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보톡스 허용, 면허제도 근간 무너져”
“치과 보톡스 허용, 면허제도 근간 무너져”
  • 양영구 기자
  • 승인 2016.08.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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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법원 판결 두고 사회적 파장 조망…시민단체 시선 엇갈려
▲ 대한의사협회는 대법원의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허용 판결과 관련 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대법원이 치과의사의 안면부 보톡스 시술을 허용하도록 한 판시에 대해 면허제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치과진료영역에 주름살 시술을 포함시킨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사회적 파장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대한피부과의사회 정찬우 기획정책이사는 일선 치과에서 전문영역을 무분별하게 침범하는 진료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결국 면허제도의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일선 치과에서는 △쌍커풀 수술, 눈 밑 지방제거 등 눈 주위 노화 치료 수술 △코 형성 수술 △여드름 및 피부 레이저 치료 △몸매 교정 △모발이식 등을 시행한다는 광고를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의료계는 치과진료 영역 보톡스 시술에서 더 나아가 안면부 피부레이저 시술이 허용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면 치과 의료의 왜곡 현상은 급격히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기획이사는 “치과의사에게 피부에 대한 진료를 허용할 경우 본래 전념해야 할 치과 진료는 소홀히 한 채 치의학의 비전문 분야인 피부진료 영역에 몰려 의료체계의 왜곡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학문의 발전이 아닌 수익을 위한 진료영역 확장만 이뤄져 결국 전문성에 기초한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기획이사는 “의학과 치의학의 면허 구분이 모호해진다면 의료인 면허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 격”이라며 “이 때문에 국민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도 한 몫 거들었다. 법조계는 치과의사에게 보톡스 시술을 허용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의아하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지용 교수는 “일반인으로서 이번 판결을 보고 의아했고, 법조계 전문가로서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의아스러움이 우려로 바뀐 것”이라며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경제적 자유에 우선가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법원은 핵심 논거로 위험성 기준을 사용하고 있는데 공중보건적 위험성은 수평적인 의료인의 면허범위를 설정하는데 있어 핵심적 논거로 작용할 수 없다”며 “특정 의료행위를 어느 면허 범위에 배분할지가 핵심이어야 하며, 의료법의 문언이나 취지에 따라 객관적이고 획일적으로 범위를 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사법부가 정치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박 교수는 “최근 대법원 판결 추세를 보면 법 해석에 있어 경계해야 할 정치, 정책, 현실에 종속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법원은 입법자의 역할을 경시하고 사법부의 권한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밥그릇 싸움’ 아니냐”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소비자단체 전문가들의 시선은 달랐다. 보톡스를 비롯한 피부과 진료를 치과의사가 하든, 의사가 하든 일반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며, 결국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일반 국민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밥그릇 싸움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게 일반인의 시선”이라며 “이번 문제가 공론화되기 위해서는 심도 있고 깊이 있는 논쟁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부위별 진단이 아닌 건강 하나”라며 “의료계는 환자를 중심으로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녹색건강연대 이주열 대표는 “현실을 고려해 새로운 영역을 발굴해나가야 하는 게 바람직한 만큼 대법원의 판례를 존중한다”면서 “치과 입장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과거에는 공급자 중심의 접근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자 중심이다. 이 같은 판결은 의료 발전의 중간과정이라고 봐야한다”며 “다만, 규제할 부분이 있다면 국회와 복지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탄원서 연명운동 개시 

한편, 의협은 대법원의 이번 치과의사 보톡스 시술 허용 판결과 함께 아직까지 최종 판결이 나지 않은 치과의사 프락셀레이저 시술 사건 등에 대응하고자 전회원 대상 탄원서 제출을 추진한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1일 대책회의를 열고 전회원 대상 탄원서 연명운동을 통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지부, 각 과 개원의협의회 등 산하단체에 공문을 발송했고, 지난 23일 대법원 제1부로 1만 2594개의 탄원서를 1차적으로 제출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협회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추후 도착하는 탄원서는 2차로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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