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에 HPV 백신 적용

자궁경부암은 여성 암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사망률 또한 높은 위협적인 존재다. 지난 2012년 전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원인의 사망이 26만 6000건으로, 여성 암 사망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경우, 자궁경관 내부에서 발병하는 자궁경부 선암이 선별검사로 진단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고 재발률이 높은 것은 물론 예후도 나빠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매년 5만명 이상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 평균 5만 4000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았다. 2015년에만 약 5만 4603명이 자궁경부암 진료환자였다. 총 진료비도 2015년 기준으로 약 856억원에 달했다. 2011년과 비교할 때 약 7.0% 증가한 수치로, 연 평균 1.7%씩 늘었다.

젊은 연령대에서도 비중 커져
심평원 보고의 연령구간별 점유율(2015년 기준)을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40대가 27.7%(1만 5670명)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50대 25.0%(1만 1414명), 30대 19.9%(1만 1253명), 60대 14.5%(8188명) 순이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3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30세 미만도 매년 2000명 이상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 연령대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30세 연령대의 자궁경부암 진료인원이 늘면서, 이들의 연령구간별 점유율은 24.6%(1만 1447명)에 달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900명에 이르지만, 예방 및 완치가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예방접종과 정기점검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
자궁경부암은 현존하는 암종 가운데 백신으로 발병·진행을 막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례에 속한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통해 감염을 미리 차단하는 적극적인 1차예방이 가능하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HPV 백신이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HPV 백신이 범국가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WHO에 따르면, 2014년 8월 현재까지 전 세계 58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자궁경부암 관련 HPV 백신을 포함시키고 있다.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HPV 백신은 서바릭스(HPV 16·18형)와 가다실(HPV 6·11·16·18형)이 있다.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은 HPV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발암성의 고위험 HPV 유형에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암 발생과 강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WHO의 설명에 따르면, HPV 16형에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의 편평세포암종 발생위험이 비감염자와 비교해 400배, HPV 18형은 250배나 높다. 전 세계 여성 가운데 HPV 감염률이 11.7% 정도로 추정되는 가운데, 25세 미만 젊은 연령대의 감염률이 21.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데이터는 젊은 연령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HPV 백신의 접종이 범국가적 보건사업으로 실행돼야 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HPV 백신 무료예방접종사업
우리나라도 자궁경부암의 폐해를 인정, HPV 백신을 통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최근 동참했다. 여성 청소년 자궁경부암 무료접종사업이 지난달 20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는 것. 보건복지부는 “초경을 전후한 여성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질병예방을 돕는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을 6월 20일부터 시작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해당 사업은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의사와의 1:1 건강상담과 자궁경부암 무료예방접종을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올해 지원사업 대상자는 2003~2004년 출생한 여성 청소년이다. 지원대상 청소년들은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백신을 무료접종받을 수 있다. 접종은 총 2회, 6개월 간격으로 이뤄진다. 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지원으로 그간 1회 접종에 15~18만원가량을 전액 본인이 지불해야 했던 접종비 부담이 사라져, 향후 예방접종률 향상 및 자궁경부암 발생률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전성 문제 없다”
질병관리본부도 HPV 백신 무료예방접종사업과 관련해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예방접종을 주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돼 2억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다”며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켰다.

WHO 또한 백신의 안전성을 지지하고 있다. WHO는 2014년 성명을 통해 HPV 백신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에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서바릭스와 가다실 두 백신 모두 안전성 프로파일이 탁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WHO는 “산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GACVS)가 미국·호주·일본 및 두 백신 제조사를 통해, 승인 후 모니터링 결과를 모두 검토했다”며 “모든 데이터가 두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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