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의료계를 이끄는 한국인 4_강 성 구 국제당뇨연맹 아시아태평양지회장

"환자만을 돌보는 것이 의사라고 생각하는 의사는 작은 의사입니다. 사회를 돌본다고 생각
하는 의사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의사입니다. 세계를 돌본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진짜 큰
의사입니다. 큰 뜻을 갖고 세계적인 사고 체계를 구축해 모든 나라의 환자와 사회 구조 개혁
을 위해서 일한다는 마음 가짐을 후배 등 모든 의료인이 가졌으면 합니다. 그러면 한국 의학
의 수준이 세계 의학의 수준을 뛰어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성구 국제당뇨연맹 아시아태평양 지회 회장(가톨릭 의대 교수. 성가병원 내분비 내과)이 늘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서 강단에 서면 후학들에게 꼭 들려주는 말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당뇨연맹 아태 지역 회장으로 지난해 7월 피선된 후 국제 무
대에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성구 교수는 국제당뇨연맹에 대해 세계 당뇨병 환자
와 이를 치료하는 의료인, 당뇨병 치료약을 비롯해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 등이 함께 모여 구성
한 단체로 당뇨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 방향 설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맹에는 145개국 181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의료 분야 최대의 단체임도 부연한
다.

전세계 환자 64%가 아태지역에
 
그가 이끌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회는 일본, 홍콩 등 40여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전세계 당뇨
병 환자의 64%가 이 지역에 속해 있어 연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당뇨연맹 회장이나 주요한 의결 사항을 결정할 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을 갖고 있는 28명의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는 등 세계 당뇨병학을 견인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강 회장은 이제 아시아태평양의 당뇨병 의학자에서 세계 당뇨병 학계
를 이끄는 국제적인 당뇨병 의학자가 된 것이다.

"고 민병석 교수님에 큰 영향"

 강 회장은 지난 6월에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중년의 한국인에게 나타
나는 대사 증후군의 임상적 특성과 발병률` 등을 비롯해 국외 학술대회와 학술지에 지금까지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당뇨병과 관련된 연구물 발표 등을 통해 국제적
인 명성을 얻었다.
 "당뇨병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은사이신 고 민병석 교수님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었습
니다. 내분비 대사학의 메인이 바로 당뇨병인데 그 분 덕택으로 당뇨병학에 흥미를 느끼기 시
작했습니다. 1971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30년이 넘었네요. 고 민병석 박사님은 생전에 의
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며 외국학자와의 폭넓은
교류 등에 대해 누누히 강조하셨습니다. 아마도 제가 국제적인 활동을 하게 된 것도 그 영향
때문일 것입니다."

8월 강화서 국제당뇨캠프 개최

 강 회장은 은사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서 앞으로 비중 있는 국제 학술대회의 국내 개최
를 유치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그 첫 작품으로 국제당뇨연맹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지회 주관으로 오는 8월 25일부
터 28일까지 3박4일간 40여개국 당뇨병 환자들을 초청해 강화에서 국제 당뇨 캠프를 열 계
획이라며 국내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2009년 IDF학술대회 유치 재도전
 그는 이같은 행사를 마련하는 것이 곧 국가 위상의 향상과 더불어 국내 의학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므로 모든 관련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함을 거듭 피력
했다.
 강 회장은 2006년 국제당뇨연맹(IDF) 학술대회 개최가 장소 문제로 인해 취소되는 아픔
을 겪었지만 다시 일어나 2009년에 이 대회를 국내에서 열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
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그는 아시아태평양지회 회장으로서 임기내 유럽이나 미국처럼 순수한 학술대회를 개최
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 아태지역의 당뇨병학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
도 밝혔다. 인종에 따라 당뇨병 발생 기전이 다르므로 아시아인에 맞는 당뇨병 치료법 개발에
도 주력하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당뇨병이 국가관리 만성질환으로 지정된만큼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는 건보 재정
만을 생각한 정책을 지양하고 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줄 것을 주문했다. 환자들에게는 민간 요법을 통해서 당뇨병을 치유하려는 경향이 적지 않은
데 이는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가져옴은 물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꼭 의
료기관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료 의사들에게는 철저한 치료만이 환자를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으므로
힘들고 어렵더라도 환자들의 고통을 생각해 사소한 질병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
길 당부했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도 국제당뇨연맹 회장국이 되는 영광을 안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
하며 이를 위해 국내 당뇨병 의학자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그날이 하루속히 올 수 있도록 환
자 진료는 물론 연구와 국제적 활동 등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70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92년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의대 석좌 교수 등을 역
임했다. 국내 주요 경력으로는 대한당뇨병학회장과 이사장, 한일 당뇨병학회장 등을 맡았으
며 현재는 대한당뇨협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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