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백경란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최근 '침습성 진균 감염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성균관의대 백경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Livio Pagano 박사와 가톨릭의대 이동건 교수가 강연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혈액종양 환자에서 침습성 진균 감염의 치료
 

Dr. Livio Pagano
Universita
Cattolica S. Cuore

혈액암 환자와 동종(allogeneric) 조혈모세포이식(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HSCT) 환자의 경우, 면역 기능의 저하와 호중구감소증, 점막 손상 등의 이유로 침습성 진균 감염(invasive fungal infection, IFI)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IFI는 이 환자군의 사망률 증가는 물론 기저질환의 치료를 지연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aspergillosis)으로 대표되는 사상진균(mold) 감염이 현재까지는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azole계 항진균제에 내성을 가진 효모균(yeast) 감염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최근 사상진균에 효과적인 azole계 항진균제를 예방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효모균 감염 증가에 부분적으로 기여했을 수 있다(J Antimicrob Chemother. 2012;67:2268-73). Liposomal amphotericin B (L-AmB)는 polyene계 항진균제로 효능 범위가 넓으며,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에 1차 치료제인 voriconazole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진균 감염에 대한 치료 접근법 경험적 치료 vs 선제적 치료
IFI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1) 감염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요법(prophylaxis), 2)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고 발열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험적 치료(empiric therapy), 3) 진균 감염 대리표지자(예: 혈청 갈락토만난, 흉부 CT) 양성을 근거로 한 선제적 치료(pre-emptive therapy), 4) 진균 감염으로 확진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표적치료의 4가지가 있다. 하지만 혈액암 환자의 진균 감염에서는 진단상의 어려움으로 표적치료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다(Blood Review. 2010;24:51-61).

이에 따라 암 환자의 항진균 치료는 발열에 근거한(fever-driven) 경험적 치료와, 진단에 근거한(diagnostic-driven) 선제적 치료가 주가 되며 치료법 선택 시에 환자, 해당 접근법의 효능, 약물 독성, 임상 결과 그리고 비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광범위(broad spectrum) azole계 예방요법은 고위험군 혈액암 환자에서 사상진균 감염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itraconazole과 posaconazole의 경우 급성 골수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과 동종 HSCT 환자 모두에서 효과가 입증 됐다.

하지만 예방요법이 IFI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며, 예방요법을 시행했더라도 호중구감소증 환자의 조절되지 않는 발열 증상에 경험적 항진균제의 사용은 여전히 필요하다(Rev Esp Quimioter. 2013;26:64-9).

침습성 진균 감염의 역학
혈액암 환자에서 IFI의 위험을 분석한 결과, 같은 질환이라도 나이와 투여 약제 등에 따라 위험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93명의 고위험 호중구감소증 환자에서 경험적 치료와 선제적 치료를 비교한 무작위배정 대조군 연구 결과, 돌발(breakthrough) IFI의 발생은 선제적 치료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고 항진균제 치료 비율은 경험적 치료군에서 높았으나, 사망률은 두 군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Clin Infect Dis. 2009;48:1042-51).

본 연자는 진균 감염의 선제적 치료와 경험적 치료를 비교한 연구를 주도한 적이 있는데, 무작위배정 중재 연구는 아니었지만, 경험적 치료군 190명과 선제적 치료군 207명에 대한 IFI 예후를 분석한 결과 선제적 치료군에서 IFI로 인한 사망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Haematologica. 2011; 96:1366-70).

예방적 항진균요법
2010년 개정된 미국감염질환학회(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IDSA) 가이드라인과 유럽임상미생물학·감염학회(European Society of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s,ESCMID) 가이드라인 모두 posaconazole의 예방요법 실패 이후에는 azole계 약물이 아닌 다른 항진균제로 교체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Clin Infect Dis. 2011;52:e56-93, https://www.escmid.org/escmid_publications/escmid_elibrary/EW081).

IFI의 여러 치료 옵션 중 약제의 특정한 사용 순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사상진균을 타겟으로 한 azole계 항진균제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polyene계 항진균제의 항진균 효과가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polyene계 항진균제가 작용하는 데 필요한 ergosterol의 생성이 azole에 의해 저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시행된 대규모 후향적 연구와 Liposomal Amphotericin B as Initial Therapy for Invasive Mold Infection: A Randomized Trial Comparing a High-Loading Dose Regimen with Standard Dosing (AmBiLoad) 연구의 사후분석 연구에서 L-AmB의 효과는 환자의 이전 azole계 약물 노출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Clin Infect Dis. 2003;37[S3]:S188-224, Clin Infect Dis. 2007;44:1289-97).

