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픽사반, 신장기능 점차 악화된 환자에서도 안전
아픽사반, 신장기능 점차 악화된 환자에서도 안전
  • 박선혜 기자
  • 승인 2016.08.08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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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STOTLE 하위분석 결과, 뇌졸중·조직색전증·출혈 위험 감소해

심방세동 환자는 신장장애가 있다면 심혈관계 사건과 출혈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고령일수록 그 위험이 급증한다.

때문에 NOAC이 신장장애가 있는 심방세동 환자 치료에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에도 속속히 반영되는 추세다.

그중 아픽사반(Apixaban)의 행보가 눈에 띈다. 아픽사반은 2012년에 발표된 ARISTOTLE 하위분석에서 다른 NOAC과 달리 신장기능과 무관하게 와파린 대비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최근 JAMA Cardiology 7월호에 실린 또 다른 ARISTOTLE 하위분석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장기능이 악화된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아픽사반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연구에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JAMA Cardiol. 2016;1(4):451-460.).

네 가지 NOAC, 독자적 행보의 아픽사반

네 가지 NOAC의 신장 배설률은 다비가트란(Dabigatran)이 80%, 에독사반(Edoxaban)이 50~60%, 리바록사반(Rivaroxaban)이 35%, 아픽사반(Apixaban)이 20%다. 아픽사반의 신장 배설률이 NOAC 중에서 가장 낮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래서 심방세동 환자의 신장기능 정도에 따른 NOAC의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한 연구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먼저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의 각 랜드마크 연구인 RE-LY와 ROCKET-AF에서는 말기 신장질환(ESRD)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직접 평가하지 않았다.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을 ESRD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출혈로 체내에 유독물질이 축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ESRD로 혈액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 와파린의 처방패턴을 분석하면서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가 2015년에 발표됐다.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입원율 또는 사망 위험은 와파린 대비 다비가트란 치료군에서 1.48배, 리바록사반 치료군에서 1.38배 더 높았다. 특히 출혈로 인한 사망 위험은 와파린보다 다비가트란 치료군에서 1.78배, 리바록사반 치료군에서 1.71배 높아, 혈액투석 중인 심방세동 환자에서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의 위험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에독사반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장기능이 정상인 심방세동 환자에게는 오히려 약물 효과가 약하거나 없을 수 있으므로 투여 전 신장기능에 대한 사전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받았다.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95mL/min 초과한 심방세동 환자에게 에독사반을 투여할 경우 와파린 대비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 높았기 때문.

반면 아픽사반은 앞선 NOAC과 다른 행보를 보인다. 2012년에 발표된 ARISTOTLE 하위분석에서는 신장기능 정도와 무관하게 심방세동 환자에서 와파린 대비 치료 효과가 우월했던 것.

구체적으로 아픽사반 투여군에서는 와파린 대비 뇌졸중 또는 조직색전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고, 신장기능 정도와 관계없이 사망률이 감소했다. 특히 eGFR 수치와 상관없이 주요 출혈 위험이 낮았다.

신장기능이 점차 악화된 환자에서도 안전성 입증

최근 JAMA Cardiology 7월호에 실린 또 다른 ARISTOTLE 하위분석은 이전 연구 결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앞선 연구에서는 신장기능 정도와 무관하게 심방세동 환자에서 아픽사반의 효과를 입증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신장기능이 점차 악화된 환자에서도 그 효과를 확인한 것.

총 1만 8201명의 심방세동 환자가 참가한 ARISTOTLE 연구에서 3개월마다 크레아티닌 수치를 측정한 1만 6869명 환자를 대상으로 하위분석을 시행했다. 이들의 나이(중앙값)는 70세로 대부분 고령이었고, 65.2%가 남성이었다.

신장기능이 악화됐다는 기준은 1년간 eGFR 감소율이 20%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1차 종료점은 뇌졸중 또는 조식색전증 발병 위험으로 설정했고, 약물의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주요 출혈 위험을 확인했다.

1.8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신장기능이 악화된 환자는 13.6%로 2294명에서 확인됐다. 특히 고령일수록 eGFR이 빠르게 감소했고 심부전, 혈관질환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많이 발병했다.

신장기능이 악화된 심방세동 환자는 악화되지 않은 환자보다 뇌졸중 또는 조직색전증 발병 위험이 1.53배(95% CI 1.17~2.01), 주요 출혈 위험이 1.56배(95% CI 1.27~1.93) 높았다. 또 사망 위험은 2.31배(95% CI 1.98~2.68) 높아 그 위험도가 뚜렷했다.

그러나 1년간 신장기능이 악화된 심방세동 환자에서 아픽사반의 효과와 안전성은 우수했다. 와파린과 비교해 뇌졸중 또는 조직색전증 발병 위험이 20% 감소했고(HR 0.80; 95% CI 0.51~1.24), 주요 출혈 위험 역시 24% 감소한 것(HR 0.76; 95% CI 0.54~1.07).

또 eGFR이 50mL/min 미만으로 신장기능이 정상이거나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신장기능이 점차 악화돼도 일관된 아픽사반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스웨덴 웁살라 임상연구센터 Ziad Hijazi 교수는 "의사들은 임상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신장기능과 악화 정도와 관계없이 아픽사반을 안심하고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방 변화 예상…향후 아시아인 대상 추가 연구 필요"

그렇다면 이번 결과가 국내 임상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한양대학교병원 박진규 교수(심장내과)는 먼저 이번 연구를 아픽사반의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추가로 확보한 연구라고 평했다. 박 교수는 "아픽사반이 다른 NOAC보다 신장 배설률이 낮고 대부분 간으로 배설되므로 신장기능이 악화된 환자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NOAC 치료 전략에 대해 박 교수는 "와파린은 환자마다 필요량이 다르고 동일한 용량을 투여하더라도 다른 약물과 섭취한 음식에 따라 상호관계가 달라지므로 혈액검사를 통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하지만 NOAC은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고 약물 간 상호작용이 심하지 않아, 환자에게 맞다면 와파린에서 NOAC으로 스위칭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령의 심방세동 환자는 치료가 여러 해 계속 될수록 신장기능도 점차 악화된다. 그래서 이러한 환자에게는 NOAC을 더 조심히 처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픽사반은 과거에 이어 이번 연구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확보했으므로 앞으로 처방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임상 적용에 대해 박 교수는 "와파린은 간혹 혈관에 석회화를 일으켜 신장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신장장애가 있거나 신장기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는 아무래도 와파린보단 아픽사반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ARISTOTLE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 환자가 코카시안이었고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은 유전적 차이뿐만 아니라 체형 차이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고려한 아시아인 대상의 추가 연구가 발표돼야 국내 임상 적용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덧붙여 박 교수는 "연구에서는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25mL/min 이상인 환자만 대상으로 했으므로 신장기능이 더 악화되거나 혈액투석 중인 환자에서도 아픽사반이 안전한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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