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조한진
부산의대 교수
부산대병원 신경과

최근 'Rivaroxaban의 실제 임상 자료'를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좌장은 부산의대 조한진 교수가 맡았으며 성균관의대 강지훈 교수와 인제의대 서정화 교수가 차례로 강연 후 토론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토론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패널 <왼쪽부터>
김욱주 울산의대 교수·울산대병원 신경과
양태일 동의병원 신경과 과장
이현석 봉생병원 신경과 과장
황선태 부산보훈병원 신경과 과장
황재춘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창원병원 신경과















Real World Evidence의 중요성
 

강지훈
성균관의대 교수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Rivaroxaban, 실제 임상 연구에서 효능·안전성 재확인
 RCT보다 낮은 출혈 발생률 보여"

임상연구는 약효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로, 해당 질환에 대한 표적집단(target population)을 선정하고 연령, 동반질환 여부 등의 여러 기준에 의해 환자를 선별한다. 따라서 실제 의료환경에서 임상연구의 선정기준과 일치하는 환자는 굉장히 적다. 

예를 들어 Rivaroxaban Once Daily Oral Direct Factor Xa Inhibitor Compared with Vitamin K Antagonism for Prevention of Stroke and Embolism Trial in Atrial Fibrillation (ROCKET-AF) 연구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선정 제외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로 상당히 많은 환자가 배제된다. 다시 말해, 임상연구에 포함된 환자가 전체 AF 환자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임상 근거(real world evidence, RWE)를 통해 임상연구에서 제시된 가정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RCT와 RWE의 비교 
무작위배정 대조군 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은 시험 대상자를 치료군 또는 대조군으로 할당(assigned)한다. RCT에서 생각해야 할 첫 번째 개념은 non-zero probability이다. 이것은 치료에 할당된 자가 치료를 받을 때, 선정기준을 만족하는 모든 대상자의 치료 받을 확률이 0 이상이라는 개념이다. 하지만 관찰연구에서는 의사가 해당 약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 치료에 할당될 확률에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개념은 강한 무관성의 가정(strongly ignorable treatment assignment, SITA)으로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는 교란변수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상자의 특징이 치료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세 번째는 대상자의 치료가 다른 환자의 치료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는 가정(stable unit treatment value assumption, SUTVA)이다. 이는 관찰연구에서 특히 지켜지기 어려운데, 예를 들어 한 환자에게 출혈이 나타나면 임상의는 다른 환자의 약도 변경하거나 사용을 꺼리게 된다.


이렇듯 RCT의 주 요건들이 실제 의료 환경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RWE가 필요하다. RWE의 중요한 특성은 교란변수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인데.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다변량 통계로 분석하는 것과 성향점수분석(propensity score analysis)을 시행하는 것이 있다. 다변량 분석은 모델에 적용할 교란변수의 선택을 주의 깊게 해야 하고, 성향점수분석은 상수 하나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관련성이 예상되는 교란변수를 모두 적용해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방법을 이용하면 RWE 연구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RCT는 선별된 환자군에서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므로 RWE의 연구결과가 중요하다. RWE에서 일차적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안전성이며, 그 다음으로는 일반 환자에서도 RCT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Rivaroxaban의 RWE
RCT 연구인 ROCKET-AF에서 rivaroxaban은 warfarin 대비 비열등함을 입증했고, 주요장기(critical organ)출혈은 31%, 두개내출혈(intracranial hemorrhage, ICH)은 33% 감소시켰다(N Engl J Med. 2011; 365:883-91). Rivaroxaban의 RWE 연구인 Xarelto for Prevention of Strok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XANTUS)은 일반 환자에서의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RCT와 RWE를 비교했을 때, XANTUS에서는 주요출혈(major bleeding)이 2.1%였고, ROCKET-AF는 3.6%로 나타나 실제 임상에서 rivaroxaban의 출혈률이 더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유효성 측면에서는 XANTUS의 뇌졸중과 전신색전증 발생이 0.8%를 보여 ROCKET-AF의 1.7%보다 현저하게 낮았다(Eur Heart J. 2016;37:1145-53)<그림 1>. 
 

