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최지용
대구가톨릭의대 교수
대구가톨릭대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대구가톨릭의대 최지용 교수가 맡았고 경상의대 황진용 교수와 연세의대 홍범기 교수가 차례로 강연했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에 대해 요약·정리했다.
 









HOPE-3 연구 고찰

황진용
경상의대 교수
경상대병원 순환기내과

중등도 심혈관 위험군 환자에서
Rosuvastatin이 유의한 효과 나타내


연구 배경 및 설계
수축기 혈압이 115 mmHg 초과이거나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수치가 높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혈압 관련 연구는 수축기 혈압이 150~160 mmHg 초과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상지질혈증 관련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중등도 위험군에 속하는 아시아인에서 심혈관질환 예후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60세 이상 여성 및 55세 이상 남성 중 1개 이상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중등도 위험군에서 혈압 및 지질 수치를 조절했을 때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알아보고자 HOPE-3 연구가 진행됐다.

한국을 포함한 21개 국가의 228개 기관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약 12,700명의 환자를 위약군, candesartan/hydrochlorothiazide (HCTZ) 투여군, rosuvastatin 투여군, candes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으로 무작위배정한 후 99.1%의 대상자를 평균 5.6년간 추적 관찰했다. 첫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는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이었고 두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는 첫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심정지, 심부전, 혈관재개통술을 포함했으며 2차 평가변수는 두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에 협심증과 뇌졸중을 포함했다. 혈압, LDL-C, INTERHEART 위험 점수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한 후 결과를 분석했다. 대상자의 기저치 특성은 평균 연령 66세, 혈압 138/82 mmHg, LDL-C 수치 128 mg/dL,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 94%, 고감도 C 반응성 단백(high-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 2.0 g/L였으며 여성이 46%, 아시아인이 20% 정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
Candesartan/HCTZ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각각 6, 3 mmHg씩 감소했으나 평가변수는 양 군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혈압을 131.5 mmHg 미만, 131.5~143.5 mmHg, 143.5 mmHg 초과인 환자군으로 나눠 첫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에 대한 하위군 분석을 실시했을 때 143.5 mmHg 초과인 환자군에서는 candesartan/HCTZ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이점을 보였고 131.5~143.5 mmHg인 환자군에서는 양 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131.5 mmHg 미만인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candesartan/HCTZ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았다. 두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며, 안전성 평가에서는 candesartan/HCTZ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어지럼증을 호소한 환자 비율이 높았고 그 외 다른 항목은 양 군이 서로 유사했다.

Rosuvastatin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LDL-C, apo B-100, CRP 수치가 각각 34.6 mg/dL, 0.23 g/L, 0.19 mg/L씩 감소했고 공동 1차 평가변수도 25% 정도 유의하게 낮았다<그림 1>.

 

LDL-C 및 CRP 수치, INTERHEART 위험 점수, 수축기 혈압, 인종에 따라 환자군을 분류한 후 두 번째 공동 1차 평가변수에 대한 하위군 분석을 실시했을 때도 위약군 대비 rosuvastatin 투여군이 모두 이점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 rosuvastatin 투여군이 위약군에 비해 약물 중단율이 낮았고 횡문근융해증이나 근병증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으나 근육통이나 근력 저하는 더 높은 빈도로 발생했으며 백내장 수술 건수가 더 많았다.

Candes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수축기 혈압과 LDL-C 수치가 각각 6.2 mmHg, 33.7 mg/dL씩 감소했고 공동 1차 평가변수도 30% 정도 유의하게 낮았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양 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Candes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 rosuvastatin 투여군, candesartan/ HCTZ 투여군의 상대 위험도 감소율은 각각 28, 26, 6%로 candes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의 효과는 주로 rosuvastatin에 기인한 것임을 추측할 수 있었고, 혈압에 따라 3개의 환자군으로 나눠 계층 분석을 실시했을 때 혈압이 가장 높은 환자군에서는 candes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의 상대 위험도 감소율이 39%로 rosuvastatin 투여군의 18%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나 혈압이 중간 또는 낮은 환자군에서는 rosuvastatin 투여군의 상대 위험도 감소율이 31%로 candeartan/HCTZ+rosuvastatin 투여군의 20%에 비해 더 큰 이점을 보였다.

연구 의의
이 연구를 통해 LDL-C 수치가 아닌 위험도에 따라 statin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의 이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고 candesartan/HCTZ는 중등도 위험도를 가진 모든 환자 중 기저치 수축기 혈압이 143.5 mmHg 초과인 환자에 한해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HOPE-3 연구는 다제복합제(polypill)가 모든 환자에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1차 예방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다양한 약물의 이상지질혈증 개선 효과

홍범기
연세의대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심장내과

다양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등장으로
선택의 폭 넓어져


Statin의 이점
CTT Collaboration의 메타분석 결과에 의하면 statin 투여로 LDL-C 수치를 1 mmol/L 낮출 때마다 주요 혈관 사건(major vascular event, MVE) 위험도가 21% 감소했으며, MVE의 5년 위험도에 따라 환자군을 나눠 분석했을 때 위험도가 낮은 환자라도 LDL-C 수치를 낮추는 것이 예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혈관질환의 잔여 위험도
LDL-C 수치를 낮추면 약 1/3 정도의 심혈관 사건을 예방할 수 있으나 나머지 2/3 정도의 잔여 위험도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잔여 위험도는 높은 중성지방 수치, 낮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 수치,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다양한 위험인자에 기인한 것인데 이를 LDL-C 수치와 함께 조절할 경우 심혈관질환의 잔여 위험도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Niacin/Fenofibrate/Ezetimibe
AIM-HIGH 연구에서 총 3,414명의 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simvastatin에 위약 또는 niacin을 병용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위약군 대비 niacin 병용 투여군에서 HDL-C 수치가 유의하게 상승했으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양 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아 연구가 조기에 종료됐다.

