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이 약을 주목하라②]아토젯 vs 로수젯 승부...단일제 리피토 명성도 굳건

 

사망률은 질병부담률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사망 외에도 보건사회적인 영향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들이 제시돼 있지만 의학이 '수명연장'이라는 기본적인 명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위험 정도는 현재 그리고 향후 관리전략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는 바로미터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10대 사인의 1위는 허혈성 심질환으로 2012년 74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뒤로 뇌졸중 사망자 수가 670만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310만명, 하기도감염 310만명 순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심질환과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사망자 수는 1410만명으로 10위 내 다른 질환들의 사망자 수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다. COPD는 세계적으로 사인 3위에 올랐지만 진단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돼 차후 높은 위험도가 유지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사망원인 통계도 WHO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만성질환 사망률은 허혈성 심질환을 중심으로 한 심장질환이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사인 1위로 집계됐다. 뇌혈관질환은 2003~2011년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했지만, 2011년부터 유사한 사망률을 유지해 심혈관질환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만성 하기도질환도 주요 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높은 사망률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잠재적 사망률 증가 전망은 사망 원인이 되는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 및 관리의 필요성으로 귀결된다. 때문에 이들 질환에 대한 시장은 클 수밖에 없다.

WHO는 우선 심혈관질환이 다양한 위험인자들의 복합적 발현을 통해 발생한다며 관련 위험인자의 적극적인 관리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COPD에 대한 완치전략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이를 통해 증상 및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질환 및 COPD 치료를 위한 약물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어떤 약제가 선전하고 있는지 짚어봤다.

①항고혈압제 
②고지혈증치료제
③경구용항응고제 & COPD치료제

고위험군 환자 지질관리에는 에제티미브 복합제

스타틴이 주요전략으로 굳건히 자리잡은 지질관리에서도 에제티미브가 IMPROVE-IT 연구를 계기로 반등하면서 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이 주요한 전략으로 대두됐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에서 적극적인 LDL-C(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관리가 요구되고 있는데, 타깃 LDL-C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강력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고용량 스타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약 8000명의 고지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스타틴을 사용했을 때 근육증에 대한 증상이 10%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13만명의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고용량 스타틴을 처방받은 환자들이 저용량 스타틴을 처방받은 환자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이 2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고위험군 환자에서 강력하게 LDL-C를 조절하면서 스타틴 용량을 낮출 수 있는 전략으로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토르바스타틴 vs 로수바스타틴 격돌

이들 복합제는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과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에제티미브의 이중작용으로 단일제로 충분히 치료되지 않았던 환자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표 품목은 아토젯(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과 로수젯(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을 꼽을 수 있다. 에제티미브와 결합한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을 비교한 직접적인 연구는 없지만 각각 단일제보다 우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임상연구는 보유했다.

아토젯은 고지혈증 환자 628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12주간 아토젯 복용 환자들은 용량에 따라 평균 53~ 61%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를 나타냈다. 아토젯과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임상연구에서도 6주간 아토젯 10/40mg을 복용한 환자 74%가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에 도달한 반면, 아토르바스타틴 80mg을 복용한 환자는 32% 달성에 그쳤다. 아토르바스타틴 10mg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주간 임상연구에서 아토젯 10/10mg으로 변경한 환자군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도달률이 56%로, 아토르바스타틴 20mg으로 증량한 환자군의 37%보다 월등히 높았다.

로수젯은 국내 고지혈증 환자 410명을 대상으로 로수젯과 로수바스타틴 단일제를 투여하는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로수젯이 단일제 대비 LDL-C, TG(Triglyceride, 중성지방) 감소율이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로수젯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용량에 따라 LDL-C는 평균 60.9%, TG는 22.68% 감소했으며, 유의미한 부작용 발생도 없었다.

임상연구 규모나 횟수 등에서는 아토젯이 유리하지만 실적에서는 로수젯이 앞서고 있다. 한 발 먼저 출시된 아토젯은 지난 1분기 28억원의 원외처방을 올린 반면 후발주자인 로수젯은 같은 기간 동안 33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려 아토젯을 단숨에 앞질렀다.

그러나 이들 승부를 속단하기엔 이르다. 아토젯은 든든한 아군인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이 여전히 처방 상위권에 속해 있어, 처방변경을 유도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스타틴과 병용처방이 가능한 에제트의 지원사격을 받는 로수젯의 선전도 만만찮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제티미브의 특허만료로 제네릭 약물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시장은 더욱 치열해졌지만 이들이 몇 개월 일찍 출시함으로써 시장 선점효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다. LDL-C 강하효과는 물론 추가적인 심혈관계 사건 감소도 기대할 수 있는 아토젯과 로수젯의 승부가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주행 신화 '리피토'

복합제가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단독요법으로 고지혈증치료제 리딩품목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다.

리피토는 지난 2008년 특허만료 이후 2012년 1171억원, 2013년 1137억원으로 처방액이 감소하는 듯 했지만, 2014년 1232억원, 2015년 1307억원으로 기록 반등을 꾀하더니 올 1분기에는 처방약 시장의 왕좌를 꿰차는 저력을 보여줬다. 제네릭 출시 이후 약물 리마인드 등 기본적이고 제한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는 오리지널 제품들과 달리 리피토는 대규모 임상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인을 대상으로도 임상을 진행했는데,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 440명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LDL-C 수치에 따라 리피토 10mg, 20mg, 40mg을 가지고 '환자별 맞춤 치료'를 실시했다.

8주 차에 환자의 90% 이상이 LDL-C 치료 목표수치(<2.6 mmol/L(=100mg/dL), 대한당뇨병학회 및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 기준)에 도달하는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리피토 용량에 비례하여 관상동맥 심질환을 유발하는 저밀도 LDL-C의 수치도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염증도 완화됨에 따라 리피토의 환자별 맞춤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숫자를 통해 살펴본 리피토의 기록은 더 눈부시다. 8만명 이상의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400건의 광범위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됐으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2억 명 이상의 임상경험이 리피토의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하고 있다.

또 심혈관계에서 11건의 연구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6건의 임상은 스타틴 연구 및 임상 가이드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여전히 믿고 쓰는 처방현장에서의 추가적인 데이터는 리피토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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