 

그렇지만 두 연구는 대상자의 기저 특성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ROCKET-AF의 대상자는 평균 73세, CHADS2 3.48점이었고 XANTUS는 71.5세, CHADS2 2.0점으로 RWE 대상자의 나이와 뇌졸중 위험이 더 낮았다. 뇌졸중 기왕력자의 비율도 ROCKET-AF에서는 절반 이상(54.9%)이었지만 XANTUS 대상자는 19%만이 뇌졸중 기왕력자였다. 그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환자의 비율이 차이가 컸기

때문에 이러한 인자가 연구 결과의 차이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RWE에서는 유효성과 안전성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군에서의 약제 지속률(probability of persistence) 역시 확인할 수 있었는데, dabigatran의 경우 1년 시점에서도 약제 지속률은 60%인 것에 비해 rivaroxaban은 64%로 나타나 우월한 약제 지속률을 나타냈다(p<0.0001). 


Rivaroxaban의 RWE: 미국 PMSS와 XANTUS
 

서정화
인제의대 교수
부산백병원 신경과

"XANTUS·PMSS 연구 결과 
 안전성·약제 지속성·환자 만족도에서 우수성 나타나"


미국 PMSS 연구
미국의 시판 후 안전성조사(post-marketing safety surveillance, PMSS)는 27,467명의 비판막성 심방세동(non-valvular atrial fibrillation) 환자를 15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후향적 연구이다. 실제 임상에서 rivaroxaban의 안전성 확인을 주 목적으로 했으며 주요출혈을 평가변수로 설정했다. 미국 PMSS는 결과 자료를 기술만 했고 통계적 가설검증은 시행하지 않았다.

주요출혈이 나타난 환자군의 평균 나이는 78세로 주요출혈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군(평균 75세)보다 많았다. 주요출혈이 나타난 환자군은 신장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2배 정도 많았고, 심부전,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을 앓고 있었던 환자의 비율도 조금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주요출혈이 나타난 환자의 경우 CHADS2 또는 CHA2DS2-VASc 점수가 그렇지 않은 군보다 1점 정도씩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군은 약제 사용량에서도 차이가 있었는데, 주요출혈이 나타난 군은 저용량인 10, 15 mg을 사용한 비율이 40% 정도였고, 주요출혈이 나타나지 않은 군은 30% 정도였다. 27,467명의 대상자 중 478명에서 주요출혈이 발생했고, 치명적 출혈은 14명, 다발성 주요출혈은 16명에서 나타났다. 주요출혈의 대부분은 위장관 출혈(88.5%)이었고, ICH는 7.5%를 차지했다.

ROCKET-AF 대상자의 CHADS2는 3.5점이고, 미국 PMSS는 2.2점이었는데 주요출혈이 나타난 환자군에서는 3.0점으로 다소 높았다. 주요출혈의 발생률은 ROCKET-AF가 3.6%, 미국 PMSS가 2.9%로 나타나 RWE 연구에서 조금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ICH, 치명적 출혈, 주요위장관출혈로 나눠서 비교했을 때도 미국 PMSS의 발생률이 ROCKET-AF보다 조금 더 낮게 나타났다(Clin Cardiol. 2015;38:63-8)<그림 2>.

 

 

Dabigatran의 PMSS 결과와 비교했을 때 주요출혈의 발생률은 dabigatran이 rivaroxaban에 비해 조금 더 높았고 ICH나 치명적 출혈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주요위장관출혈은 rivaroxaban의 발생률이 오히려 더 낮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고령 환자에서 주요출혈의 빈도가 높고 치명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XANTUS 연구
XANTUS 연구는 rivaroxaban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6,7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한 전향적 관찰연구였다(Eur Heart J. 2016;37:1145-53). 주요출혈, 전체 사망률 및 기타 이상사례 발생을 1차 평가변수로 설정했고, 증상이 나타난 혈전색전증 사건 등을 2차 평가변수로 설정했다. 그 외에는 약제에 대한 만족도와 약제 지속률을 조사했다.

6,785명이 연구에 포함됐고, 80% 정도(5,336명)가 표준 용량인 20 mg을 사용했으며 신기능 저하 등의 이유로 15 mg을 복용한 환자는 1,410명이었다. 환자의 기저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 연령은 71세이고 크레아티닌 청소율(creatinine clearance, CrCl)이 30~49 mL/min인 환자의 비율은 8% 정도였으며, 30 mL/min 미만인 환자도 포함돼 있었다.

