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0만명 사망 치료율은 42% 수준 더 노력해야

우리나라 에이즈 치료율이 선진국 중 하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빌&멜린다게이트재단, 미국정신보건연구원, 국립노화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후원하는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5) 보고서에서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에이즈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지난 1997년으로 당시 새로운 감염자만 무려 330만명이 발생했다. 이후 항레트로바이러스 제제 확산 노력으로 2007년부터 2005년간 빠르게 감소했으며, 2015년 현재는 연간 250~260만명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HIV 감염인 중 면역기능이 저하돼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의 사람을 에이즈 환자로 부르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HIV 감염인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HIV/AIDS 동반자로 부르며, 영어로는 'People Living with HIV/AISD'로 부른다. 약자로는 PL 또는 PLHA로 쓰기도 한다.

이러한 PLHA은 전반적인 에이즈 발생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세계질병부담연구 보고서가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2015년 현재 PLHA 규모는 3880만명에 이르고 있다. 1985년도만 하더라도 240만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부터 2015년 동안 연간 0.8%씩 증가하면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부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망률은 빠르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꾸준히 줄고 있는 모습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최고를 기록했던 시기는 지난 2005년으로 당해에만 180만명이 사망했고, 2015년 현재는 120만명 수준이다.

PLHA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받는 비중은 양성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5년과 2015년 각각 비율을 보면, 남성의 경우 6.4%에서 38.6%로 증가했고, 여성 또한 3.3%에서 42.4%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PLHA 규모가 늘어나지만 사망률이 줄지 않는 주요한 이유다.

2015년 새로운 HIV 감염 발생건은 모두 180만 건이었는데 이중 75.4%가 서부지역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하라 사막 남부에 위치한 아프리카 지역(Sub-Saharan Africa )과 사하라 사막 동서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연구의 주저자인 워싱턴의대 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IHME) Haidong Wang 박사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와 수직감염의 예방사업의 확대로 지난 20년간 전세계 보건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서도 하지만 10년 전부터는 새로운 에이즈 감염을 줄이는 노력이 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저소득 국가를 위한 원조가 정체돼 있어 에이즈 확산의 우려를 표명했다.

따라서 대안은 최근 유엔의 에이즈전담기구인 UNAIDS가 AIDS 환자를 줄이기 위한 목표로 '90-90-90'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길이다. 이는 '2020년까지 HIV 감염자 90%가 자신의 HIV 감염 여부를 알게 할 것', 'HIV를 진단 받은 환자 90%가 지속적으로 ART을 받게 할 것', 'HIV를 진단 받은 환자 90%가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UNAIDS가 제시한 '90-90-90'을 전략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고,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15년 뒤인 2030년에는 에이즈 종료를 기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현주소?

한편 이번 보고서는 국가별 감염률, 유병률, 사망률, 치료률 정보도 담고 있다. 이중 고소득 국가에 포함이 돼 있는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해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국가의 HIV/AIDS 동반자(PLHA) 100명당 항레트로바이러스 평균 치료률은 66.91%이다. 미국의 경우 70.18%로 선진국 중 최고의 치료률을 기록하고 있다. 호주 또한 62.38%로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39.34%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비중이 더 높은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PLHA 규모가 유사한 일본만 보더라도 57.43%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와 벨기에와 유사한데 이들의 치료율도 각각 55.15%와 61.74%로 우리나라와는 15%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지역 평균 치료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PLHA 규모의 확대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90-90-90 전략으로 적극적인 예방사업과 치료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세의대 최준용 교수는 "강력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사용률을 높이면 에이즈 감염을 줄일 수 있고, 조만간 에이즈 감염 노출전 예방요법도 가능해지면 발생률을 현저하게 낮출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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