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1mmol/L·SBP 10mmHg 낮추면 심혈관질환 위험 90% ↓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동시에 낮춰야하는 이유가 로마에서 나왔다.

29일(현지시각)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저밀도 지질단백질(LDL-C)을 1mmol/L을 낮추고 동시에 수축기 혈압(SBP)을 10mmHg 낮추면 심혈관질환을 90%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됐다. 특히 LDL-C와 SBP를 각각 조절하는 것보다 함께 병행해서 조절했을 때 예방 효과가 더 우수했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초 미국심장학회(ACC)에서 발표된 HOPE-3 연구에서 확인하지 못한 효과를 이번 연구에서 입증한 것이다.

HOPE-3 연구에서는 지질저하제와 항고혈압제의 병용요법으로 LDL-C와 혈압을 조절할 경우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었지만, 지질저하제 단독요법의 효과를 넘지 못했다.

미국 웨인주립의대 Brian Ference 교수팀은 14개 전향적 코호트 또는 사례-대조군 연구에 참가했었던 10만 2773명의 자료에서 LDL-C와 SBP,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들의 나이는 20세 이상 100세 이하였고, LDL-C와 SBP를 조절하기 위해 투여한 약물은 없었다.

연구에서는 2 x 2 요인 설계(2 by 2 factorial) 멘델리안 무작위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 study)으로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서 LDL-C와 SBP 유전자 점수(genetic score)를 계산했고, 이를 조절하는 유전적 다형성(polymorphism)은 각각 46가지와 33가지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LDL-C와 SBP 유전자 점수에 따라 △LDL-C와 SBP 점수 평균 이상(기준군) △LDL-C 점수 평균 이하(LDL-C 감소군) △SBP 점수 평균 이하(SBP 감소군) △LDL-C와 SBP 점수 모두 평균 이하(LDL-C 및 SBP 감소군) 총 네개 군으로 분류했다.

1차 종료점은 처음으로 나타난 심혈관사건을 종합해서 평가했다. 심혈관사건에는 관상동맥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관상동맥 혈관재생이 포함됐다.

연구는 32년 넘게 장기간 추적관찰로 진행됐고, 총 1만 4368건의 심혈관사건이 확인됐다.

기준군과 비교해 각 군의 심혈관사건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LDL-C 감소군에서는 약 55%(OR 0.458), SBP 감소군에서는 약 45% 감소해(OR 0.553), 한 가지만 조절해도 심혈관사건을 약 50% 예방할 수 있었다.

특히 LDL-C 및 SBP 동시 감소군에서는 그 효과가 우수했다. LDL-C가 1mmol/L, SBP가 10mmHg 낮아지면 심혈관사건 위험이 86.1% 감소해, 90% 가까운 예방 효과를 보였다(OR 0.139, 95% CI 0.114~0.170). 즉 LDL-C와 SBP를 각각 조절하는 것보다 동시에 조절했을 때 심혈관사건을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Ference 교수는 "연구 결과는 성별에 상관없이 의미 있었고, 흡연자 또는 비흡연자, 당뇨병 환자, LDL-C 수치가 3.5mmol/L 전후 또는 SBP가 120mmHg 전후인 사람들에게도 그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간 LDL-C와 SBP를 함께 조절하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장기간 조절에 초점을 맞춘 예방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스웨덴 린네대학교 Joep Perk 교수는 "아주 놀라운 연구 결과"라고 평하면서 "하지만 LDL-C와 SBP를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더 많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Christopher P. Cannon 교수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모두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에 동의한다"면서 "이상적인 연구 결과이지만, 환자들은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운동을 하고 왔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등의 이유를 말하기 때문에, 혈압을 이상적으로 조절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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