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치료 가능성 놓고 찬반 엇갈려
ESC 이례적 찬반토론 세션 만들어 눈길

 

새로운 심부전 약제인 안지오텐신 리셉터 네프릴리신 억제제(ARNI)가 현 표준치료제인 ACEi 제제를 대신해 1차 치료제로 확대 적용하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 같은 입장은 30일 유럽심장학회(ESC)가 마련한 토론세션에서 나왔다. 이날 세션은 ARNI 제제를 ACEi 제제 대신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는가를 놓고 심장전문의간 찬반토론을 펼치는 방식이었다.

우선 찬성 진영에 선 사람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대  John McMurray  박사로 ARNI 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검증한 PARADIGM-HF의 주 연구자였다.

그는 "PARADIGM-HF 연구 결과를 보면 명백하다"면서 "박출량 저하 심부전 환자에게 ARNI 제제가 ACEi 제제를 대신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PARADIGM-HF 연구에서 ARNI 제제가 ACEI 제제 대비 심혈관 사망을 포함한 전반적인 예후를 20%나 개선시켰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 연구를 토대로 많은 의사들이 이미 처방을 하고 있다며 이미 많은 의사들이 ARNI 제제를 사실상 1차 치료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입장에서 선 전문가들은 연구의 한계점을 들쳐내며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영국 런던 성조지의대 Giuseppe Rosano 박사는 아직은 1차 치료제로 쓰기에는 시기상조임을 피력했다.

그는 "PARADIGM-HF 연구에 참여한 환자 집단인 NYHA 기준 class 2 또는 3 심부전 환자에서 ARNI 제제를 적용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단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는 신중하다. 일부 고위험 환자군에서 적용할 경우 혈관 부종과 기침 위험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PARADIGM-HF 연구에는 다양한 환자가 포함됐기는 하지만 NYHA class 4 심부전 환자는 0.7%에 불과하고, 또한 NYHA class 1 심부전 환자는 5.3% 밖에 되지 않아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부연했다.

장기간 치료시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점도 제시됐다. 그는 "낮은 위험군에 속하는 심부전 환자라도 대부분은 10년에서 15년은 치료해야하는데 장기간 치료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라며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심장전문의는 심부전 환자의 35%만 보고 나머지는 일반내과전문의나 노인병 전문의가 보는 현실을 감안할 때 1차 치료제는 아직 ACEi 제제와 베타블로커가 돼야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이 나오면서 ARNI 제제에 대한 신중론도 약간은 힘을 얻고 있다. Rosano 박사는 ARNI 제제의 뛰어난 효과는 인정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2017년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급성심부전학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한번 다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ARNI 제제는 미국심장학회와 유럽심장학회가 최근 발간한 심부전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첫 심부전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이 약물을 등재했다. 하지만 등재만 됐을 뿐 권고 등급이 없어 아직은 위치가 모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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