본 연자의 연구팀에서 posaconazole 예방요법을 받은 5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후 시행된 전신 항진균제 치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posaconazole 예방요법을 받은 환자 중 27%가 후속 항진균제 치료를 받았고 이 중 80%는 경험적 치료에 근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후속 경험적 치료 및 선제적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L-AmB가 가장 높은 빈도로 투여됐다(J Antimicrob Chemother. 2010;65:2013-8). L-AmB로 치료받은 IFI 고위험군 혈액암 환자 182명에 대한 후향적 조사에 의하면 돌발 IFI에 대한 L-AmB 치료는 azole 계열 약물을 사용한 기존의 경험적 항진균 예방요법의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재차 확인됐다(Rev Esp Quimioter. 2013;26:64-9)<그림 1>.

 

 


국내 침습성 진균 감염 치료에서 주요 고려사항

이동건
가톨릭의대 교수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예방적 항진균제의 대상이 되는 혈액종양 환자에서 IFI의 발병률은 다음과 같다; AML로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발병률 12%, human leukocyte antigen (HLA)이 맞지 않아 타인간 HSCT를 시행 받은 HSCT 환자: 발병률 8%, 급성 림프백혈병(acute lymphocytic leukemia, ALL)으로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발병률 6%, 급성백혈병 및 자가(autologous) HSCT 이후 강화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발병률 5% 내외 등이다.

예방적 항진균제 투여는 침습성 진균 질환 발병률이 10~15%인 경우 가장 유익하며, 발병률이 5% 미만인 경우에는 이점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근거 기반으로 현재 가장 높은 등급으로 권장되는 예방적 항진균 요법은 3가지로 나뉘는데, AML에서 유도 항암화학요법 이후 posaconazole 투여, 동종 HSCT 이후 호중구감소증 시 fluconazole 투여, HSCT 이후 이식편대숙주병(graft versus host disease, GVHD) 발생 시 posaconazole 투여이다(Br J Haematol. 2011;153:681-97).

침습성 진균 감염에 대한 가톨릭의대 데이터
2011년~2015년의 가톨릭의대에서 치료한 혈액종양 환자에서 진균 감염의 원인균을 보면 81%가 아스페르길루스, 12%가 칸디다, 2%가 털곰팡이, 2%가 Fusarium, Penicillium 등 기타 곰팡이, 1%가 기타 효모균이었다.

이때 73%의 감염은 폐에서 발생했다. 관해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AML 및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MDS) 환자에 대한 posaconazole의 예방적 1차 항진균 요법의 효능 연구에서, posaconazole 투여군 약 150여 명과 fluconazole/itraconazole 투여군 약 280여 명의 특성을 비교한 결과 환자 특성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확인되거나 거의 확실한 돌발 IFI의 발병률은 fluconazole 투여군이 15.5%인 반면 posaconazole 투여군은 2.9%였다.

경험적 항진균제 처방률은 fluconazole 투여군이 45.8%, posaconazole 투여군이 12.9%였다. Posaconazole의 예방적 1차 항진균요법 중 돌발 IFI를 분석한 결과, 확인된 IFI 1건, 거의 확실한 IFI 3건, 가능성 있는 IFI 9건이었으며, 대부분 아스페르길루스증이었으나 거의 확실한 IFI 중 1건은 털곰팡이증(mucormycosis)으로 보고됐다(Mycoses. 2015;58:565-71).

