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정상인 중년보다 10년 일찍 뇌 노화 시작…백질 용적도 작아

 

비만할수록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과체중 또는 비만인 중년에서 뇌 노화가 빨라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공개됐다.

Neurobiology of Aging 지난달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2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뇌 구조를 분석하고 BMI와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한 중년일수록 백질(white matter) 용적이 작았고 뇌 노화가 10년 일찍 시작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의대 Lisa Ronan 교수팀은 인지장애가 없는 20세 이상 87세 이하의 473명 성인을 모집해 BMI를 측정하고 MRI를 통해 뇌 구조를 확인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54세, 평균 BMI는 26kg/㎡였다. 

정상 체중은 BMI가 18.5kg/㎡ 이상 25kg/㎡ 이하, 과체중 또는 비만은 25kg/㎡ 초과인 경우로 정의했으며, 각각 246명, 150명, 70명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BMI 결과를 토대로 정상 성인과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의 백질 용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일수록 대뇌의 백질 용적이 더 많이 위축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상 체중인 중년과 비교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중년에서 뇌 노화가 10년 더 일찍 시작됐다.

Ronan 교수는 "이번 결과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 신경퇴화와 관련된 질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야 한다. 향후 체중 증가가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또는 뇌 변화가 BMI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 입증이 필요하다"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백질 용적이 작아지더라도 이에 비례해 인지능력도 함께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과체중 또는 비만한 성인과 정상인 성인을 연령별로 매칭해 비교했을 때 뇌 구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인지능력에서는 차이가 없었던 것.

그는 "BMI와 뇌 구조 간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에,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Dilip V. Jeste 교수는 이번 연구를 '주목할만 하다'라고 평하면서 "BMI가 뇌 백질의 퇴행 변화와 관련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과체중 또는 비만한 중년일수록 뇌 노화가 10년 더 빨라진다는 결과가 흥미롭다"며 "뇌 노화 위험을 낮추기 위해선 65세 전부터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질은 생각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조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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