따라서 신기능 저하를 이유로 15 mg을 사용해야 할 환자는 10%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보다 많은 환자가 저용량을 복용했다. 대상자의 CHADS2 점수는 평균 2.0 점이었고, CHA2DS2-VASc 점수는 3.4점이었다. 안전성 결과에서 XANTUS의 출혈 발생률은 2.1%로 나타나 ROCKET-AF의 출혈률(3.6%)보다 낮았다. ICH, 주요장기출혈, 치명적 및 비치명적 위장관 출혈을 각각 비교했을 때도 XANTUS가 ROCKET-AF보다 낮게 나타났다.

2차 변수인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 발생도 ROCKET-AF에서는 2.1%, XANTUS에서는 0.8%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은 심혈관 사건이 약 50%였으며, 출혈은 10% 정도였다. 전체 연구기간에 주요출혈이 없었던 환자의 비율은 96.1%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안전한 결과를 보였다. Rivaroxaban 15 mg과 20 mg을 비교했을 때 혈전색전증 발생과 주요출혈, 전 원인 사망이 저용량 사용군에서 조금 더 많았다. 1년 동안 80%가 약제 복용을 유지했고 75% 이상이 치료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전체 환자의 1.9%가 주요출혈을 경험했고 수혈이 필요한 경우는 절반 정도인 0.8%였다. 프로트롬빈 복합농축액(prothrombin complex concentrate)이나 혈장의 투여가 필요했던 경우는 아주 적었다.


결론 
XANTUS와 ROCKET-AF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이상사례 발생은 XANTUS에서 더 낮았다. 두 연구의 CHADS2/CHA2DS2-VASc 점수와 뇌졸중 기왕력자 비율에서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XANTUS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을 수 있지만, 뇌졸중, 전신색전증 혹은 주요출혈 발생률이 RCT를 통해 알려진 것보다 더 낮게 나타난 것은 주목할만하다. 또한, 약제 지속률이나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한 것에도 의의가 있었다.



Discussion

김욱주: 실제 임상에서 적용할 때, RWE와 RCT 중 어느 쪽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십니까?

강지훈: 실제 환자군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면 예측모델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예측모델에 환자의 특성을 대입하면 향후의 사건 발생 확률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RCT와 RWE 연구 결과를 모두를 참고해야 하지만, 실제 예측모델 개발에서는 실제 임상 자료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조한진: Warfarin은 매 방문마다 INR을 확인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통해 환자가 꾸준히 복약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신규경구용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는 복약 순응도를 확인하기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RCT에 참여한 환자들은 복약 순응도가 매우 높지만, 실제 임상에서 보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 이런 측면에서 RCT 보다 RWE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양태일: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을 동반한 환자에서 rivaroxaban의 사용을 어떻게 할지가 궁금합니다. Warfarin의 경우 이런 환자에 대한 지침이 있는데 NOAC의 경우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임의로 항혈소판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서정화: 유럽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NOAC과 항혈소판제를 병용하는 경우에 dabigatran 저용량(110 mg)과 clopidogrel의 병용이 권고됐고, 급성기에는 이중항혈소판 요법을 추가하는 방법을 권고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rivaroxaban의 경우에도 저용량에 항혈소판제를 추가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현석: 관련된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조한진: 관상동맥질환과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NOAC에 이중항혈소판 요법을 추가할지 아니면 1개의 항혈소판제만 추가할지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NOAC+항혈소판제 병용과 warfarin+항혈소판제의 병용을 직접 비교하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연구들의 결과가 나오면 해당 환자군에서 항혈전제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서정화: 미국 PMSS 연구에서 주요출혈이 나타나지 않은 군의 10% 정도가 신장질환이 있었지만, 저용량 사용 비율은 30% 정도였습니다. Rivaroxaban의 RCT 연구에서 위장관 출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위장관계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저용량을 처방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한진: 원칙적으로 rivaroxaban은 CrCl 및 병용 약제에 따라 용량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의 체중, 과거 출혈력,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혈 관련 이상사례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감량해 투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황재춘: 실제 치료에 교란변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황선태: Rivaroxaban 20 mg을 사용하는 환자에서 혈뇨가 나타난 경우, 약제 투여 중단으로 호전됐다면 동일 약제의 용량을 낮춰서 시도합니까, 아니면 다른 약제를 선택합니까?

김욱주: Rivaroxaban을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동일 용량의 apixaban을 사용하는 식으로 변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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