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NOAC 가이드라인 권고안 비교

미국신경과학회(AAN)는 2014년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의 뇌졸중 예방 가이드라인(Neurology 2014;82:716-724)을 발표, 환자특성에 따른 항혈전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비롯해 항혈전치료 관련 최신 연구결과들이 반영한 결과다. 특히 순환기 학계의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큰 틀에서는 같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지만, 환자특성에 따라 항혈전요법의 선택기준이나 항응고제의 선택에 있어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항응고제 vs 항혈소판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들은 같은 연령대의 일반 환자들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매우 높다. 때문에 항혈전치료를 통해 혈전·색전사건 위험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들 환자에서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인자들로는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TIA) 병력, 연령(고령), 고혈압, 당뇨병, 성별(여성), 여타 증상성 혈관질환 등이 잘 알려져 있다.

AAN 가이드라인은 이들 환자에서 CHADS₂ 스코어 등 뇌졸중 위험도 예측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위험인자 여부에 따라 고·중등도·저위험군을 구분해 항혈전요법을 선택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우선 뇌졸중 또는 TIA 병력이 있는 환자들을 뇌졸중 절대위험도가 가장 높은 그룹(연간 뇌졸중 절대위험도 10%)으로 규정하고, 항응고제 치료를 권고했다. 그간의 임상연구 결과에 근거해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한 항혈전치료 전략으로 경구 항응고제를 앞세운 것이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추가적인 위험인자가 없는 단일 심방세동 환자들을 연간 뇌졸중 절대위험도 2% 미만의 저위험군으로 구분해, 아스피린으로 치료하거나 항혈전치료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군에서 항응고제 뇌졸중 예방의 혜택 대비 출혈위험을 고려한 결정이다.

반면 뇌졸중 또는 TIA 병력이 없으나 여타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들로 정의된 중등도 위험군에게는 뇌졸중 절대위험도와 함께 항혈전치료의 위험 대비 혜택을 명확히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며 환자의 선호도와 임상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또한 75세 초과 연령대의 고령 환자와 치매 또는 빈번하지 않은 낙상 경험의 환자에게 경구 항응고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단 중증 치매, 빈번한 낙상, 말기 신장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경구 항응고제의 혜택이 명확하지 않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NOAC vs 와파린 vs 아스피린
항응고제의 선택과 관련해서는 신규 항응고제의 출혈위험 감소혜택을 기반으로 좀 더 세밀한 치료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뇌졸중 1·2차예방을 위해 와파린(INR 2.0~3.0)과 함께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모두가 1차선택으로 권고됐다. NOAC의 와파린 대비 뇌졸중 예방효과가 비슷하거나 높다는 RE-LY, ROCKET AF, ARISTOTLE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출혈위험을 고려한 접근법에서는 이전의 가이드라인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NOAC이 전면에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가이드라인은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 가운데 두개내출혈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NOAC을 투여하도록 권고했다. 연간 두개내출혈 위험이 다비가트란 150mg 1일 2회(relative risk 0.40, P<0.001), 리바록사반 20mg 1일 1회(hazard ratio 0.67, P=0.02), 아픽사반 5mg 1일 2회(hazard ratio 0.42, P<0.001) 모두에서 와파린과 비교해 유의하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서 위장관출혈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아픽사반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권고 또한 주목된다. 아픽사반의 연간 위장관출혈 위험이 0.76%로 와파린(연간 0.86%)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지만 수치가 낮았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한 판단이다. 반면 가이드라인은 와파린 치료로 상태가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경구 항응고제로 전환하기보다는 와파린 치료를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와파린 부적합 환자
NOAC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INR 모니터링이나 약물 간 상호작용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와파린 사용이 힘든 환자들에게 대체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은 우선 환자들이 INR 수치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를 원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경우에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을 선택하도록 했다.

보다 광범위하게는 와파린 치료를 거부하거나 치료 자체가 부적합한 환자에게 아픽사반을 우선 권고했다. 와파린 부적합 환자에서 아스피린 대비 아픽사반의 뇌졸중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한 AVERROES 연구를 반영한 결과다. 아픽사반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비가트란 또는 리바록사반을, 경구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의 이중항혈소판요법을 연이어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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