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통계적 관리, 우수고객관리 필요

 

내과나 소아과 등의 보험과는 물론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비보험도 혹독한 불경기라고 말한다. 불황을 모르던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도 올해 여름은 불황과 중국인 환자 감소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모두들 입을 모아 경기가 나쁘다고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일각에서는 불황이 병원에게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병원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도태된 병원들의 환자도 진료하게 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병원이 어려울 때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지만 우선 비용 절감, 통계 관리, 우수고객 유지 등을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비용절감에 집중하라 
전문가들은 수익이 떨어질 때 비용절감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병원이 성장할 때는 성장에 힘써야 하지만, 정체기에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많은 원장이 세무사가 다 알아서 한다거나 경리직원 월급이 추가 부담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와이즈요양병원 배지수 원장은 병원 내부에 회계직원을 두고 월별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용 절감의 궁극적 목표는 수익개선이란 게 배 원장의 생각이다. 매출과 연동되는 비용을 함부로 건드리면 오히려 수익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 

 

비용 절감을 하려면 우선 직원급여, 의사급여, 임차료 등 건드리기 어려운 항목과 광고비 등 매출과 연관된 항목, 비용절감 대상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구매처를 다양화 해 공급자의 경쟁을 유도하거나 경쟁자와 협력해 수요자로서 협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구매처와 인간적으로 친해져 구매처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파레토법칙을 활용해야 한다. 큰 부분에서 비용절감을 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비용을 아끼려면 직원들에게 "아껴쓰기"를 강조하기 보다 구조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인 낫고,인건비 부분은 가장 최후에 건드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다  
경영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우리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며, 관리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경기 때 왜 병원이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소홀하게 생각했던 각 부서의 지표를 측정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 병원의 KPI(Key Performance Index, 핵심성과지표)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라는 얘기다.

배 원장은 "병원 직원들이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표를 만들고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 병원의 물리치료사 별 업무 현황을 트레킹한 적이 있다. 그 결과 17%였던  부도율이 1%로 물리치료실 치료실적이 감소했다"며 "병원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측정해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환자들의 입원경로에 대한 KPI를 직원들에게 부여한 적이 있다고 했다.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일일 문의 전화수'와 '전화수 / 마케팅비용' KPI 를 부여하고, 상담실장에게는 '내원 건수/ 전화상담 건수' KPI를 부여했다는 것. 
배 원장은 "KPI 부여로 직원들이 각자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원장인 나는 누가 잘하고 있고, 누가 자신의 업무를 충분히 해내지 못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병원 내부 온라인몰을 구성해 각 주체별 사용량을 트레킹하고 있다"며 "각 병동에서 사무용품 및 의료용품을 누가 얼마나 사용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불경기일 때 우수고객 관리를 하라
병원이 정체기일 때 병원을 지켜내는 것은 우수고객 혹은 단골고객이다. 따라서 불경기일수록 이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불황기일수록 상위 20% 고객이 수익의 80%를 차지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기 때문이란다. 

 

하나 닥터스넷 박병상 대표는 "병원이 비용을 아낀다고 우량고객과 비우량고객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고객관리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을 낮추면 고객이 이탈하기 쉽다. 우량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고객들은 디마케팅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한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싱가포르 항공은 핵심 고객인 퍼스트,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을 위해 승무원 교육, 안락한 환경조성 등을 위해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수익이 개선돼 홍콩의 캐세이 퍼스픽 항공과 함께 가장 가치있는 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