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의 진화④ - DPP-4 억제제

 
 

DPP-4 억제제는 로시글리타존 사태 이후 첫 번째로 심혈관 안전성을 검증한 당뇨병 약물 계열이다. 현재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DPP-4 억제제로 시타글립틴, 삭사글립틴, 알로글립틴, 리나글립틴, 빌다글립틴 5개 약물을 제시하고 있고 이 중 심혈관 아웃컴 검증 연구로는 삭사글립틴의 SAVOR TIMI-53, 알로글립틴의 EXAMINE, 시타글립틴의 TECOS 연구가 발표됐다.

삭사글립틴, 안전성 검증 첫 스타트
DPP-4 억제제 계열 중 가장 먼저 심혈관 아웃컴 검증 레이스의 테이프를 끊은 건 삭사글립틴이다. 2013년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SAVOR TIMI-53 연구(NEJM 2013;369:1317)는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6492명을 삭사글립틴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분류해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등 1차 종료점을 비교한 결과 삭사글립틴군 7.3%, 위약군 7.2%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HR 1.00; P=0.99). 이와 함께 당화혈색소(A1C) 7% 미만 조절률도 삭사글립틴군 36.2%, 위약군 5.9%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01).

알로글립틴, 심혈관사건 발생률 위약군과 유사
알로글립틴의 심혈관 아웃컴 연구인 EXAMINE(NEJM 2013;369:1327-1335)도 2013년 ESC 연례학술대회에서 선보였다. EXAMINE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380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으로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알로글립틴군 11.3%, 위약군 11.8%로 유사했다. A1C 수치도 알로글립틴군에서 평균 0.36% 낮았고, 저혈당증, 암, 췌장염, 투석 시행 등의 위험은 위약과 유사했다.

시타글립틴도 TECOS 연구로 안전성 확인
SAVOR TIMI-53, EXAMINE 연구에서 보고된 DPP-4 억제제의 심혈관 안전성은 TECOS 연구(NEJM 2015;373:232-242)에서 확인됐다. 5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 1만 4731명을 시타글립틴군과 위약군으로 구분해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 불안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최초 발생 등 1차 심혈관 종료점을 평가했다. 평균 2.84년간 추적관찰했고, 52주 시점에 분석한 결과 시타글립틴군은 11.4%, 위약군은 11.6%로 양 군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HR 0.98, 95% CI, 0.88~1.09).

심부전 관련 위험 오명 벗었다

 

DPP-4 억제제의 심혈관 안전성 확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심부전 입원 위험 증가였다. SAVOR TIMI-53 연구에서 삭사글립틴의 전반적인 심혈관 아웃컴은 위약군과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심부전 입원 위험만 삭사글립틴군이 위약군보다 27%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3.5% vs 2.8%; HR 1.27; P=0.007).

EXAMINE 2차 분석결과(JACC 2014;63:12_S)에서는 알로글립틴이 심부전 입원을 포함한 심부전 입원 위험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심혈관 아웃컴은 위약군과 차이가 없었다.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지만 심부전 입원 위험은 증가 경향을 보였다(HR 1.19, 95% CI, 0.90-1.58). 결국 삭사글립틴과 알로글립틴의 심부전 입원 증가 경향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경고로 이어졌다.

하지만 TECOS 연구에서는 심부전 입원율이 시타글립틴, 위약 모두에서 3.1%(HR 1.00, 95% CI, 0.83~1.2)로 나타나 DPP-4 억제제가 심부전 입원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또 최근 발표된 회귀 코호트 분석(Ann Intern Med. 2016;164:705-714)에서는 시타글립틴 대비 삭사글립틴 투여군에서 심부전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HR 0.83, 95% CI, 0.70-0.99) 삭사글립틴의 심부전 입원 관련 안전성이 강조됐다.

알로글립틴은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EXAMINE 재분석 연구에서 심부전 입원 증가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비치명적인 심혈관계 사건을 동반한 환자의 심부전 사망 위험이 비동반 환자군보다 5배 이상 높았다. 이를 고려해 재분석한 결과 심부전 사망률은 알로글립틴군 4.1%, 위약군 4.9%로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HR 0.85; 95% CI 0.66-1.10).

한편 리나글립틴의 심혈관 아웃컴 주요 연구는 위약군과 비교한 CARMELINA, 설포닐우레아와 비교한 CAROLINA가 있다. 두 연구 모두 진행 중으로 결과는 기다려야 하지만, 심혈관사건에 대한 긍정적인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연구들은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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