Pagano 교수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posaconazole 사용 시 아스페르길루스증은 감소하나 털곰팡이증은 늘어나는 것이 보고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ALL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시 fluconazole의 예방적 1차 항진균요법 후 침습성 진균 질환에 대한 분석 결과, 확인되거나 거의 확실한 IFI 발생률은 유도, 관해 요법 시 모두 6.5%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가능성 있는 IFI와 경험적 항진균 치료 역시 유도, 관해 요법 시 25% 내외로 1/3 정도의 환자는 항진균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되거나 거의 확실한 IFI 환자 19명 중 17명이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이었다. 25~35%의 환자가 경험적 항진균 치료를 받았는데, 2013년도에는 1차 치료제가 amphotericin B, 2014년도에는 caspofungin이었으며, 2개 연도의 사망률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중구감소성 발열은 posaconazole 예방요법을 시행한 AML 환자(약 98%), 저강도의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고령의 AML 환자(80.5%), fluconazole 예방요법을 시행한 AML 환자(77.9%)에서 모두 높은 빈도로 나타났고, 확인되거나 거의 확실한 IFI는 fluconazole 투여군에서 15.5%였는데 posaconazole 투여 시 2.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예방요법 전략을 수정하여fluconazole을 posaconazole로 변경해 투여하고 있다. 현재는 대상 환자를 총 5개 환자군으로 나누어 1차, 그리고 대체제를 정해서 예방적 항진균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혈액종양 환자에서 예방적 1차 항진균 치료 가이드라인
Voriconazole 투여 시 돌발 IFI가 발생하는 경우, 사상진균 감염이면 L-AmB로 교체 투여하고, 효모균 감염인 경우 voriconazole 감수성이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로 나뉘어 다른 치료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Mycoses. 2014;57:645-51)<그림 2>.

 

 

가톨릭의대 조혈모세포이식 센터에서는 호중구감소성 발열의 경험적 항진균치료에 있어 폐렴이 의심되는 경우는 항진균제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도록 하고 있으며, 호중구감소증이 아닌 경우에는 caspofungin이나 L-AmB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2016년 IDSA 가이드라인은 칸디다증의 1차 치료제로 항상 echinocandin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고, 임상적으로 안정하거나, fluconazole에 감수성이 있는 진균이 분리되거나, azole계 항생제에 노출된 기왕력이 없는 환자에서만 echinocandin에서 fluconazole로 교체 투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칸디다증에서 L-AmB는 내약성이 떨어지거나, 사용 가능한 항생제에 제한이 있거나 다른 항진균제에 내성이 있는 경우 대체제로 사용 가능하며, azole계 내성이 있거나 echinocandin 내성의 칸디다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사용이 가능하다고 권고한다(Clin Infect Dis. 2016;62:e1-50).


Q&A 

Q: 환자 개인의 차이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치료를 받는 환경, 즉 기관에 따른 발병률 차이가 있는지요?

Pagano: 관련 연구 진행 결과, 병원에 따라서도 진균 감염 위험이 달라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동건: 최근 프랑스의 50개 조혈모세포이식 센터 대상으로 전체 IFI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병원이 위치하는 지역, 같은 센터 내에서도 구역에 따라 다른 발병률을 보였습니다. 최근 대만 연구진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급성 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감염에 fluconazole 예방요법을 시행한 경우 IFI 발병률이 30%였던 반면, Pagano 교수님께서 발표하신 이탈리아 데이터는 10% 정도, 가톨릭의대 병원은 15% 정도로 국가 간 차이도 있습니다.

Q: 2016년 개정된 IDSA 가이드라인과 동일한 접근법을 적용하시는지요?

이동건: IDSA 가이드라인은 전체 칸디다증에 대한 것이지 혈액종양 환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닙니다. 혈액종양 환자는 azole계 약물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칸디다증이 발생하더라도 azole계 항진균제의 사용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간독성이 있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 경우, fluconazole 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내성을 키울 수도 있고, echinocandin을 많이 사용하면 heatshock protein mutation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이 2016년 IDSA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면역저하 환자에서 fluconazole 사용 등에 대해 혈액종양 전문의와 감염내과 전문의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소개하신 데이터에서 posaconazole과 fluconazole/itraconazole 예방요법 후 사망률은 유사했는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동건: 2개 투여군은 같은 AML 환자이긴 하나 후향적으로 연구했고, 모수도 fluconazole/itraconazole 투여군 400명 정도, posaconazole은 150명 정도로 달랐습니다. IFI 발병률도 예상보다 매우 낮았습니다. 후향적 연구의 한계가 있으므로 보다 상세한 분석은 현재로써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백경란: 제가 경험한 환자 중에는 간이식 후 여러 병변의 폐렴으로 내원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Voriconazole 투여 후 일부 consolidation은 작아지는데 큰 차도가 없어 효모균 감염을 의심했는데, 털곰팡이증으로 확인돼 L-AmB로 교체했습니다. 이처럼 voriconazole을 투여해도 호전이 없으면 털곰팡이 돌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진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고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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