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간호협회 "병원 떠나는 간호사, 환자안전 무너진다" 제도개선 촉구

▲6일 국회에서 열린 간호인력 처우개선 정책토론회

국회와 간호계가 간호인력 처우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도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특별법 제정에는 난색을 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은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6일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어 간호사 인권실태를 고발하고, 정책적 지원과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발제자로 나선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권혜진 교수는 국내 간호인력이 장시간의 노동과 폭언, 폭행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2004년 47.8시간에서 2015년 41.9시간을 늘어난데 반해, 보건의료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종사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2015년 현재 49.8시간, 간호사는 47.7시간에 달한다.

간호사의 고충은 비단 긴 노동시간 뿐 아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간호사 10명 중 9명은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 보호자, 직장상사, 동료, 의사 등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간호사의 모성보호 위반 및 부정적 유경험 비율이 일반 노동자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실태조사 결과도 있다.

이 같은 환경은 높은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다.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간호사 직종의 평균 이직율은 16.9%, 특히 신규 간호사의 이직률은 31.2%에 달했다.

이직을 고민 중이라는 간호사도 전체의 54.1%에 달했다. 이직을 고민하는 사유로는 과도한 업무량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권혜진 교수는 "간호사에 대한 폭언, 폭행, 높은 이직률 등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낮은 간호사 인력 배치수준과 높은 노동강도에서 비롯되는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라며 "간호사의 효과적 활용은 국민 건강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지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특히 "간호·간병서비스 사업이 확산되는 이 때가 간호정책 패러다임을 바꿔 간호인력 충원과 간호서비스 질 향상 등 정책효과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지 않도록 국가차원의 적극적 노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도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특별법의 제정 등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춘숙 의원은 의료기관이 보건의료인력을 적정하게 수급하도록 정부에 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보건의료인력특별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이스란 과장은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고용부와 국토부 등 관련 부처가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어 통과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법률안의 취지를 살려 꼭 담보되야 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회와 부처 간에 상의를 통해 복지부가 해야할 역할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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