관질환을 같이 예방하고 관리하자는 기조에서 'Working Together'를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학술대회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고혈압학회가 공동으로 '서울선언(Seoul Declaration)'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식적인 선언을 통해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것이 그 목표.

박 교수는 "공식적인 선언이 캠페인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서 "향후 연구에도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단체 또는 운동본부를 통한 캠페인과 함께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 공공적인 면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역별 혈압 조절부터 스마트폰 진단까지…'핫' 이슈 논의돼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는 목표 혈압치, 지역별 혈압 관리 차이, 미래 고혈압 관리 등을 주제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세션이 마련됐다.

가장 메인이 되는 플래너리 세션에서는 지역별 혈압 조절과 고령자에서 고혈압 관리, 스마트 헬스를 이용한 고혈압 관리를 주제로 해당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전문가들이 연구를 발표한다. 특히 지역별 혈압 조절에 대해서는 25, 26일 이틀간 논의의 장이 마련된다.

박 교수는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등 6개 지역별로 고혈압 관리에 대한 현재 상황을 살펴보고,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사회적 상황에서 성인병이 많은 고령자의 고혈압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할지도 다룬다"며 "아울러 스마트 시대가 시작된 만큼 스마트 헬스 관점에서 고혈압을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할지도 플래너리 세션에서 발표된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SPRINT 연구에 대한 논의의 장도 마련된다. 

세계고혈압학회에서 제시한 혈압 목표치와 유럽심장학회·고혈압학회가 권고한 목표치가 대조되고 SPRINT 연구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최적 목표 혈압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

박 교수는 "고혈압 환자의 최적 목표 혈압치가 논란인 가운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당연히 이에 대한 세션이 마련됐다"면서 "학술대회에서 당장 정답을 내릴 수 없을지라도, 후속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잡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술과 교육, 두 마리 토끼 함께 잡는다

플래너리 세션 외에도 심포지엄·교육 세션도 함께 준비돼, 학회에서 학술과 교육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전망이다.

심포지엄 세션에서는 여성 고혈압과 소아 고혈압, 저항성 고혈압 등을 다룬다. 특히 3제 이상의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관리에 대한 연구가 발표된다. 

저항성 고혈압 관리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어떤 새로운 연구와 치료 전략이 발표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박 교수는 "저항성 고혈압은 수면 무호흡 환자가 고령이 되면서 많이 나타나고, 이 외에도 콩팥질환, 후천적인 심혈관 문제 등이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저항성 고혈압의 특징과 최신 치료 등에 대한 연구가 소개되고,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금 섭취량과 고혈압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구두발표 세션과 전문가와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자리도 꾸려졌다.

박 교수는 "전문가와 청중이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답을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28일에 마련됐다"며 "소금 섭취량 논란에 관심이 있는 임상의에게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당뇨병 치료제의 심혈관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도 나온다. 

박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학술대회에서든 당뇨병 치료제의 심혈관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핫 토픽이다"면서 "약제마다 연구 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있는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당뇨병 치료제의 효과와 우려를 정리하면서 향후 연구 방향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와 함께 일반 개원의들에게 임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세션이 마련된다.

또 박 교수는 사전등록을 놓친 의대생들에게 현장에서 무료 등록을 제공해, 세계적인 학술대회를 경험하고 향후 학문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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