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보호대 개발한 유승돈 경희의대 교수

경희의대 유승돈 교수ⓒ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경증부터 중증까지 뇌졸중 환자 전반에서 견관절 아탈구, 이른바 '어깨 빠짐'은 흔한 현상이다. 뇌졸중 환자의 견관절 아탈구 현상은 견관절 마비와 중력으로 인해 스스로 어깨를 제어하지 못하게 되고 이를 방치할 경우 회전근개파열, 복합통증증후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어깨 보호대다. 어깨 보호대는 팔꿈치에서부터 어깨 관절을 들어 올려줌으로써 팔의 무게를 지탱하게 되고, 아탈구 예방과 함께 통증 감소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시중의 어깨 보호대는 착용이 간편한 반면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지속된 마비로 인해 근력이 약화된 환자의 경우 치료효과가 적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탄력성 있는 소재를 이용한 'Elastic Dynamic Shoulder Sling(EDS Sling)’을 개발했다. EDS Sling은 기존 어깨 보호대보다 치료와 교정 효과가 탁월한 것은 물론 뇌졸중으로 인한 진행성 어깨 아탈구 환자의 예방효과까지 바라보고 있다. 유 교수를 만나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새로운 어깨 보호대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뇌졸중 환자의 대다수에서 발생하는 견관절 아탈구, 이른바 어깨 빠짐 현상은 환자에게 심한 통증을 가져다준다. 게다가 견관절 구축은 물론 근육, 인대, 관절낭, 신경, 혈관에 2차적인 비가역적 손실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 환자는 견관절 아탈구 현상으로 인해 회전근개가 파열되거나 상완층 신경손상, 복합부위통증증후군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뇌졸중으로 인한 견관절 아탈구 환자들은 상기 기능 회복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는 보바스 보호대와 같은 시중에 판매 중인 어깨 보조대가 치료와 예방, 비용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 이에 새로운 어깨 보호대 개발에 나섰다. 

- 뇌경색 또는 뇌졸중 이후 어깨 아탈구가 진행될 확률은?
뇌졸중 환자에서 상완골두가 앞쪽 또는 아래쪽으로 빠지는 '마비측 견관절 아탈구' 현상은 세계적으로 17~84%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경미한 환자부터 중증 환자까지 뇌졸중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환자 대다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 편차는 매우 큰 상황이다. 예를 들어 경미한 뇌졸중 환자에는 마비측 견관절 아탈구 현상 발생률이 적겠지만, 중증 뇌졸중 환자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의미다. 다만,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견관절 아탈구 현상은 현재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기존 어깨 보호대와 새로 개발한 보호대와의 차이점은?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보바스 보호대는 견관절 아탈구 치료에 효과가 있고, 탈부착이 간편하고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 특히 뇌졸중 병변이 심해 중증 마비가 발생, 근력이 심각하게 악화된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적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진행 중인 견관절 아탈구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달리 새롭게 개발한 EDS Sling은 신축성 있는 탄력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삼각근을 위로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팔이 무게를 지탱할 수 있게 되고 치료와 교정 효과도 향상된다. 물론 진행성 견관절 아탈구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어깨 보호대는 환자가 언제 착용해야 좋은가?
뇌졸중으로 인한 견관절 아탈구 현상을 겪는 환자가 어깨 보호대를 착용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뇌졸중 환자 대다수가 근력 마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견관절 아탈구 현상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라도 뇌졸중 발생 후 1개월 이내에 어깨 보호대를 착용해야만 한다. 대다수의 뇌졸중 환자에게 발생하는 근력 마비로 인해 어깨가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다시 복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어깨 보호대를 착용함으로써 이미 빠진 어깨를 정상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교정하고, 어깨가 더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어깨 보호대 착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어깨 보호대마다 효과가 다양할뿐더러 효과가 없다고 보고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은 환자가 알아둬야 한다. 

- 향후 새롭게 개발된 어깨 보호대를 보완 연구할 계획은?
시중에 유통 중인 어깨 보호대는 견관절 아탈구 현상에 대한 교정 차원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견관절 아탈구를 겪을 환자의 예방 차원에서 어깨 보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의 보완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방이라는 부분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예방적 차원에 집중한 논문이나 연구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대한 객관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강동경희대병원을 비롯한 5개 병원에서 무작위로 견관절 아탈구 환자의 예방 효과를 관찰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시중에서 사용된 어깨 보호대와 EDS Slinig과의 비교관찰 연구가 될 것이다. 

-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처리도 필요할 것 같다.
어깨 보호구는 법정 비급여로 실손의료보험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앞으로 족관절 보조기처럼 환자들에게 금액을 지원해주는 등 환자들의 후유증 발생 예방을 위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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