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vs 오츠카, 효능 안전성에서 긍정적...주사제 시장 주도 예상

최근에야 제형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환자편의를 위해 장기지속형 제제를 개발하기 시작한 다른 질병과 달리, 조현병 치료에서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현병은 병의 특성상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아 치료를 거부하거나 약 복용을 꺼리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치료가 시작된 시점부터 약물순응도 문제는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쟁점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장기지속형 제제 개발이 필연적이었기 때문이다.얀센이 인베가 트린자, 오츠카는 아빌리파이 메인테나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효능 및 안전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어 조현병 치료 주사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조현병 약물치료 중단할 경우 재발률 73% 조현병은 만성 정신건강질환으로 평생 유병률은 지역, 인종, 문화적 특성에 관계없이 1% 정도며, 우리나라에서는 0.4~0.7%로 보고되고 있다. 2010년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3만 2740명이던 조현병 입원환자는 10년 새 4만 2027명으로 증가했으며 사회적 편견으로 질환을 숨기려는 환자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유병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아울러 조현병은 매일 약을 챙겨 먹어야 함에도 복용순응도가 낮고 조금만 증상이 개선돼도 환자 임의로 약을 거르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 장기간 관해 상태에 있던 환자가 약물치료를 중단할 경우 재발률은 평균 73%에 달한다. 재발을 거듭할수록 약물에 대한 반응성과 치료 성공률이 떨어지며, 다음 재발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아지고 인지기능 손상 및 음성증상 악화가 두드러져 삶의 질 회복도 어려워진다.때문에 조현병 치료에서 약물 순응도 해결은 질환의 재발이나 만성화 방지측면에서 핵심 문제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이 196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다.현재 국내에 허가된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항정신병 약물을 기반으로 한 할돌데카노아스주사(성분 할로페리돌데카노에이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기반으로 한 리스페달콘스타주사(리스페리돈) △인베가 서스티나(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아빌리파이 메인테나(아리피프라졸) 등이 있지만 조현병 치료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는 않다.지난해 청구실적만 봐도 얀센의 인베가정은 약 100억원을 청구한 반면 인베가 서스티나는 31억원을 청구하는 데 그쳤다. 주사제 출시 전인 아빌리파이 정제의 청구액은 3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약물 순응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얀센은 월 1회 투여하는 인베가 서스티나에 이어 1년에 4번 맞는 인베가 트린자 주사제를, 오츠카와 룬드벡은 4주간 약효가 지속되는 아빌리파이 메인테나 주사제를 내놓았고 이달 급여적용과 함께 복약 순응도 및 환자 장기적인 예후 개선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월 1회도 잦다" 1년에 4번 맞는 장기지속형 등장
 

얀센의 인베가 서스티나는 경구용 제제의 낮은 약물순응도를 개선시키기 위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됐다. 투여 초기에 경구약물을 보충할 필요가 없고,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4주에 한 번 투여해도 안정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기존 2주에 한 번 주사했던 유사제형(리스페달 콘스타)이 가지고 있던 사용상의 한계를 개선했다.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베가 서스티나 주사제는 기존 경구용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군과 비교해 재발률이 약 2.93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복약 실패에서 비롯되는 조현병 증상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얀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년에 4번 투여하는 인베가 트린자를 선보였다. 나노 크리스탈 기술을 활용, 투여 후 3개월 동안 일정하게 혈중농도가 유지돼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조현병 증상이 최초로 재발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있어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연구 결과, 인베가 트린자는 조현병 증상 재발 방지에 위약 대비 3배 이상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인베가 트린자 치료군 재발 발생 비율 7% vs 위약군 재발 발생 비율 23%) 조현병 증상이 재발하기까지의 기간 또한 위약군 대비 더 길게 나타났다.

인베가 트린자는 인베가 서스티나로 최소 4개월간 충분히 치료된 성인의 조현병 치료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인베가 서스티나로 효과를 본 환자들은 의료진과 논의해 투여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아빌리파이 메인테나, PP제제 대비 비열등성 입증

 

후발주자로 뛰어든 아빌리파이 메인테나의 성분은 아리피프라졸로, 도파민 D2,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작용 및 5-HT2A 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을 매개로 조현병 치료에 대한 유효성을 나타낸다. 특히 도파민 D2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현작용은 도파민 시스템을 안정화시켜 조현병의 양성증상뿐만 아니라 음성증상에도 개선 효과를 나타내며 인지기능의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아빌리파이 메인테나는 QUALIFY 연구를 통해 28주에 걸쳐 295명의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베가 서스티나와 직접비교를 시도했다. 주요 측정지표는 환자 삶의 질 측정척도(QLS)로, 치료 28주차의 QLS 총점에 대한 비열등성 및 우월성 여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아빌리파이 메인테나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치료 8주차부터는 인베가 서스티나 치료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효과(P=0.036)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아빌리파이 메인테나는 35세 이하 연령군에서 QLS, CGI-S(Clinical Global Impression-Severity) 점수를 유의하게 개선시켜(P<0.05) 젊은 환자에게 효과를 보였으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낮았다(29.7% vs 19.7%).

아빌리파이 경구제제와 비교한 ASPIRE-EU 연구에서 주사제 치료군은 비열등성을 입증(P=0.7871)했으며 치료 후 발생한 부작용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제 5.6% vs 주사제 5.7%).

장기지속형 주사제, 경제적 효과도 있어
주사제가 경구제에 비해 환자 입장에서 편리하고 비순응 및 부분순응의 문제를 해결하며 좀 더 안정적인 혈중농도를 유지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재발을 막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적 측면뿐 아니라 약물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얀센 관계자는 "팔리페리돈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최근 연구에서 입원율이 무려 78% 감소했고 재발로 인한 입원비용을 감소시켜 경구제에 비해 환자당 연간 총 의료비용을 68만원 정도 절감시켜 준다는 연구도 보고됐다"며 "또한 간접비용까지 고려하면 경구용 약물에 비해 비용절감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츠카 관계자는 "환자 부담 금액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아빌리파이 메인테나의 권장 용량인 400mg는 기존 경구제 사용 용량(10~30mg)에 따라 최소 한 달에 4579원에서 최대 1만 2109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그러나 장기지속형 제제가 재발과 입원의 위험을 감소시켜준다는 임상적 이점을 고려한다면 비용대비 효율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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