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이후에 천식 시작되면 심혈관질환 위험 급증

숨쉬기 힘들고 기침이 잦은 질환인 천식은 주로 소아에서 유병률이 높지만, 최근 성인에서도 늦은 나이에 천식이 시작되는 이른바 '후기발생(late-onset)' 환자가 늘고 있다.

그런데 늦은 나이에 천식이 발병한 환자들에서 심장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위험을 알리는 연구가 최근 공개됐다.

미국 위스콘신의대 Matthew Tattersall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8세 이상에서 천식이 발병한 환자들은 천식이 없는 경우보다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57% 더 높았다. 반면 어린 나이에 천식이 발병한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위험과 상관관계가 없었다.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과 관련된 질환 중 하나가 천식이지만, 천식 표현형(phenotype)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이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천식과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평가했기에 그 의미가 크다.

Tattersall 교수팀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위스콘신 수면집단연구를 이용해 천식 환자들을 14년간 추적관찰했고, 그 결과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8월 24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코호트에 등록된 참가자들은 총 1269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47.3세로 중년이었고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은 없었다. 천식의 후기발생의 기준은 18세 이후에 의사로부터 천식을 진단받은 경우로 정의했다.

참가자 중 총 166명에서 천식이 발병했다. 이 중 111명은 천식이 늦게 발병했고(후기발생군), 55명은 18세 이전에 나타났다(조기발생군, early-onset). 천식을 진단받은 평균 나이는 후기발생군이 39.5세, 조기발생군이 8.9세였다.

후기발생군은 천식이 없는 군보다 여성 비율이 높았고(67% vs 44%), 더 비만했으며(32.2kg/㎡ vs 29.4kg/㎡),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많았다(22% vs 13%).

후기발생군, 심혈관질환 위험 57% 상승…조기발생군은 관련 없어

 

연구팀은 참가자들에서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 발병을 14년간 추적관찰했고, 총 223명에서 심혈관질환을 확인했다. 그 중 후기발생군이 조기발생군보다 더 많았는데, 각각 22명과 7명이었다. 천식이 없는 군은 17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후기발생군에서 12.7%, 조기발생군에서 3.8%, 천식이 없는 군에서 8.9%로, 후기발생군에서만 유일하게 심혈관질환 유병률이 10%가 넘었다.

교란변수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천식의 후기발생과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뚜렷했다. 나이, 성별 등을 보정한 결과, 후기발생군은 천식이 없는 군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57% 더 높았던 것(HR 1.57, 95% CI 1.01~2.45, P=0.045).

그러나 조기발생군은 후기발생군과 다른 양상이었다. 조기발생군은 천식이 없는 군과 비교해 나이와 성별만을 보정한 결과에서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9% 낮았고, 모든 교란변수를 보정한 결과에서는 6% 낮았다. 단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각각 HR 0.81, 95% CI 0.40~1.65, P=0.56; HR 0.94, 95% CI 0.46 to 1.92, P=0.873).

"여성호르몬·호흡기 감염 등이 위험인자로 작용"

Tattersall 교수는 "천식이 늦게 발병한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비만, 여성호르몬, 호흡기 감염,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위험요인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천식이 발병하는 시기에 따라 증상의 경도가 다른데, 조기발생한 천식은 표준치료법인 흡입용 스테로이드로 치료할 수 있지만, 후기발생은 주로 중증 증상을 보이고 표준치료법으로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심혈관에 더 문제가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전언이다.

그는 이어 "천식이 늦게 발병한 여성에서는 에스트로겐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심혈관질환까지 이어졌을 수 있다"면서 "또 천식 때문에 증가한 호산구 수치가 죽상동매경화증 위험을 높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연구에 대해 Tattersall 교수는 "공중보건에서 천식은 중요한 질환이다"며 "향후 천식 표현형에 따른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메커니즘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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