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웅 교수, 뉴런 예정세포사와 사고의 상관관계 규명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웅 교수

국내 연구팀이 신경줄기세포에서 성체 신경발생을 조절하는 데 예정세포사(Programmed cell death)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선웅 교수팀(해부학교실)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성운 교수팀(뇌과학전공)과 공동으로 뉴런의 죽음에 대해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새로운 뉴런의 발생 과정에서 불필요해진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는 뉴런의 예정세포사와 고차원적 사고와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뉴런이 죽게 되면 질병이 발병하고 새로운 뉴런이 다시 생기지 않는다고 믿었다. 하지만 최근 뇌에서 뉴런을 만드는 줄기세포인 '신경줄기세포'를 발견하면서, 인간의 뇌에서 새로운 뉴런이 계속 생겨난다는 사실이 학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신경줄기세포가 존재하는 이유와 새로운 뉴런이 계속 만들어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했고, 예정세포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의문에 싸여 있었다. 때문에 이번 연구 발표는 예정세포사의 의미를 규명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교수팀은 신경줄기세포가 새로 만든 뉴런 중 약 절반이 죽는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여러 사실을 정리했다. 예를 들어, 공부를 많이 하면 뉴런의 예정세포사가 적어지지만, 공부를 덜 하게 되면 뇌 활성화가 낮아 예정세포사가 많아지면서 많은 뉴런이 죽었다. 또 동물이 임신할 경우 새끼를 낳아 키우게 되면서 전보다 더 고차원적인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뉴런이 많이 만들어졌다. 

서열관계가 있는 동물에서도 예정세포사와 사고간 연관성이 나타났다. 원숭이처럼 집단으로 무리 지어 생활하는 서열관계가 있는 동물에서도 상위집단보다 하위집단에서 뉴런이 더 많이 죽었는데, 이는 사회적 동물에서 스트레스가 신경줄기세포의 분열 및 생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예정된 뉴런의 죽음을 막게 되면 어떻게 될까? 태아의 경우 뉴런이 아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죽지도 또는 살지도 못하는 상태로 변했다. 이는 태아 시기 뉴런의 예정세포사는 세포 발달 과정에 중요하지만 차선책도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성인의 경우 나이가 많아지면서 뉴런도 너무 많아져 뇌 회로의 효율이 저하됐다. 즉 성인에서 뉴런의 예정세포사 외에는 뇌 신경망의 효율을 조절하는 다른 방법이 없으며, 예정세포사가 세포의 생존을 조절하는 최종 결정자라는 것이다.

선 교수는 "뇌출혈, 뇌경색 등의 뇌질환이 한국인의 사망 원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등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결과가 뉴런의 예정세포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와 뇌질환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Brain' 4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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