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섭취량에 따라 인슐린 필요량 달라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을 투여할 때 탄수화물 섭취량을 고려해서 투여량을 계산하는, 이른바 탄수화물 계수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지방 섭취량도 신경써야 할 전망이다.

Diabetes Care 7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지방도 식후 고혈당의 원인이며 고지방 식이를 할 경우 더 많은 인슐린 투여량이 필요했다.

단백질과 지방은 섭취 후 몇 시간이 지나야 포도당으로 전환되지만, 탄수화물은 섭취 후 15분에서 2시간 내에 포도당으로 전환된다. 그래서 인슐린 투여량을 계산할 때 단백질과 지방보다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는 지방 역시도 고려해야 할 영양소라고 분석돼 임상에서 변화가 주목된다.

미국 조슬린 당뇨병센터 Howard Wolpert 교수팀은 제1형 당뇨병 성인 총 10명을 모집해 6시간 이상 동안 참가자들에서 식후 고혈당 차이를 확인했다. 이들은 저지방 및 저단백 식이군(LFLP군)과 고지방 및 고단백질 식이군(HFHP군)에 배정됐고, 탄수화물은 동일 함량을 섭취했다. 

다음으로 인슐린 투여 예측 모델(adaptive model-predictive bolus)을 이용하면서 목표 식후 혈당 수치를 달성할 때까지 HFHP 식이를 반복했다. 식후 혈당은 인슐린 펌프를 이용해 조절했고, 섭취한 지방이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시간은 약 80분이 소요됐다.

분석 결과, 동일한 인슐린 용량을 투여받을 때 혈당 상승 곡선하면적은 HFHP군에서 27.092mg/dL/min으로 13.320mg/dL/min이었던 LFLP군보다 2배 이상 더 컸다(P=0.0013). 다시 말해 고지방 및 고단백질 식이를 할 경우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슐린 투여량이 필요했다.

구체적으로 HFHP군이 목표 혈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을 65% 증량해야 했고, 참가자마다 추가 용량 범위는 17%부터 124%까지 매우 넓었다.

Wolpert 교수는 "인슐린 투여량을 결정하기 위해선 탄수화물 함량뿐만 아니라 전체 식사에 포함된 영양소 함량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람마다 지방 섭취량에 따른 인슐린 필요량이 다르므로 개개인에게 맞는 계산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단백질 섭취량은 식사 후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인슐린 투여량 계산 시 단백질은 식사에 최소 75g 이상 포함됐을 때 보정해야 한다"고 부연하면서 "연구에 포함된 참가자 수가 많지 않기에 이에 대한 향후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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