또 laropiprant를 niacin과 병용 투여했을 때의 예후를 평가한 HPS2-THRIVE 연구 결과 위약군과 niacin+laropirant 병용 투여군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이상사례 발생률은 오히려 niacin+laropirant 병용 투여군에서 더 높게 나타나 이 연구 역시 조기에 종료됐다.

ACCORD-Lipid 연구에서 총 5,518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imvastatin에 위약 또는 fenofibrate를 병용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위약군 대비 fenofibrate 병용 투여군에서 HDL-C 수치가 상승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했으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양 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IMPROVE-IT에서 10일 이내에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으로 진단 받고 기저치 LDL-C 수치가 50~125 mg/dL인 총 18,14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simvastatin에 위약 또는 ezetimibe를 병용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LDL-C 수치가 위약군 대비 ezetimibe 병용 투여군에서 16.7 mg/dL 정도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심혈관질환 발생률도 ezetimibe 병용 투여군이 위약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p=0.016). 결국 현재까지 심혈관질환의 잔여 위험도를 낮추려는 시도 중, TG와 HDL-C를 목표로 하는 경우는 모두 실패했고 유일하게 LDL-C를 낮추는 연구만 성공했다.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ILLUMINATE 연구 결과 atorvastatin 단독 투여군에 비해 atorvastatin+torcetrapib 병용 투여군에서 사망률이 증가해 연구가 조기에 종료됐다. Torcetrapib 이후에 출시된 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CETP) 억제제인 dalcetrapib과 evacetrapib을 이용한 연구에서도 위약군 대비 CETP 억제제 투여군에서 지질 수치가 개선됐으나 심혈관질환 발생률은 양 군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OSLER 연구에서 표준 치료군과 표준 치료+evolocumab 병용 투여군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표준 치료군 대비 evolocumab 병용 투여군에서 LDL-C 수치 및 주요 심혈관 사건(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 MACE)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각각 p<0.001, p=0.003)<그림 2>.

 

또 ODYSSEY LONG TERM 연구에서 표준 치료군과 표준 치료+alirocumab 병용 투여군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표준 치료군 대비 alirocumab 병용 투여군에서 LDL-C 수치가 48.8% 정도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MACE 발생률도 유의하게 감소했다(p<0.01). 즉, CETP 억제제의 경우도 anacetrapib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세 종류의 약제를 이용한 결과는 실망적인 데 반해, PCSK-9 억제제의 경우 비록 심혈관 예후 연구가 아닌 연구들의 psot-hoc 분석이긴 하지만 고무적이다. 

Discussion

패널 <왼쪽부터>
김두일 인제의대 교수·해운대백병원 심장내과
이승환 연세의대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조병렬 강원의대 교수·강원대병원 심장내과
차광수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최동훈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동훈: HOPE-3 연구는 참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생각됩니다. 임상 현장에서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환자에서 rosuvastatin 사용 시 심혈관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것은 의사들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희소식일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심혈관질환이 없으면서 위험인자가 하나 정도 되는 중등도 위험군인 환자에서 statin을 사용하기가 약간 망설여졌고 이러한 임상 행위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이번 HOPE-3 연구 결과가 이러한 기우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이철환: JUPITER 연구에서도 statin 투여로 LDL-C 수치를 낮출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으므로 55세 이상의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서 statin의 이점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병렬: JUPITER 연구와 HOPE-3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rosuvastatin 투여군의 심혈관질환 발생률 감소 효과가 50, 25%로 차이를 보인 것은 추적 관찰 기간이 JUPITER 연구는 1.6년 정도였던 반면 HOPE-3 연구는 6년 정도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김두일: 혈압 측정 방식의 차이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레닌-안지오텐신계(renin-angiotensin system, RAS) 억제제의 효과가 우수한데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서는 효과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황진용: 중등도 위험군 환자에 비해 고위험군 환자의 RAS 활성도가 높기 때문에 RAS 억제제 반응 정도에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홍범기: RAS 억제제는 고용량을 투여했을 때 다면적 효과(pleiotropic effect)를 기대할 수 있으나 HOPE-3 연구와 같이 표준 용량을 투여했을 때는 혈압 감소 효과 외 다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철환: HOPE-3 연구는 혈압이 140~160 mmHg이면서 그 외 다른 위험인자가 없는 중등도 위험군에서 항고혈압제 투여의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차광수: 실제 임상에서 55세 이상의 환자들은 대부분 중등도 위험군에 속하는데 이들 모두에게 statin을 투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환: HOPE-3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고혈압이 없는 중등도 위험군에서 rosuvastatin 10 mg은 심당뇨의 발생 없이 혈관질환 발생률을 줄였기 때문에 중등도의 위험군에서 적절한 용량의 이상지질혈증 억제제의 투여는 권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지용: 향후 proprotein convertase subtillisin/kexin type 9 (PCSK9) 억제제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두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외에는 statin과 ezetimibe만으로도 LDL-C 수치를 충분히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제인 PCSK9 억제제의 활용 범위는 그리 넓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홍범기: 2주가 아닌 4주 단위의 피하주사방법도 병용할 수 있으며, 현재 경구제 개발을 위한 연구들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광수: 현재는 그 역할이 크지 않지만 LDL-C 수치를 추가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차 역할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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