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운동해야 질환 및 조기사망 위험 ↓

2016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 평균 앉아있는 시간은 7.5시간이다. 특히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야근까지 소화하는 직장인이나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은 이보다 더 많은 9시간을 앉아서 보내고 있으며(2015년 고용노동부 발표), 그만큼 움직이는 시간이 적다.

오래 앉아있으면서 운동까지 하기에는 24시간이 부족한 현실에 최근 경종을 울리는 연구가 잇따라 발표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요약하자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활동량보다 5~6배는 움직여야 질환을 예방할 수 있고, 하루 8시간 앉아있다면 1시간은 움직여야 조기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1시간 달려야 질환 예방에 효과적

WHO는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최소 600 대사활동량(MET)-minute를 활동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는 일주일에 빨리 걷기 150분 또는 달리기 75분과 동일한 활동량이다. 그런데 이보다 5배는 더 움직여야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가 BMJ 8월 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하루 활동량으로 계산하면 매일 최소 1시간은 달려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 워싱턴의대 Hmwe H Kyu 교수팀은 1980년부터 2016년까지 발표된 총 176개 연구를 바탕으로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각 질환별로 유방암 35개, 대장암 19개, 당뇨병 55개, 허혈성 심질환 43개, 허혈성 뇌졸중 26개 연구가 포함됐고, 환자군은 총 1억 4918만 4285인년(person-years)으로 대규모였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 및 활동 강도를 바탕으로 연구마다 MET를 계산한 후 질환 발병 위험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활동량이 많을수록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허혈성 심질환, 허혈성 뇌졸중 발병 위험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 특히 일주일 총 활동량이 3000~4000 MET-minute일 때 질환 발병 위험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이보다 더 많이 활동했을 때에는 감소 정도가 적었다.

질환 중 당뇨병은 총 활동량이 일주일에 최대 600 MET-minute인 군에서 활동량이 거의 없는 군 대비 발병 위험이 2% 낮았다. 하지만 활동량을 3600 MET-minute까지 늘리면 질환 발병 위험이 19% 추가로 감소했다. 즉 WHO가 권고한 활동량보다 5~6배 더 움직여야 확실한 당뇨병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이 활동한 9000~12000 MET-minute군에서는 당뇨병 발병 위험이 단 0.6%만 추가로 감소해, 활동량에 비례해서 질환 예방 효과가 꾸준하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유방암 역시 총 활동량이 일주일에 최대 600 MET-minute인 군에서 발병 위험이 1% 감소한 반면, 3600 MET-minute 활동군에서는 4% 더 감소했다. 하지만 9000~12000 MET-minute 활동군에서는 2%만 추가로 감소해 당뇨병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활동량에 따른 예방 효과 1위는 '당뇨병'

총 활동량이 증가할수록 예방 효과를 톡톡히 본 질환은 당뇨병이었고, 다음으로 허혈성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대장암, 유방암 순이었다.

일주일 총 활동량에 따라 600 MET-minute 미만, 600~3999 MET-minute, 4000~7999 MET-minute, 8000 MET-minute 이상으로 분류해 질환별 예방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총 활동량이 8000 MET-minute 이상일 때 총 질환 발병 위험은 당뇨병 28%, 허혈성 뇌졸중 26%, 허혈성 심질환 25%, 대장암 21%, 유방암 14% 감소한 것.

 

Kyu 교수는 "일주일에 최소 3000 MET-minute 활동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매일 계단 오르기 10분, 청소하기 15분, 정원 가꾸기 20분, 달리기 20분,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기 25분을 실천한다면 3000 MET-minute까지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워싱턴의대 Mohammad H Forouzanfar 교수는 "임상의는 활동량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장려하면서 WHO 권고보다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부연했다.

8시간 앉아있었다면 1시간 운동은 '필수'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도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The Lancet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앉아있었다면 최소 1시간 운동을 해야 조기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었다.

영국 케임브리지의대 Ulf Ekelund 교수팀은 2015년 10월까지 발표된 총 16개 연구를 바탕으로 하루 앉아있는 시간과 활동 시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사망 위험을 평가했다. 2~18년간 추적관찰 기간 동안 약 100만명이 연구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하루 앉아있는 시간이 4시간 미만, 활동 시간이 60분 이상 75분 이하인 경우를 기준군으로 설정해 조기사망 위험을 평가했다.

먼저 기준군과 동일하게 하루 앉아있는 시간이 4시간 미만이지만 활동 시간이 5분 미만인 군은 기준군보다 조기사망 위험이 1.27배 더 높았다. 즉 앉아있는 시간이 길지 않더라도 활동 시간이 적다면 조기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하지만 하루 8시간 앉아있고 활동 시간이 60분 이상 75분 이하인 군은 기준군과 비교해 조기사망 위험에서 차이가 없었다(HR 1.04, 95% CI 0.99~1.10). 다시 말해 하루 8시간 앉아있다면 최소 1시간 운동을 해야 조기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Ekelund 교수는 "하루 8시간 앉아있다면 1시간은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서 "최대한 많이 움직여야 하며, 만약 장시간 앉아있었다면 1시간에 최소 5분은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WHO 권고 활동량만큼 움직여야…"

 

활동량을 늘려야 한다는 연구발표에 대해 코리아정형외과 은승표 원장은 "아직은 WHO 권고사항을 신뢰해야 한다"고 제한했다. WHO 권고사항이 여러 역학조사와 대조군 연구 등 광범위한 조사 결과에 따라 오랫동안 검증이 이뤄져 발표되는 만큼 그 신뢰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은 원장은 "5~6배 더 활동량을 늘리라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이며,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선 몇 년간 동일한 결과가 반복해서 발표돼야 한다"며 후속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연구에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며 좋은 점만 부각했지만, 고령에서는 활동량을 급격히 늘릴 경우 관절염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시간 앉아있는 직장인들은 갑자기 활동량을 늘리는 등의 무리한 운동보단 본인 여건에 맞게 운동해야 하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스트레칭 병행을 권장한다"면서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체육관 또는 실내에서 근력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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