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와 관계없이 운동으로 심폐능력 좋으면 생존율 개선돼

▲ 대한동맥경화지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전남의대 홍영준 교수(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가 '비만의 역설'을 주제로 발표했다.

'뚱뚱할수록 건강하다'는 '비만의 역설'이 학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가운데, 이는 운동하지 않았을 때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대한동맥경화지질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전남의대 홍영준 교수(전남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는 "운동이 부족한 심부전 환자에서는 비만의 역설이 나타났지만, 운동으로 심폐능력이 좋은 환자에서는 BMI와 관련 없이 생존율이 개선되는 등 예후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비만의 역설은 비만한 사람이 정상 또는 마른 체중인 사람보다 사망률이 훨씬 낮고 특히 고령에서 그 정도가 두드러진다고 발표되면서,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체중 조절을 강조하던 임상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BMI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암·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와, 비만이 정말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됐다.

홍 교수는 "심부전 환자를 BMI별로 분류해 심폐능력에 따라 생존율을 추적관찰했고, 그 결과 BMI보다는 심폐능력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졌다"면서 운동의 중요성에 힘을 실었다.

그 근거로 그는 심부전 환자를 BMI에 따라 마른군(BMI 16.5~24.9kg/㎡), 보통군(BMI 25~29.9kg/㎡), 비만한 군(BMI 30kg/㎡ 이상)으로 분류해 심폐능력에 따른 생존율을 5년간 추적관찰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J Am Coll Cardiol. 2014;63:1345-1354.).

▲ 심폐능력이 좋지 않은 참가자 중 비만한 군보다 마른군에서 누적생존율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하지만 심폐능력이 좋았을 때는 마른군과 보통군, 비만한 군 사이에 누적생존율 차이가 미미했다.

결과에 따르면, 운동 부족으로 심폐능력이 좋지 않은 참가자 중 비만한 군보다 마른군에서 누적생존율이 급격하게 감소해, 비만의 역설이 적용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운동으로 심폐능력이 좋았을 때는 마른군과 보통군, 비만한 군 사이에 누적생존율 차이가 미미했다. 즉 충분한 운동으로 건강하다면 비만의 역설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는 "향후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충분한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하면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홍 교수는 비만의 역설이 등장하게 된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그는 "비만의 역설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학계에서 논의 중이지만, 대사예비력(metabolic reserve)과 효과가 좋은 약을 많이 먹게 되면서 나타난 혈압 상승,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 약화 등이 가능성 있는 요소다"며 "하지만 면역체계에서 본다면 비만의 역설을 설명하기엔 메커니즘이 복잡하다"고 덧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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